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사랑'이라니, 그것을 믿지 않은지 오래다. 하지만 나 역시 가끔은 그 판타지를 인식하지 못한 채 꿈꾸기도 할 것이다. 젊은 작가의 첫 창작집을 읽었다. 대체로 스피디한 진행, 도발적이라 할 만한 소재, 신선한 문체가 쉽게 읽힌다. 물론 다소 구태의연하고 이전 선배들에서 크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면도 눈에 띄지만 이후 작품을 기대할 만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집에서 그려지는 여성들이 매력적이다. 그들은 남성적이고 사회적인 시선으로 보자면 '되바라지고 순결하지 못하고 나쁜' 여자들이지만, 충분히 위협적이고 위험한, 그래서 '바람직하다'. 역시 표제작이자 등단작인 [낭만적 사랑과 사회]가 제일 좋았다. [순수]나 [무궁화]는 좀 식상하다 싶었고 [소녀 시대] 등은 그저 그랬지만 [신식 키친]이나 [이십세기 모단 걸] [홈 드라마]는 신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