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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 - 인지 과학이 밝힌 진보-보수 프레임의 실체
조지 레이코프 & 엘리자베스 웨흘링 지음, 나익주 옮김 / 생각정원 / 2018년 3월
평점 :
예전에 시사통이란 팟 캐스트에서 <이기는 프레임>이라는 책이 소개되었을 때 부터 꼭 읽고 싶었지만 기회를 갖지 못하다 이번 기회에 같은 저자의 다른 책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를 읽게 되었다. 실제 정치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이기는 프레임>보다 먼저 씌여지고 보다 원론적이라, 이 책을 먼저 읽게 된 것이 더 좋게 된 것 같다.
언어학과 인지과학의 연구 결과를 정치에 적용한 것이 주요 내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거의 모는 분야의 학문이나 문화를 접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생각될 만큼 중요한 책이다. 사용하는 언어 (은유체계)가 사고에 미치는 영향과 인지과학에 관련된 부분이 이 책에서는 너무 간략히 소개되어 아쉬운 느낌이 들었는데, 이는 이 책의 논점은 아니니 저자의 이전 저작을 참조하여야 할 듯하다.
요는 사람들이 어떤 사상이나 이론 등을 받아들일 때 자신의 경험이나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의 틀 안에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간 인식의 차이 중 가장 첨예하게 영향을 미치고 차이가 큰 부분이 정치 분야이다. 같은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보수와 진보는 거의 완전히 다른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일단 우리사회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정의부터가 불분명했는데, 이 책에서 정말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바람직한 가정의 모습을 보수는 엄격한 부모와 외부의 공격에 대한 방어라고 생각하는 데 반하여, 진보는 상대를 배려하는 자애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을 동시에 사용하지는 못하므로, 강한 부모, 순종, 적에 대한 방어와 연관된 개념이나 가치관 등을 정치적 주장 이전에 이야기한다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사고 프레임이 보수적 가치관에 따른 것으로 굳어지게 되면서 정치적으로도 보수쪽으로 투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진보쪽에서는 정책에 대한 설명을 위주로 하는 경향이 있는데, 가치관 등의 이야기로 프레임을 선점한 보수쪽에게 밀리게 된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가져왔던 왜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과 부합되는 투표를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진보의 승리를 위해서는 자신의 정책에 대한 설명이전에 사람들끼리 서로 배려하고 연대하는 것에 대한 가치관의 중요한 것을 먼저 이야기한 후 정책에 대한 설명을 하라는 팀을 알주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교적 문화, 군대식 상명하복의 문화 등을 통해 대부분 사람들의 프레임이 보수쪽으로 고정된 경우가 많아 그동안 진보에서 정치적 승리를 얻기 어려웠었다. 앞으로는 기존의 보수적 가치관의 허구와 함께 연대, 평등, 배려와 연관된 가치관의 중요함을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진보의 승리를 위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