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무기 - 잔인하면서도 아름다운 극한 무기의 생물학
더글러스 엠린 지음, 승영조 옮김, 최재천 감수 / 북트리거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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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인 동물의 무기를 다룬 책이다. 동물의 진화과정 또는 진화의 방향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읽은 책이다. 진화의 방향이 정해지지는 않았어도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므로, 동물이 가지게 되는 무기는 경제적으로, 또는 효율적인 설계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얻은 실상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진화를 통해 동물이 가지게 된 무기는 매우 비효율적인 큰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스스로의 생존에 위협적일 정도 많은 에너지와 영양분을 소모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솝우화에서 자신의 뿔을 자랑하던 사슴이 자신의 뿔이 나뭇가지에 걸려 사냥꾼에게 잡히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동물의 무기가 자신의 생존에 100% 유리하지 않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이런 사실을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은 각각의 생명 개체가 자신의 생존보다는 리처드 도킨스의 유전자 기계로서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동물의 무기가 자신의 생존보다 짝짓기를 위한 경쟁의 도구로 훨씬 많은 역할을 하는 것 등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저자는 이러한 동물이 가진 무기의 비효율적인 증대를 인류의 군비 확장 경향과 비교한다. 인류가 만들어 낸 많은 대량살상무기나 핵무기도 스스로의 생존에는 오히여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지만 꾸준히 확장되었는데, 이러한 모습은 위에서 언급한 비효율적인 무기를 가지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동물들의 모습과 너무 유사하다. 동물의 무기가 자신의 생존에 완전히 유리하지 않은 모습을 성찰하면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무기보다는 다른 쪽으로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는 지혜가 인류에게 꼭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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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마키아벨리와 군주론 제대로 읽기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쌔라 강 옮김, 박홍규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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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군주론을 책으로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EBS 인문학 강좌로 방송된  김상근 교수의 르네상스와 관련된 강연 시리즈와 차이나는 클라스등의 방송을 보면서 마키아벨리에 대한 관심이 무척 커졌고 꼭 원저를 읽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읽게 되었다.


아마 위에서 언급된 강연을 보지 못한 상태로 책을 읽었다면 완전히 이애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강연을 보았기 때문에 군주론을 서술하는 글의 행간속에 숨어 있는 국민(민중)을 사랑하고 그들의 행복을 위해 나라를 강하게 만들어 줄 군주를 찾는 마키아벨리의 심정이 느껴졌다. 책의 마지막에 실린 시구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이탈리아인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 수 있었다.


- 격분에 대항한 용맹이 전장을 누비니

  전주는 순식간에 평정되었다.

  옛 로마의 용맹이 여전히 살아남아

  이탈리아인의 가슴속에 자리 잡았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집필할 때 주요한 모델인 된 사람은 체사르 보자르이다. 그러나 그 인물을 칭송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해서 자신의 생각이나 원칙, 대외관계도 바꿀 수있는 인물이 자신의 군주가 되길 바랐던 것 같다. 이러한 인물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생각을 완전히 알기 위해서는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를 마저 읽어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되고 빠른 시간 내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해외에서 방영된 메디치가에 대한 드라마를 볼 기회가 있었다. 아마 인기가 계속 된다면 후대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어 마키아벨리도 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긴다. 시즌 1은 코시모 메디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드라마 속의 그의 행적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속의 군주와 겹쳐 보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체사르 보르자 집안에 대한 들마도 있다고 하니 그 드라마를 보면 더 군주론을 연상시킬 것 같기는 하다) 조만간 시즌2가 방송될 예정이라는데 로렌초 메디치의 시대에 살았던 르네상스 시기의 위대한 예술가들의 모습을 드라마 속에서 볼 수 있기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여하튼, 시즌 1 속의 코시모 메디치의 모습은 마치 영화 대부의 마피아 보스 같이 대외적으로는 신앙심이 깊고 백성들을 위하지만 비밀리에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는 모습이 군주론 속의 여우와 사자를 연상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마카아벨리의 이탈리아 국민에 대한 사랑만큼 인상적인 것은 그의 인간에 대한 성찰이다. 사람은 자신의 아버지의 생명을 해친 사람은 용서할 수 있어도 자신의 금을 훔친 사람은 용서하지 못한다는 그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는데, 사람의 속성에 대해 날카로운 지관을 가졌던 그의 다른 저작들도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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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조장하는 위험들 - 위기에 내몰린 개인의 생존법은 무엇인가?
브래드 에반스.줄리언 리드 지음, 김승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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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흥미로운 주장을 하는 책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책이 어려워서 제대로 이해하였는지 자신이 없다. 일반인을 위한 사회과학 분야의 책으로 기대했지만, 정치철학 분야의 책인데다가 상징적인 표현이 많이 쓰여져서 더욱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흔히들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보수이고, 기후 변화의 문제점을 생각하고 대비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진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인류의 위기를 걱정하고 주장하는 내용으로부터 인류의 주체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의심하고, 오직 생존에 매달리게 됨으로써 각자도생하는 삶을 살게 만드는, 신자유주의의 새로운 전략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개발해야하는 능력인 회복탄력성의 개념도 인류를 생존 경쟁의 장으로 내모는 신자유주의의 음모의 일환이 될 수 있다는 내용도 충격적이다.


