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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인문학 - 서울대 교수 8인의 특별한 인생수업
배철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남부 교도소의 재소자들을 대상으로한 서울대 교수들의 인문학 강연을 묶어서 나온 책이라는 소개를 보고 우선적으로 떠오른 책은 <감옥에서 만나 자유, 셰익스피어>이었고, 그 책만큼 강연의 내용도 재소자에게 맞추어져 있고, 재소자들의 반응과 변화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소개될 것을 기대하였습니다만, 책 내용이 기대하고는 어긋나는 느낌을 주어 읽으면서 적지않게 당황하였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한 것일 지도 모르지만, 재소자들을 대상으로한 인문학 강연이라고 해서 이해하기 쉬운 내용의 인문학을 기대하였는데, 이 책의 내용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하신 강연은 쉽게 하셨지만, 2년간의 강연을 축약해서 펴낸 내용이기에 어려워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기는 했습니다). 또한 책 내용이 상당히 무거웠는데, 재소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보다는 자유를 잃은 재소자들의 삶의 의미를 찾아주는 방향만을 택한 것 같습니다.
8분의 저자 중에서는 장영실 쇼의 배철현 교수님과 <초인수업>의 박찬국 교수님만 예전에 접했었기 때문에 이 분들을 시작으로 종교학과 유요한 교수님과 불문학과 장재성 교수님의 글까지 읽었는데, 4분의 글의 공통점은 종교 (특히 기독교)의 부정적인 면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박찬국 교수님의 글에서 소개된 에리히 프롬의 사상을 통해 이야기하자면, 존재보다는 소유에 집착하게 하는 권위주의적 종교의 문제를 4분 모두 이야기하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고독감, 무력감, 허무감을 극복하게 위해서 소유에 집착하고 권위주의 종교에 빠지게 되는데, 이러한 종교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악순환에 빠지게 만들기만 한다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존재를 위한 철학과 인본주의 (타인에 대한 공감 compassion)이 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 책을 선택한 이유와는 달리, 이 책 <낮은 인문학>은 종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는데 무척 인상적인 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몇 부분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43년간 소록도에서 봉사하던 오스트리아의 수녀들은 봉사하면서 사람들에게 "성당에 나오세요"라고 권유하거나 전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센병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성모 마리아였기 때문이고 사지가 녹아버린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였기 때문이다.
- 기독교는 권위주의적 성격과 인본주의적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는데, 이 양자는 서로 모순되는 것이기 때문에 공존할 수 없다.
- 신양성경은 그리스어로 쓰여있다. 신약을 기록한 사람은 그리스의 언어와 철학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그 철학과 예수의 사상을 절묘하게 결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