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아픔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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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박경리 작가의 책 <생명의 아픔>을 읽기 전에는 막연히 제인 구달의 <희망의 씨앗>과 비슷한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기본 주제는 비슷하지만 박경리 작가가 생물학자는 아니신 관계로 생각과는 조금 다름 방향의 책이었습니다. 그보다는 개발논리에 의해 파헤쳐진 우리국토의 아픔과 박경리 작가께서 가장 강하게 체험한 악, 일본 군국주의의부활에 대한 경고 등이 이 책에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이미 돌아가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책속의 작가 프로필을 보니 2008년에 돌아가셨다고 써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대강사업이란 이름으로 우리 국토를 파헤치고 망가트린 것과 세월호 사고로 아무 죄없는 어린 학생들이 생명을 잃은 것 등은 박경리 작가께서는 못 보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일 이전부터 우리국토의 훼손과 생명경시 등에 대해 작가께서는 무척 가슴아파하셨는데, 그 후로 우리나라는 훨씬 더 무너지고 우리국민의 삶은 더 망가졌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가슴이 너무 아프고, 이런 망가진 우리의 모습을 박경리 작가께서 보실 수 없었다는 사실이 작가께는 차라리 더 좋은 일이 아니었는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의 맨 마지막에 실려있는 글<다시 Q씨에게 2>가 박경리 작가의 인생관과 작가관이 잘 정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인생은 꾸미는 것이 아니며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움에 취해 있는 것이 아니며 보다 고통스럽게 무량한 우주의 비밀을 헤치고 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 나는 인생만큼 문학이 거룩하고 절실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진실에 도달할 수 없는 언어에 대한 몸부림, 그럼에도 우리는 그 언어에도 떠나지 못합니다. 그게 문학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 시절, 거부하고 포기한, 극한적 고독의 산물이 "토지"였을 겁니다.


 박경리 작가는 이 책에서 사람의 끝없는 탐욕에 따른 문제점과 고통을 지적하고 해결을 주장했는데, 이는 무엇보다 그것은 삶(생명)의 기본과 어긋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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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휘트먼 시선 : 오 캡틴! 마이 캡틴!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11
월트 휘트먼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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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왔던 시 오 캡틴 ! 마이 캡틴과 비슷한 감성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선택한 월트 휘트먼 시선. 민주주의의 찬란한 대변자라는 책 표지의 소개글처럼 오늘 (5/18)의 느낌을 보여주는 시가 있어 적어본다. 

아직까지는 용서할 수 없고 용서하기도 힘든 시절을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화해의 시대도 올 것이라 기대하면서...


화해


모든 것을 덮는 말, 하늘처럼 아름다워,

아름다워 전쟁과 그 모든 살육 행위는 결국 사라지지 않을 수 없으리,

하여 죽음과 밤 두 자매는 이 더러워진 세상을 부드럽게 씻고 또 씻고, 끊임없이 또 씻으니,

나의 적이 죽었음이라, 나와 다름없이 성스러운 사람이,

관 속에 창백한 얼굴로 가만 누워 았는 그를 보고 나는 가까이 다가가

몸을 구부려 그 창백한 얼굴에 살짝 입술을 갖다 댄다.


이 시선에서 현재의 내 모습과 비슷한 시도 보여서 옮겨본다. 재미있는게 이 시는 질문과 함께 답도 제시하고 있는데, 시인인 월트 휘트먼에게는 정답이라고 느껴지지만 내 자신을 위한 답은 아닌 것 같다. 내 스스로 찾는 수 밖에 없겠지만...


아, 나란 존재는! 아, 인생이란!


