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점 매년 1000억원대 성장…앞길은 ‘안개 속’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8.07.18 10:58 | 최종수정 2008.07.18 11:23

온라인 서점의 성장세가 무섭다. 최근 몇 년간 매년 1000억원 이상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2007년 10월 도서정가제 개정으로 순이익 폭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판업계에서는 앞으로 온라인 서점의 이러한 성장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서시장은 최근 3년간 총 매출에 큰 변화가 없지만, 온라인 서점만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출판업계 매출은 2조7000억원으로 2년전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서점 시장 비중은 2005년 4957억원(점유율 18%)에서 2006년 6277억원(24%)으로, 2007년에는 7442억원(28%)까지 늘었다. 온라인 도서시장이 정체된 출판업계의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서점 매출 중 주요 5사(예스24, 인터파크도서, 인터넷교보문고, 알라딘, 리브로)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일이다. 과거 온라인시장에 뛰어들었던 여러 업체들이 문을 닫거나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5개사는 과점 형태로 성장했다.

2005년 83%를 차지했던 인터넷서점 주요 5개사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94.5%%까지 뛰었다. 올 1분기에는 그 비중이 95%로 늘었다.

온라인 서점 간 연이은 논쟁에 '예스24' 등 이미지 타격
그러나 온라인 서점의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그 속은 '진흙탕 싸움'으로 얼룩져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서점의 대표 주자인 예스24가 최근 연이어 타격을 입으며 주가가 하락하고 인지도에 치명상을 받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인터파크도서와의 '매출 1위' 싸움은 진위 여부를 떠나 기존 업계 1위 이미지에 먹칠을 하기에 충분했다.

예스24와 인터파크도서가 온라인 적립금 사용액을 매출에 포함시키느냐 아니냐로 서로 1위라는 상반된 주장을 펼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업체 간 기준이 달라 발생한 문제라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론 예스24가 입은 손해가 훨씬 크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예스24 관계자는 "(그 문제에 대해)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인터파크가 사실과 다른 근거를 대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폈다. 그럼에도 추가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요구를 정중히 거절했다. 계속되는 '1위 싸움' 논란 자체가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해서다.

그러나 이 문제가 잠잠해지기 무섭게 또다시 하나은행-예스24 제휴 할인카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개정된 도서정가제에 따르면 온라인 서점의 신간(출간 후 1년 6개월 이내) 할인율은 10%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예스24 제휴카드가 최고 40%까지 할인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도서정가제를 위반했다며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에서는 예스24를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다.

도서정가제는 과거 인터넷 서점들이 우후죽순 생길 무렵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업계가 타격을 입자 이런 병폐를 막고 출판 시장을 건전하게 키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나은행-예스24 제휴 카드는 도서정가제의 이러한 취지를 위배하면서 다시 과도한 경쟁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성장세 속 너도나도 첨벙…주요 5개사는 기존고객 이탈 막기 안간힘



출판 관계자들은 전체 출판시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온라인 서점이 최근 들어 지속적인 논란에 휩싸이는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파이'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향후 지속적인 온라인 서점의 성장세가 예상됨에 따라 여러 업체들이 시장에 다시 뛰어들고 있는데다, 점유율이 높아진 빅5사가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려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경쟁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옥션과 GS이숍이 온라인 서점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었다. 또 지난해에는 SK텔레콤이 모닝 365를 인수했고, G마켓도 도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 업체들은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을 감안할 때, 손해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더구나 도서 판매는 사이트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을 주고, 다른 제품과 연계해 고객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인터파크도서 관계자는 "후발업체들이 진입해 시장이 더 활성화 되고 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독서 활성화 캠페인이나 도서관 후원사업 등으로 전국민적인 독서바람을 조성해 전체 시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온라인 서점 상위 5개사는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기존 고객의 발을 묶어두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애독자들끼리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블로그를 운영한다든가 작가와의 만남의 자리를 기획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에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떠난 고객 돌아오지 않는다' 향후 판도 변화 주목

온라인 서점에선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여러 사이트를 고루 방문하기보다 적립금, 포인트 이용 혜택을 위해 한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한번 떠난 고객의 발길을 다시 돌리게 하는 것이 어느 업계보다 어려운 곳이 바로 온라인 서점이다.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다른 한편으로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온라인 서점들의 판도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업계와 일반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삼미 기자 sm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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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07-18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수년간 알라딘 이외에 다른 4군데는 거의 사용해보지 않은, 진정한 단골인데. 흠흠. 그에 비하면 어째 혜택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사뭇 드는걸요.

나비80 2008-07-19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련한 충성 고객중 하나일 겁니다. 알라딘에서 팔지 않는 책을 구할때만 다른 서점을 이용하는데 그때는 특정한 서점을 가리지 않습니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인터넷 서점들이 타격을 받을 줄 알았는데 고객은 줄지않고 할인률은 낮아져 오히려 이익을 늘려주는 결과를 낳고 있네요. 단순한 할인률 감소뿐만 아니라 등급이 높은 고객들에게 주는 쿠폰이나 5만원 이상 적립금 혜택도 모두 '구간서적'에 해당되기 때문에 피부로 느끼는 혜택 감소는 더 크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