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에세이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것
박상의 뮤직 에세이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것]은 '슬로북'시리즈 두번째 책으로 무미건조한 일상을 끈~적하게 적시는 작가 특유의 음악과 여행과 사랑과 추억의 감성을 들려주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독서하기 좋은 계절 가을에 따스한 차한잔과 함께 읽기 좋은 책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어넣어주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책은 감성도 감성이지만 작가 특유의 재치 있는 글로 인해 유쾌하면서도 즐겁게 읽기 좋은 책으로 피로하고 지친 일상에 단비같은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책이 아니가 한다.
박상 본격뮤직 에쎄~이 라는 부제가 세번에 걸쳐 쓰여진 제목만 보았을때는 말랑말랑하고 끈~적하기만 한 사랑이야기로 가득할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책장을 넘기다보면 '모쪼록 달콤한 사랑이 쩍쩍 달라붙는 날들 되시길'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과는 전혀 다른 톡톡튀는 저자 특유의 이야기가 유쾌함을 선사해주기도 하고 당장 여행길에 들어서고 싶게 만들기도 하며 옛 추억이 떠오르는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는 충동을 느끼면서 나도 모르게 책속에 동화가 되어 작가와의 추억을 함께 하는 순간이 좋았으며, 다양한 음악선물을 받은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즐겁기도 했다.
목차를 살펴보면 하나의 CD처럼 구성된 것을 알 수 있다. SIDE A, SIDE B로 나뉘어져 있어져 A를 통해서는 세계 곳곳을 여행다니면 겪었던 에피소드와 함께 음악들을 소개해주고 있으며, B에서는 저자의 일상과 추억이 담겨 있는 음악과 이야기를 담고 있어 하나하나 만나다보면 왠지 모르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과 음악을 만나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것이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나는 숙취를 가라앉히기 위해 노브레인과 크라잉 넛이 서로의 노래를 바꿔 부른 <96>이란 최신 앨범을 내내 들었다. 그리고 전혀 외롭지 않았으므로 옆자리 여자에게 말을 한마디도 걸지 않았다. 외로움이 나를 지배하려고 해? 웃기시네. 난 아무리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아. 아무리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아 -P37
외로워서 부산에 여행 갔다가 충동적으로 현해탄을 건너간 이야기를 만나다보면 저자처럼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홀로 떠난 부산 거기에서 그친것이 아닌 일본으로까지 충동적인 여행, 하지만 남는것은 후회라는 저자의 말이 한편으로는 공감이 도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도 지금 이순간에서 벗어나 홀로 훌쩍 떠나 외로움을 만끽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함께 소개된 <노브레인_ 한밤의 뮤직>을 찾아 듣다보니 펑크정신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기도 했다.
저자는 인천공항에서 승객들의 위탁 수화물을 비행기에 싣고 내리는 알바를 구했다는 이야기로 그곳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풀어내면서 비행기하면 떠오르는 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비행기 하면 떠오르는것이 어떠한 노래일까? 저자는 자신이 출근길에 즐겨들었던 노래, 자주 들었던 노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뭔가 비행기랑 연결 될 것 같으면서도 접점을 찾기 애매한 음악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완벽하게 '비행기'라는 제목을 가진 곡을 깜빡하고 있었으니 그 곡이 바로 거북이의 <비행기>다. 나로선 라디오에서 우연히 나올 때마다 음량을 잔뜩 높이게 되는 곡이다 -P128
간만에 좋아했던 추억이 가득했던 거북이의 노래 <비행기>를 찾아 들어보면서 그때 그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다. 이 노래를 듣다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기도 하는 만큼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보면서 기차여행이라도 가야 하는것은 아닌가 한다.
모두 다 잊고 떠나가야지보금자리 찾아가야지-정차식 나는 너를 中-
여행, 일상과 함께 음악의 앙상블이 만들어 내는 감동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충족시켜주기도 하고 여행, 일상을 통해서 웃픈상황, 슬픔, 아픔, 외로움, 삶, 웃음을 음악으로 풀어낸 이야기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줄뿐 아니라 저자 특유의 익살스러움으로 유쾌함까지 선사해주고 있다. 거기에 익살스러운 '김나홍'의 일러스트는 책의 재미를 더해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뗄레야 뗄 수 없는것이 있다면 '사랑'이 아닐까 한다. 친구와의 우정, 옆지기와의 정, 선후배와의 관계 역시 밑바탕은 사랑에서 시작이 되어 즐거움, 외로움, 고독, 아픔등을 느끼기도 하는 만큼 뮤직 에세이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것>에는 삶을 사랑하는 마음과 끈적하거나 달달한 씁쓸한 음악이 함께 어울어져 지친 일상에 위로를 던져주기도 하고 무미건조한 일상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채워주기도 하는것은 물론 저자만의 독특함으로 유쾌함과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만큼 독서하기 좋은 계절 여행과 사랑과 추억과 함께 음악에 빠져보는 시간을 가져보아도 좋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