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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평점 :
출간되면서부터 ‘가재가 노래하는 곳’과 연관된 출판사의 홍보가 진행되었기에 읽는 내내 비교하면서 읽게 되었다. 어린 소녀가 혼자서 살아가지만 자연 속에서 치유 받게 되는 과정이 비슷하여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도 분명히 좋아할 것이란 느낌이 든다.
(Spolier Alert)
초반의 강렬한 연애 장면에 이은 충격적인 일련의 사건들로 책을 익는 내내 마음이 힘들지만 주인공 빅토리아를 응원하는 마음에서 책을 손에서 떼어낼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첫눈에 반한 인디언 소년 윌을 사랑하게 된 빅토리아는 그 후 윌의 죽음이란 충격과 함께 그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눈총이 두려워 홀로 숲에 숨어 살면서 아기를 낳게 되지만, 생계의 어려움으로 그 아기를 다른 부부의 차에 놓게 되는데 이 과정 속에서 빅토리아가 느끼고 고통이나 공포, 감정 등이 휘몰아치는 다가와서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척 힘들었다. 특히 빅토리아가 사랑한 소년 윌이 따뜻하고 선량한 소년이기에 빅토리아가 겪는 고통이몇 배로 커져서 전달되었던 것 같다. 최근 영화 Killers of the flower moon를 보아 그 시대에는 인디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제대로 수사가 되지도 않는 등, 인디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이야기 전반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책 후반까지 읽는 내내 윌의 북음이 잘못된 사실이고 둘이 만나는 결말을 기대했지만 그렇지는 못했다)
그 이후 빅토리아가 사는 마을의 분위기는 ‘배움의 발견’등을 통해 알게 된 가난하고 무지하지만 무척 보수적인한 미국 남부의 시골 느낌과 유사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인디언들에 대한 편견을 제외한다면 자연을 벗 삼고 루비-앨리스라는 외톨이 노인과 함께 면서고 수몰된 자신 과수원 복숭아 나무를 옮겨 심고 과수원 되살리는 노력을 하면서 자신도 치유할 수 있게 되는 등 비교적 긍정적으로 세월은 흐른다.
다만 자신이 버린 아기에 대한 그리움이나 죄책감으로 인한 고통을 벗어날 수 없어 자신이 아기를 버린 장소를 매년 찾아가게 된다. 그 곳은 빅토리아가 굶주린 소녀 혼자의 힘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어 아기를 버릴 때 굶주린 어머니가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다른 사람의 차에 놓은 것을 이해하는 아기를 데려가는 여인이 자신이 그 아이를 잘 돌보겠다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굶주린 어머니를 위한 복숭아를 놓아 두었던 곳이다. 즉,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빅토리아와 그 가족감의 교감을 이룰 수 있는 곳이고, 결국 헤어진 어머니와 아기는 이 경로를 통해 재회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빅토리아이고 그녀가 겪은 고통과 치유가 주된 내용이지만, 또 한 명의 중요한 인물은 아기를 돌본 잉게이다. 자신들의 차에 버려진 아기를 보면서 굶주린 어머니도 생각할 정도로 따뜻한 인물이고, 자신이 낳지 않았지만 지극한 사랑으로 길렀고, 자신도 문학도로서 꿈이 있었지만 남편과 결혼하면서 자신의 꿈을 버리고 오랜 시간 희생한 후 아이들의 성장과 고통을 함꼐 체험하고 빅토리아와 연락하면서 남편으로부터 독립할 용기를 가지게 되었는데, 어쩌면 작가는 잉게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은 것 같다. ‘가제가 노래하는 곳’이 후반부의 뜬금없는 미스테리 요소와 남자 주인공의 도움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당황스런 결말이라면, ‘흐르는 강물처럼’은 여성의 독립심과 스스로의 노력을 통한 치유 과정이라는 점에서 더 긍정적인 결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