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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 제왕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정치학 교과서
왕굉빈 해설, 황효순 편역 / 베이직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인터넷 검색창에 한비자라는 이름 석자를 치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가 바로 "제왕"이라는 단어일 것이다. 책이 가진 내용과 그 힘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그토록 '한비자'를 '제왕의 책'이라고 소개하는 것인가.
제왕이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이 책에는 도대체 어떤 내용을 함축하고 있기에 지금도 중국의 관료들에게 한비자는 필독서로 읽혀지고 있다는 것인가.
한비자라는 책을 평가하자면 과거 패업을 달성한 패자들에게는 그들이 성공한 이유를, 그리고 몰락한 군주들에게는 그들이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정리한 책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패업을 실패한 나라는 그 나름의 이유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군주는 패업을 달성하기 위해 '술'이라는 정치적 수단을 이용하여 신하를 다스리고, 다스려지는 신하를 이용하여 '법'을 통해 백성을 지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왕권강화를 이루는 것인데 한비자에서는 군주가 신하로부터 주의해야 할 사항과 법을 시행하는데 명심해야 할 사항들을 다양한 사례와 예시를 통한 이야기를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한비자가 말하는 통치이론은 현재의 우리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술과 법의 향연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조직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각 부서의 담당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그 조직 나름의 '법규' 이를테면 '사규'나 '절차서'를 지정하여 시행하고 이의 준수여부를 바탕으로 '상벌'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또한 대통령을 비롯한 상위 정치인들에게 있어 비서관과 국회의원들이 '간신'으로써 대통령과 나라에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사색도 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현재와 달라진 점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과거에는 농업과 군대 양성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었그에 농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공업, 광대, 예술종사자들은 계층적으로 아랫계급이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이는 조선시대 중농학파들이 조선의 부국강병을 위하여 농업개혁을 실시한 것과 동일한 맥락으로 보였다. 또한 백성을 법으로써 제압하고 필요한 곳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군주의 입장에서는 둘도 없는 패업달성과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내용을 통해 고구려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왕건강화 조치와 함께 한비자가 말하는 법치주의는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으며, 백성을 위한 일말의 조처도 취하지 않던 매정함은 바로 한비자가 원하는 제왕의 길 중 하나임을 깨닫게 된 것은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소득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비자는 비록 고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혼란한 시대적 상황을 법치주의라는 법과 술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군주는 신하를 통제하고, 신하를 이용하여 백성을 통치하는 방법론을 제시한 정치서적이었다. 지금과 과거의 시대적 상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한비자에 적힌 많은 이론이 현재의 정사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면 인간 대 인간의 관계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한비자를 현재의 시대에 적용하면 관리자와 노동자 계급, 또는 권력을 가진 대기업 간부나 국회의원들이 시장, 군수, 도/시의회 의원들을 토대로 경찰,검찰,말단 공무원의 기강을 바로잡고 이들로 하여금 일단 시민들이 법을 준수토록 하여 자신들의 권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또한 한비자에서 말하는 신하들의 배반, 배신, 사리사욕을 얻기 위해 외세의 힘을 빌리는 것은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다. 이를테면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북풍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한비는 책을 빌려 말하고 있다. 외세의 힘을 빌리는 신하의 요구를 듣게 되면 그 이후에는 더욱 큰 비극을 불러온 다는 것을 말이다.
본 한비자 책은 중국 왕굉빈 교수의 해설책을 우리나라의 황효순 교수가 편역한 것으로 앞부분은 한비자에 대한 시대적, 정치적 해석과 특징, 마키아벨리와의 비교검토는 국내외 정치학에 문외한인 나에게 이론적 도움을 주었다.
이 책이 어째서 2000년이 지난 지금 시대에까지 읽히고 있는 것인지, 소위 제왕이라고 불리우는 관리자들에게 필독서인지는 이 책에 포함하고 있는 신하를 올바르게 다스리는 방법, 시대와 상황, 그리고 간신들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한 방법, 중간 관리자를 통해 일반 근로자를 올바르게 다스리는 방법이 이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방법론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 한 번 읽어본 것일 뿐인 이 고전은 앞으로의 관리자로써의 인생을 살아가게 될 나에게 있어 언젠가 반드시 거쳐가야 할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고전의 힘이란 바로 수천년의 세월이 흘러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말을 어딘가의 책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한비자가 바로 그러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내용을 쉽게 해석하여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도록 편역에 힘써준 저자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