이별 없는 아침
린우드 바클레이 지음, 박현주 옮김 / 그책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이별없는 아침 (No time for goodbye) - 린우드 바클레이, 김현주 역 | 그책 

이 책의 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오늘 아침, 나의 가족이 사라졌다.”
오호,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은 진작 주문해서 책꽂이에 꼽아두었는데, 다른 일이 있어서 억지로 밀어두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밤, 책을 펼쳐들었다. 두께가 제법 두툼하다.
처음 몇 페이지에 걸쳐 여주인공 신시아의 가족이 갑자기 사라진 그 날의 아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25년을 건너 뛰어 테렌스 아처와 결혼한 신시아, 그리고 그 둘 사이의 딸 그레이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성인이 되어 한 가정을 꾸린 신시아, 하지만 그녀에게 어린 시절, 그 가족이 사라진 사건은 풀리지 않는 응어리가 되어있다. 그녀는 성인이 되었지만 어릴 적 살던 집에서 그렇게 먼 곳으로 이사를 가지도 못한다. 전화번호도 함부로 바꾸지 못한다. 25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언젠가 불쑥 사라진 그녀의 아빠와 엄마, 오빠가 돌아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혹시 잠깐이라도 외출을 하려면 사랑하는 딸에게 쪽지를 남기는 그녀의 엄마, 하지만 그 날, 온 가족이 사라지던 그 날에는 그 쪽지마저 남아있지 않았다.
아무런 흔적도 없이,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그녀에게서는 가족이 사라졌었고 그 기억은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고 있다.

고등학교 교사인 남편과 시간제로 의류매장에서 일하는 아내, 경제적으로도 풍족하지 않지만 그래도 검소하게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한 가족이다.
초등학생인 그레이스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건 어쩌면 어린 시절 겪었던 그 사건이 다시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심에서 기인하였을 것이다.

어느 날, 그들의 주위에서 어쩌면 사소하고 어쩌면 큰 의미를 갖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전화, 우체국 소인이 찍히지 않은 우편물, 부엌에 놓인 아버지의 모자...
이제 그토록 신시아를 사랑하는 남편 테렌스 아처마저 그녀를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여주인공인 신시아가 아닌 그녀의 남편 테렌스 아처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녀가 받은 우편물은 오랜 세월동안 버려진 채 호수처럼 변해버린 채석장에서 그녀의 가족을 찾아보라는 친절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과 함께 찾아간 그 곳에서 그녀는 25년간 물속에 잠겨있던 엄마의 차, 그리고 유골을 발견한다. 엄마와 오빠의 유해...
무언가 진실이 밝혀질 순간이 오려하면 벌어지는 살인사건, 그녀의 이모, 그리고 25년이 지난 사건을 파헤치던 사설탐정이 죽는다.

열네 살 어린 딸 하나만을 남겨두고 사라진 가족의 의문이 밝혀지는 그 순간, 25년 동안 절대 알 수 없던 진실이 그녀를 아프게 한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모조리 거짓일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 “이별없는 아침”이다.

어쩌면 너무도 흔한 주제, 주위에서 많이 보고 듣는 이야기...
이 책의 저자, 린우드 바클레이에게는 이런 평범한 주제를 이용해서 장편 소설을 만들고, 읽는 이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나보다.
컬럼을 쓰며 글 쓰는 훈련을 했고, 이 책으로 장편 추리소설 작가로 인정받는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도대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뭐야?’,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이러지?’라는 생각과 함께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이 결국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책을 끝내게 만들었다.

이 책 역시 언젠가 멋지게 영화로 탄생할 것 같은 느낌... 

(이 리뷰는 이글루스 레츠리뷰에 선정되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