전혀 다른 정치적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 두 주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만나 인류를 구속하는 수단이 된다는 내용은 무척 충격적이었다. 이런 주장을 읽다보니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를 주장하는 지식인 중 하나인 나오미 클라인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책을 썼는데, 이 사람의 정치적 활동은 오히려 신자유주의를 도울 수 있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신자유주의와 거리가 있어 이 책의 주장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좀 억지가 강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 책이 주장하는 내용은 무척 참신하지만, 저자가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거의 안되어 있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이 책의 주장이 옳다고 하더라도 기후변화 문제가 그냥 내버려 두어서는 안되고, 결자해자의 자세로 해결하여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이 책에서 기후변화 등의 위기로 사람들이 오직 생존의 문제에 급급하게 된다는 지적은 기독교 등에서 이야기하는 원죄나 종말론도 기독교에서 이끄는 회개보다는 생존에 급급한 속물적인 삶으로 이끌 수 있다는 주장도 인상적이다. 즉, 기후문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지배계층은 어떠한 사회 문제나 사건을 자신의 지배를 위해 이용하고 포장할 수 있으니 그들의 주장이나 생각을 무조건으로 수용하기보다는 의심하고 해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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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의 성장
이내옥 지음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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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34년 간 일한 이내옥 미의 에세이집이다. 미술품 또는 예술품 감상과 안목에 대한 글이 반 정도되고, 자신의 일상, 삶에 대한 내용이 반 정도된다. 제목에 안목이란 단어가 있어 최근 읽은 필리프 코스타마냐의 <안목에 대하여>가 연상되기도 하였는데, 이 책에서는 저자가 예술품을 알아보는 안목보다는 예술품에 압도되는 모습이 많이 소개되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선진국으로 대접받는 일본의 대표적인 예술품인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백제관음이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것이라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철학자 야스퍼스나 미술사학자 에카르트가 극찬한 내용을 보니 저자의 말처럼 이제라도 우리나라가 나서서 새롭게 홍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일본에 있는 두 보물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금동반가사유상이 예술적으로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려지지않은 점을 생각하면 무척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연관해서 이 예술품의 홍보를 위해 저명한 일본인 사진작가 준초이 선생을 모셔야 촬영을 시도했는데 그 예술품에 압도되어 제대로 일하지 못한 에피소드를 읽으니, 조만간 직접 그 작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영화 일 포스티노와 바베트의 만찬, 에드워드 호퍼,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그리고 추사에 얽힌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본격적이고 풍성한 예술품 감상이 이어진다.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은 무너진 시간이다. 저자가 예술작품에서만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위사람들의 인생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안목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가 인용한 것 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생여정을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했다. 자신의 인생을 예술작품처럼 아끼고 사랑한다면 어떤 예술품보다 아름답고 훌륭한 작품을 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할머니에게 콩밭 매는 시간은 고통의 시간이요, 고독의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의 끝에 잡초가 제거되어 말끔히 정독된 콩밭은 할머니에게 예술작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항상 손을 비벼 가며 기도했던 할머니는 부엌에서는 물을 떠 놓고 빌었고, 절에 가서는 부처님에게 중얼중얼 빌었다. 옆에서 가만히 들으면 자식들을 위함이었으니, 돌아가신 할머니의 영혼이 우주에 떠 있다면 지금도 그렇게 후손들을 위해 빌고 계시리라 믿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생여정을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했다. 그 여정에는 무수한 실패와 좌절, 낙담이 있지않겠는가? 그때마다 다시 일어나 가고자하는 곳을 그려보는 것이기에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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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
제프리 클루거 지음, 제효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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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1호로 인류가 달까지 가서 착륙하여 달 표면을 걷고 지구로 돌아오는 위대한 업적을 이루기 전 수행되었던 미션 중 가장 큰 도약을 이루어 내어 달로의 여행을 성공시키는 데 가장 큰 견인차 역할을 하였던 아폴로 8호에 얽힌 이야기이다. 정말 대단하고 위대한 업적임에는 임에는 틀림 없지만, 달에 착륙한 것도 아니고 영호로 나와 유명해진 아폴로 13호처럼 절대절명의 위기가 발생하고 해결한 것도 아니라서 이야기가 조금은 심심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히든 피겨스같이 엔지니어 또는 물리학자의 이야기가 나왔으면 더욱 흥미로왔을 텐데 군 출신인(더구나 모두 너무 바른생활 사나이들이었다!) 우주비행사들이 주인공들인 것도 이야기가 심심해진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이미 50여년 전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루진 못한 분야이고 이제라도 추진한다면 이 책에 나온 내용과 비슷한 행보를 거닐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고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무겁게 다가왔다. 엄청난 비용이 필요한 분야다 보니 앞으로도 우리나라는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을 읽으면서 우주에 대한 꿈은 꾸준히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이 책에서 과학적인 내용은 많이 나오지는 않은데, 중간중간 언급되는 내용으로 볼 때 우주선이나 로켓에 대한 연구가 아주 깔끔하게 이루어진다니 보다는 플랜트나 공장의 라인을 만드는 것 비슷하게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간중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오류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의미이고, 더 나쁘게 말한다면 주먹구구로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이유로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이 계속들었고, 용기있게 이 우주선에 탑승한 비행사들은 시스템에 대해 잘 놀랐기 때문에 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는 밝은 분위기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유머스러운 부분은 많지 않았다. 중간에 baoo에 대한 농담을 하는 부분과 비행 중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특식을 먹는 장면 등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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