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잭의 엄마는 19세의 나이에 납치되어 7년간 가로세로 3.5미터의 작은 방에 갇혀삽니다. 납치된 지 2년만에 아무런 의료수단이나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딸을 출산하지만, 아기는 곧바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 후 잭을 낳게 됩니다. 그 5년동안 잭은 엄마에게 유일한 희망이었고 살아있는 이유입니다. 또한 잭은 그 방만이 유일한 세상입니다.



19살의 나이에 납치되어 자신의 인생을 빼앗기고 파괴된 여성의 삶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갇혀있는 방에서 출산을 하다가 아이가 죽게 되니 정신적, 육체적으로 얼마나 고통을 받았을 지 모릅니다. 그러기에 그 후에 태어난 아이 잭은 그녀의 모든 희망이었기에 정말 그녀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웁니다.


자신이 태어난 방에서 한번도 밖으로 나와보지 못하고 자란 잭은 그 방이 그가 아는 유일한 세상입니다. 이렇게 패쇄된 공간에서 자신의 엄마와만 생활한다면 (TV를 꾸준히 보기는 했지만) 언어를 사용하는 면에서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고, 기타 다른 인식적인 면이나 지능도 크게 발전하지 못했을 것같은데 소설상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이 이야기의 주인공 잭은 세상에 대한 인식에서 문제가 약간 있을 뿐 지능은 큰 문제가 없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가 실제의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하고, 더우기 감금한 상대가 여성의 아버지였다고 하니 실제 사건이 주는 고통은 엄청났으리라 생각됩니다.


잭이 5세가 되는 날, 잭의 엄마는 결심합니다. 잭에게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모험을 하기로. 처음에는 잭이 아프다고 하여 병원에 가게 되면,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하였지만, 실패하고 몽테크리스토백작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 병이 난 잭이 죽었다고하여 그를 묻으러 가는 도중, 스탑사인이 있는 곳에서 트럭을 탈출하여 도움을 얻기로. 태어나서 자신이 자란 방 밖을 나간 본 적이 없는 잭에게 너무나도 무모한 계획이지만, 잭은 도전하고 아슬아슬하게 성공합니다. 이 부분을 읽는 동안 제 자신의 가슴도 주처할 수 없을 정도로 콩닥콩닥뛰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살아오면서 읽은 책중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슬하게 경찰의 손에 넘겨지고,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의사전달에 문제가 많았지만 (사실 상황 판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경찰의 기지로 잭의 엄마를 구하는 순간은 정말로 감동적입니다. (작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여 영화 예고편을 보았는데 truck이라는 단어와 함께 트럭안에서 도로를 보는 장면이 잠시 나와도 엄청난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그 후에는 실로 오랜만에 찾아온 자유를 누리고 익숙해지는 모습으로 행복한 마음도 들었지만, 잭의 엄마에게는 갇혀있는 동안은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파괴된 삶에 대해 고통받는 순간이 오고, 잭에게는 새롭게 알게된 세상에 어렵게 적응해가는 시간이 흘러갑니다. 잭의 엄마에게는 다시는 찾아가고 싶지않은 공간이지만, 잭에게는탈출하기 전에는 그의 유일한 공간이었던 그 방을 찾아가고 그 방과 헤어지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자신의 파괴하고 구속한 곳에서는 탈출했지만, 그 후로 계속 잭의 엄마와 잭이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픕니다. 특히, 잭이 자라서 자신을 만든 유전자가 자신의 엄마를 괴롭힌 사람으로부터 온 것을 알게되면서 생기게 될 자신의 존재에 대한 혐오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됩니다. (자신이 엄마를 구한 존재라는 자부심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부디 잭과 그의 엄마가 잘 살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물론 실제 사건의 주인공도). 이와 더불어 한 사람이 자신의 욕망을 위하여 다른 사람의 삶을 이토록 파괴하고 고통을 줄 수 있는 지, 사람의 속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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