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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창세기 - 사회들의 기원에 대하여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김성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최재천 교수님의 지도교수로 알려진 에드워드 윌슨의 교수의 책은 젊은 과학자들에게 보낸 편지와 초유기체라는 책을 통해 접한 바 있다. 초유기체는 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매우 어려운 책이긴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이 분의 전공 분야가 어떤 쪽인지 알 수 있었다. 새로운 창세기는 이 분의 연구분야인 초유기체 사회를 통해 얻어진 통찰과 함께 이와 연결되는 인류의 생활 양식에 대한 생각을 다루고 있다.
비교적 얇은 책이지만, 내용이 그리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책 내용 속 저자의 통찰은 가볍지 않다. 2018년도에 나온 책이긴 하지만 다른 진화 심리학 같은데서 접한 내용과 겹쳐서, 자신의 연구분야와 진화론에서 활발하게 논의된 내용을 접목 시킨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초유기체, 예를 들어 개미나 벌의 사회를 보면, 사회가 매우 강하게 분업화 되어 있고, 상당수 개체가 자신의 생식 활동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기적 유전자 같은 개념을 생각하면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는) 것은 무척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런 희생을 통해 자신과 유사한 유전자들 가진 다른 개체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고 사회를 안전시키므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직접적으로 남기는 것에 비해 나쁘지 않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진사회성의 개념에 대해 저자는 상당한 분량을 통해 자신을 독자와 나누고 있다.
또한 인류의 경우도 유사한 과정을 통해 여성이 생식 기능을 잃은 이후에도 상당 기간 동안 육아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거나 자신의 유전자 존속을 포기하는 동성애자가 등장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점이 일개미나 일벌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는 관점이 무척 흥미로왔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동성애자의 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하거나 사자같은 동물처럼 우수한 수컷이 암컷 전체를 지배하는 경우가 더 자연스러울 수도 이는데 생길 수 있는데, 인류의 문화가 이를 저지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진사회성이 인류의 경우에는 함께 식사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발전했다는 저자의 생각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진화론 뿐만 아니라 다른 관점을 가지고도 생각해 볼 만 내용이라고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