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앤 드래곤 아트북
마이클 윗워 외 지음, 권은현 외 옮김 / 아르누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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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게임센터(아케이드)를 좀 다녀온 사람이라면 던전 앤 드래곤(이하 D&D)을 분명히 본 적이 있을 것이다. 4명이 동시에 게임하는 흔하지 않은 시대에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하는 게임은 서로 경쟁해서 한 명이 살아남는 비시바시류 게임이 대부분인데, 이 게임은 특이하게 1명부터 4명까지 최종 보스 처단을 목표로 협동하는 게임이다. 실력만 있다면 원코인에 1시간 가량을 플레이 할 수 있어 게임센터 주인은 굉장히 싫어하는 게임 중 하나였다고 한다.


고등학교 2학년 재학 당시 저녁 식사 후 야간자율학습이 시작되기 전, 책에서도 언급하는 조금은 학창시절 괴짜에 속하는 친구들과 함께 Table RPG를 했었다. 한 친구가 스토리보드를 짜오면 나머지 친구들은 여러 모양의 주사위를 던져 마스터가 짜온 각본대로 때론 던전 속 미로와 난관을 헤쳐 나갈 때도 있었고, 아주 작은 고블린 같은 몬스터에 전멸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가고 고등학생의 머리로는 더 이상 만들어 낼 스토리가 없어질 때 쯔음, 세가새턴판 던전 앤 드래곤 이식판이 발행되면서 저녁 식사 후 D&D는 비디오게임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당시 비디오게임에 일반적이었던 턴 방식의 RPG와는 다르게 빠른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몬스터와의 전투, D&D의 Rule을 그대로 적용한 그 게임은 오랫동안 빠져 지내기에 충분히 잘 만든 게임이었다. 특히 레드 드래곤과의 전투는 당시 어떤 비디오게임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감과 짜릿함을 선사했다.


얼마 전에 D&D가 영화로 개봉하더니 D&D에 대한 아트북도 발간되었다. 어쩌면 영화를 만드는데 수립된 Concept나 이미지 등을 정리하여 아트북으로 발행하는 건 대부분인데 이 책은 영화의 내용이 아니라, 과거 최초로 D&D가 제작된 당시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T-RPG 게임 패키지를 기준으로 제작된 삽화와 삽화가 제작된 근거나 오마쥬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주요 몬스터들의 모습이 진화된 내용을 담고 있다.


Arcana라는 뜻은 Magical Mysteries를 의미한다고 한다. D&D 패키지(표지나 매뉴얼, 소설 등) 삽화나 개발되어온 마법과도 같은 비밀(모방을 포함)들을 보여준다. 이 책은 태초의 D&D의 모습으로부터 현재까지의 진화된 모습을 시간 순으로 보여주는 Archive인 동시에 D&D 창시자 가이객스라는 사람과 TSR 이라는 회사가 현재까지 겪어온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기도 하다. D&D의 성공, 사업의 확장, 그리고 사업의 실패를 비롯한 회사의 구조조정, 인수합병 등의 TSR의 역사이다.


책에서 보면 TSR이 발행한 D&D 패키지, 리뉴얼 패키지, 소설 등의 저작물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는 성공한 게임 후속작을 주구장창 내놓으며 사골까지 뽑아먹는 캠콤이나 닌텐도의 전략과 비슷해 보였는데, 책에 적힌 당시 사연을 보니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였다. 세기말로 넘어오면서 당시에는 당연시 되었던, 피할 수 없는 디지털화, 복제 문제를 접하는 것도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D&D의 영향을 받은 수많은 파생상품들이 있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러스트는 양키센스가 듬뿍 담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느낌이 점차 강해지는 것 같다. 뭔가 창작물들끼리 닮아가는 느낌이다. 사실 2000년대 중반까지 D&D 온라인 게임이나 비디오 게임을 기대했는데 모두 망했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T-RPG로써 D&D는 건재한 모양이다.