아, 나란 존재는! 아, 인생이란! 이에 대해 되풀이되는 질문 중,

믿음이 없는 자들의 끊임없는 행렬, 어리석은 자들로 가득한 도시,

끊임없이 자책하는 나 자신 (나보다 더 어리석을지라도 나보다 믿음이 못한 사람은 없다는 생각에)

헛되이 빛을 구하는 눈, 보잘 것 없는 목적, 늘 반복되는 노고,

모든 노고는 초라한 결과를 낳고, 주변에는 고되게 일하는 탐욕스러운 사람들만 보이고,

그 외에도 공허하고 무익한 세월을 보내는 세월을 보내는 사람들, 그들과 얽혀 있는 나,

그 모든 것에 대해 되풀이되는 질문 중, 나란 존재에 대한 질문, 슬프고 슬픈 이 질문, 아, 그 가운데 있는 나란 존재는, 아, 인생은 무슨 가치가 있단 말인가?


답변


그건 네가 여기에 있다는 데 있어, 즉 네게는 생명과 독자성이 있다는 거야.

지금 강렬한 극이 펼쳐지고 있는데 거기에 네가 시 한구절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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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5-19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만 보면 시집이 아니라 휘트먼의 일대기를 그린 그래픽 노블인 줄 알겠습니다. ^^

마키아벨리 2016-05-19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이 시집을 시도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
 
낮은 인문학 - 서울대 교수 8인의 특별한 인생수업
배철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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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교도소의 재소자들을 대상으로한 서울대 교수들의 인문학 강연을 묶어서 나온 책이라는 소개를 보고 우선적으로 떠오른 책은 <감옥에서 만나 자유, 셰익스피어>이었고, 그 책만큼 강연의 내용도 재소자에게 맞추어져 있고, 재소자들의 반응과 변화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소개될 것을 기대하였습니다만, 책 내용이 기대하고는 어긋나는 느낌을 주어 읽으면서 적지않게 당황하였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한 것일 지도 모르지만, 재소자들을 대상으로한 인문학 강연이라고 해서 이해하기 쉬운 내용의 인문학을 기대하였는데, 이 책의 내용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하신 강연은 쉽게 하셨지만, 2년간의 강연을 축약해서 펴낸 내용이기에 어려워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기는 했습니다). 또한 책 내용이 상당히 무거웠는데, 재소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보다는 자유를 잃은 재소자들의 삶의 의미를 찾아주는 방향만을 택한 것 같습니다.


8분의 저자 중에서는 장영실 쇼의 배철현 교수님과 <초인수업>의 박찬국 교수님만 예전에 접했었기 때문에 이 분들을 시작으로 종교학과 유요한 교수님과 불문학과 장재성 교수님의 글까지 읽었는데, 4분의 글의 공통점은 종교 (특히 기독교)의 부정적인 면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박찬국 교수님의 글에서 소개된 에리히 프롬의 사상을 통해 이야기하자면, 존재보다는 소유에 집착하게 하는 권위주의적 종교의 문제를 4분 모두 이야기하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고독감, 무력감, 허무감을 극복하게 위해서 소유에 집착하고 권위주의 종교에 빠지게 되는데, 이러한 종교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악순환에 빠지게 만들기만 한다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존재를 위한 철학과 인본주의 (타인에 대한 공감 compassion)이 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 책을 선택한 이유와는 달리, 이 책 <낮은 인문학>은 종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는데 무척 인상적인 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몇 부분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43년간 소록도에서 봉사하던 오스트리아의 수녀들은 봉사하면서 사람들에게 "성당에 나오세요"라고 권유하거나 전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센병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성모 마리아였기 때문이고 사지가 녹아버린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였기 때문이다.


- 기독교는 권위주의적 성격과 인본주의적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는데, 이 양자는 서로 모순되는 것이기 때문에 공존할 수 없다.


- 신양성경은 그리스어로 쓰여있다. 신약을 기록한 사람은 그리스의 언어와 철학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그 철학과 예수의 사상을 절묘하게 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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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 인류의 내일에 관한 중대한 질문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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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의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께서 로마 루이스대학에서 한 강연을 정리한 책입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닥친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들에 대한 작가의 분석과 해결책이 담겨져 있습니다. 대표작 <총,균,쇠>에서 언급되었듯이, 저자의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뽑아내는 저자의 식견으로 한 국가가 부유하거나 가난한 원인을 찾는 1,2 장의 내용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독자에 따라서는 인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자연적, 문화적 요인을 여러 다른 요인 중에서 취사선택하는 관점에 반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저자의 논리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각 나라를 부유하게 하거나 가난하게 만드는 요인을 찾아내는 것보다는 현재의 인류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불평등 요소가 우리의 장래를 불안하게 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불평등을 없애기위해 능동력으로 노력하여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기본 주제라고 생각됩니다.



