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계생명체 탐사기 - 서호주에서 화성까지, 우주생물학의 세계를 가다
이명현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외계생명체 탐사기>의 첫 인상은 무척 황당합니다. 물론 영화<마션>이나 <인터스텔라> 등의 흥행으로
우주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영화 마션의 내용과는 달리)화성에 물이 있다는 나사의 발표도 있었고, Space X에서 화성까지 가는 로켓을
개발하는 엘론 머스크의 이야기도 꾸준히 접하지만, 여전히 이런 우주에 관련된 이야기는 우리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광대한 우주 속에서 지적 생명체가 지구에만 존재한다면 무엇보다 엄청난 시공간이 낭비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외계생명체를 찾는 노력은
우선적으로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원론적 질문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그 덕분에, 외계 생명체를 찾는 노력이 무위에 돌아가더라도 '생명'의
정의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지적생명'애 대한 새로운 사색은 우리자신의 정체성과 인류가 쌓아온 지적 문명의 방향에 대한 새론운 사고를 낳을 수
있기에 이러한 노력은 무척 가치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스트로마톨라이트 군락를 탐험한 과학 탐험가 문경수님의 글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스토로마톨라이트는 지구 역사상 최초로 광합성
메커니즘을 채택한 시아노박테리아라는 미생물이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광합성하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점액질에 바다속 부유물이 달라붙어 층층히 쌓인
버섯모양의 퇴적암 구조입니다.
시아노 박테리아가 광합성을 하는 부산물로 산소가 만들어져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높아져서, 이를 통해 고등 생명체가 등장할 수
있었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는 고생물학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현재 이를 볼 수 있는곳은 샤크만과 바하마 제도 뿐이라고
합니다.
또한 수십억년전의 지구에서 바다에 살며 산소를 뿜어대는 시아노박테리아과 부유물과 엉긴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 장면은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것 같은 감동적인 경험을 함께 하게 해줍니다.

과학 탐험가 문경수의 글이 고대 생물학, 지구에서의 생명체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극지과학자 이유경의 이야기는 지구상의 극한 조건속에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생명체에 대한 우리들의 기본적인 상식이 깨어진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조건 (물이 거의 없는 곳, 땅속 깊은 곳, 바다 깊은 곳)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를 보면,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가 지구와 환경이 다르다고 하여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임을 느끼게 되고, 생명에 대해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체계가 극히 일부에 대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후반부의 내용은 외계행성을 찾는 천문학적 연구방법, 외계지적 생명체 찾기 프로젝트 등이 소개되었는데 특히 한국에서도 남반구의 칠레,
남아프리카 공허국, 호주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미시중력렌즈 실험을 통해 외계행성탐색 프로젝트 KMTNET-CTIO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만큼의
역향을 보유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고 뿌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 책에서도 소개된 바있는 SETI연구소장 질 타터의 TED강연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https://www.ted.com/talks/jill_tarter_s_call_to_join_the_seti_search?language=ko)

외계행성, 외계인을 찾는다는 내용도 흥미롭지만, 생명체의 탄생과 정의, 인류의 지적 문명 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책 읽는 시간이 무척 보람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