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적인 감수성과 세기말적 허무주의를 너무 잘 나타내서 도리어 생경한 느낌을 주는 것이 요즘의 신진 작가들의 경향이라면 한창훈은 조금은 다른 위치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실제로 농촌에서 생활하며 그야말로 현실과 생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소설집을 보면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듣고 입으로 소리낼 때 진실로 그 의미를 알 만한 토속어, 사투리들이 살아 있다. 육담일 수도 있고 본능 그 자체일 수도 있는 이야기들에는 해학과 진실이 살아 있어 읽고 나면 이 작가의 다음 작품에 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