그 외에서 전통사회에서 배울 수 있는 개인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 기후변화 문제를 대처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의 필요성 등이 언급됩니다.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우리 인류의 삶을 재조정하고, 특히 우리의 장래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마음을 가지는 것 등이 무척 중요할 것 같습니다. 빅히스토리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꾸준히 생각해오셨던 분이기에 국부적이거나 지엽적인 문제로 근본적인 대책을 대비하지 못하는 정치인보다 넓고 깊은 안목으로 문제의 핵심을 이야기해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다만, 저자가 조류학자 또는 인류학자이기에 문제해결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책을 읽는 우리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해결해 주리라 기대하거나 의존하지 말고).


저는 <총,균,쇠>나 <어제까지의 세계> 등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책을 아직까지는 제대로 읽어보지 못하였고 3부작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총,균,쇠>를 보았을 뿐입니다. 결국 이 책이 처음으로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님의 책을 처음 접한 셈인데, 인류의 문명사를 꿰뚫는 식견을 이 책에서 맛보고나니 꼭 다른 저작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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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만난 신과 인간 - 신화의 나라, 그리스로 떠나는 이야기 여행
최복현 지음 / 글램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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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만난 신과 인간>은 <달인의 글쓰기>를 쓰신 최복현 작가의 책입니다. 글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작가가 실제로 쓴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의 실제적인 사례를 공부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제 생각으로는 많은 준비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책 내용 자체는 재미있어서 술술 잘 읽히기는 하지만 책의 완성도 등에 아쉬움이 너무 많아서 씁쓸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책은 시골의사 박경철의 <문명의 배꼽, 그리스>입니다. 본래 그 책은 2013년 12월에 1권이 나온 후 매년 1권 씩 나와서 10권 정도 시리즈로 나올 계획이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잘 모르지만 절필 상태에다 거의 대외적인 활동을 안하시는 것 같은데 안타깝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또한 유시민 작가께서도 비슷한 컨셉으로 그리스 현지를 여행하면서 그리스 역사와 문화를 해설하는 책을 쓰실 계획이라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었는데, 비슷한 내용을 이 책에서 접하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는 그리스 현지를 여행하는 기행하는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고 그리스 신화를 요약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미 시중에는 그리스 신화에 대한 책은 많이 나와 있었는데, 저자가 다시 이 책을 썼는 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몇년전 읽었던 고 구본형 작가의 <그리스인 이야기>와 비슷한데 내용은 훨씬 축약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저자가 현지를 여행하지 않고 현지에서 접하는 장소와 신화 속의 인물을 억지로 연결시키기 위하여 신들의 이름을 딴 호텔이나 카페만 소개되고, 역사 유적 등 그리스 인물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거의 언급되지 않아 매우 아쉽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만 아주 간단하게 소개됩니다.) 책의 제목이 <그리스에서 만난 신과 인간>이니, 그리스 신화 이외에도그리스 역사상의 인물들의 자취가 남은 곳이 소개될 것을 기대했는데 이제는 유시민 작가의 책에서 소개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스에 대한 책이라면 아마 거의 모든 분들이 김상근 교수님의 <군주의 거울>같은 고대 그리스의 영웅, 위인의 일화를 기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그리스 신화에 대한 내용도 영웅들의 모험담같은 것은 거의 생략되고 너무 남녀관계에만 집중되어 있어 어린이들에게 읽어보라고 하기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 책에서 소개된 신들의 모습이 고대 그리스문화를 만든 인류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 볼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어느 정도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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