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 전12권 세트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대중성이 있는것 같아 내취향이 아니면 어쩌나 하는 생각때문에 책을 구입하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었다. 전집류는 한꺼번에 구입하는 습성이 있어서 일단 구입하고 내 취향이 아닌걸로 확인되면 여간 난감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몇달을 망설이다가 주문을 넣고 책을 읽게 되었다.

 생각보다 쉽게 술술 잘 읽혔다. 1권 2권 까지는 좀 싱겁고 치밀한것 같지않은 스토리 때문에 약간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책을 집어던질 정도는 아니었고 나름 흥미가 있어서 계속 읽어갈 수 있었다. 권수가 더해 갈수록 이야기들이 치밀해 지면서 흥미로워 졌고 11,12권정도 에서는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추리소설을 읽을 때처럼 관심있는 부분의 내용을 미리 읽어보는 정도가 되었다.

번역이 잘되어서 그런건지 동양소설이라서 그런건지 둘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읽는내내 너무나 편했다. 지금까지 주로 만난 서양소설들에서 느꼈던 생소한 문화 그리고 정말 불편한 번역들 때문에 고통받았던, 마치 나에게는 맞지않는 옷인데  명품이기 때문에 내몸을 무리하게 구겨서 꾸역꾸역 읽어내는것 같은 괴로움이 없어서 너무나 행복했으며, 중국문화가 세계화되어 서양인들이 이런걸 자기네들 언어로 번역해 읽는다면 내가 받았던 고통이상 이겠다는 고소한 생각도 해보았다.

또 중국문화권에 살던 우리나라와 다른 풍습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보다 더 너그러운 풍습에 놀라기도 했다. 예를들면 우리나라에서는 자식을 낳지못하면 소박당하는게 당연한걸로 생각되는데 소설속 가씨집에서는 아이가 없는 정실부인이라도 그 위치를 어느정도 차지하고 있으며 첩에게서 난 자식도 정실부인이 인정해주어야만 그애의 신분이 상승되는점 그리고 한사람의 귀족에게 시녀를  3-4명밖에 딸려 주지못해 너무 궁색하게 군거 아니가 하고 걱정하는 장면, 부인의 최측근 시녀를 남편이 공유하는게 부인의 입장에서도 당연하게 여기는풍습등이 참 신기하기도 하고 놀라웠다. 어쩌면 이이야기가 특별히 부인네들의 입장에서 쓴것이라서 소설속 여인들의 위치가 많이 높게 나타난것인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하나 거대한 대륙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커다란 스케일 같은 것이랄까? 부자집 사람들에게 배여있는 타고난 여유로움. 특별히 나 여유롭다고 말하지 않지만  느껴지는것. 예를들면 우리나라 소설에서는 과거급제=장원급제로 공식화 시켜 주인공의 뛰어남을 강조하지만 이소설에서는 7등과 백몇등을 했다고 하면서 굉장한 잔치를 벌이면서 인물의 뛰어남을 축하한다. 읽는 사람도 장원이 아님에도 이사람이 뛰어나나는 것에 공감하면서 중국에는 굉장한 인력들이 엄청나게 있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드는 그들의 스케일이 부러워 지기도 했다.아직은 내공이 부족해서 가장 행복하고 화려했던 부분인 자매들끼리 시회를 열어 시를읖는 부분이 나에게는 흥미도 없고 이해도 잘안되어 대충 넘어갔는데 후에 다시 읽게 된다면 그때는 좀더 많은 것을 느낄수 있는 지력이 되었길 바라고 싶다.

참 그리고 가장 말이 안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강주선녀가 신양시자에게 은혜를 갚기위해 인간세상에 내려왔는데 도대체 임대옥이 가보옥에게 어떤 은헤를 갚았다는건지 이건 좀 이해가 안된다. 일단 성격설정 부터가 은혜를 갚기위한 성향이 아니다. 병약하고 의심이 많아 잘 삐지는 성격인데 이런 성격은 오히려 남에게서 많은 것을 받아야 하는  성격인것 아닌가? 내가 보기에는 이 괴상한 성격탓에 투정만 부리고 선계로 올라간것 같은데...굳이 은혜를 다 갚았다고 하니.... 오히려 설보채가 더 가보옥을 위해 은혜를 갚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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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pie 2008-09-0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옥과 마음이 맞는 유일한 사람이 대옥이었죠. 보옥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도 사실은 대옥이었고요. 다른 사람들과 쉽게 어우러질 수 없는 비뚤어지고 속 좁은 두 사람이 만나서, 짧은 인생의 한때를 화사하게 보냈으니...결국 모든 것이 꿈과도 같았던 홍루몽의 이야기에서, 어쨌든 대옥은 보옥에게 일생의 사랑을 주었으니까요. :]

꼬리별 2008-09-04 22:47   좋아요 0 | URL
^^ 그렇군요
너무나 딱딱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었나 보네요
은혜라는 단어의 한정된 정의에 집착한걸 보니.....

yessen 2008-12-29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중간인가 초반에 도사가 돌멩이한테 설명하는 부분이었던 거 같은데, 아님 부록이었던가- 대옥이 신선초인가 하는 풀이었잖아요? 그때 신영시자가 이슬을 주어서 강주선녀가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그 이슬의 은혜를 눈물로 갚으려고 대옥으로 태어난 거죠.
은혜는 보옥을 위해 눈물을 흘림으로써 -사랑하며 울면서... 죽을땐 원망하고 욕했지만 -_-;;;- 갚았다고 하죠.. 목석의 인연이라고 함.

꼬리별 2008-12-29 09:27   좋아요 0 | URL
^^ 드디어 찜찜했던 의혹이 풀렸네요 ^^ 1회에 설명되어있네요 ... 그분께서 하계로 내려가서 인간이 되신다니 저도 함께 내려가 참다운 인간이 되어 제 일생동안 흘릴수 있는 눈물을 모두 그분에게 바친다면 전생의 은혜를 다소라도 갚을 수 있지않을 까 생각하옵니다...... 그건 희한한데요. 눈물로 은혜를 갚는다는 이야긴 지금까지의 연애 이야기들과는 달리 아주 아기자기한 맛이 있겠군요... 이런 중요한 대목을 은혜만 대충읽고 지나갔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