이 책은 D&D를 조금 더 알고 싶고, T-RPG를 접한 사람이라면 매우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어쩌면 조그만 게임 회사를 창업하고 싶은 도전적인 친구라면 TSR이라는 회사가 세워져 성공과 위기를 겪은 이야기를 통해 게임과 관련된 사업을 어떻게 꾸려 나가야 할 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책에는 TSR의 광고 중에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과 즐기는 D&D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현재는 육아나 직장에서의 업무로 T-RPG를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는 그때 함께 D&D를 즐겼던 친구들과 함께 D&D를 다시 즐겨보고 싶다. 과거 캠콤이 만들었던 새도우 오브 미스타라와 같은 더 화려하고 더욱 플레이어 친화적인 D&D 게임을 TSR이 지속적으로 만들어 주길 기대해본다.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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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바다 생물 이야기 - 어린이를 위한 해양동물의 모든 것 나의 첫 번째 과학 이야기
진저 L. 클라크 지음, 박은진 옮김 / 미래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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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바다 생물에 대해 점차 관심을 갖는 아이들에게 바다 생물을 자세히 보여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했습니다. 아쿠아리움에 가더라도 바다생물의 크기가 실제로는 많이 작아서 생각보다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람객이 많이 붐비는 경우에는 여러 동물들을 건너뛰는 경우도 있죠. 특히 책에 있는 흰동가리와 말미잘의 경우 실제 크기는 정말 작아서 어린 아이들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지나치죠. 그런 아이들에게 바다 생물에 대한 개요를 알려주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바다 생물을 소개하는 책이에요. 전집에서는 책 하나에 한 가지 동물만 설명하는 것과 달리 이 책은 바다 생물에 대한 개요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전체적인 큰 틀은 이 책으로 잡고, 개별 동물들에 관심이 있다면 전집을 통해 확인하는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 책은 바다에 사는 동물을 모두 보여주는 전집이 아니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책입니다. 큰 틀을 먼저 설명해주고 대표적인 바다 생물을 소개한 후 이런 친구들도 있고 이런 경우도 있어요~라고 설명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책의 구성은 지구로부터 시작해서 바다생물을 대표하는 포유류, 조류, 어류, 파충류, 갑각류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엔 왜 우리가 이 지구을 지켜야 하는지 해양보호에 대해 생각해보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표지에서부터 아기 가시복이 알록달록 귀여운 모습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면서 바다 동물 하나하나의 모습과 색깔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았어요. 바다 동물 중에는 뽀로로에서 많이 봤던 상어 친구들이나, 펭귄 친구들, 돌고래도 확인해 보았어요. 저에게는 바다 코끼리가 예전에 잠깐 같이 일했던 부장님 닮아서 반가웠습니다.

책에서는 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바다로 시작하여 빙하의 전체 모습을 해수면과 함께 보여주는데 아이에게 빙하가 어디에 있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주기 좋은 사진이었습니다.

특히 해상도 높은 고 퀄리티 사진으로 바다 생물과 바닷속 풍경을 보여주는게 정말 멋져요. 흰동가리와 말미잘은 실제로는 엄청 작은 크기인데 사진으로 보니 커다랗게 볼 수 있어 좋았어요. 뽀로로에 나오는 상어친구들도 여럿 나와서 반갑게 책을 보았습니다. 아이에게는 아쿠아리움에서 보는 모습과 사진 속 바다의 모습이 왜 다른지 설명해 주었어요. 책에 소개된 쇠돌고래와 아쿠아리움에서 교감했던 벨루가는 무엇이 다른지 아이와 찾아봤어요. 그냥 봤을 땐 쇠돌고래가 벨루가인줄 알았는데 책을 보고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점도 조금 있었습니다. 개정판에서는 부연 설명에 나오는 바다생물들의 사진도 작게나마 추가했으면 좋겠어요. 사진에 제시되지 않았는데 이런 생물도 있어요~라고 제시되는데 그 생물을 핸드폰을 꺼내서 검색하고 보여주는 과정에서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바다표범, 바다사자, 바다코끼리를 글로만 비교 했는데 특히 다른 점은 비교 사진을 추가하는건 어떨까요?? 특히 아이들이 똥을 좋아하는데 크릴새우를 먹은 펭귄이 싼 똥으로 덮여있는 돌 사진이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아이와 함께 재밌게 바다 생물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알면 더 많이 보인다고 다음에 아쿠아리움에 가거나 제주도에 돌고래 보러 가면 더 반갑게 바다 생물들과 인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아의 눈높이에 맞게 바다 생물을 알려주고 싶을 때 이 책을 이용해 보는건 어떨까요??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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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부자 16인의 이야기 - 조선의 화식(貨殖)열전
이수광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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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 순간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상대적으로 더 싸고 더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해 수 시간을 인터넷 검색과 매장을 둘러보는데 할애한다. 돈을 아끼고 저축하여 더 많은 돈을 모으고, 나아가 부자가 되어 안정적이며 행복한 노후를 살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부자가 되는 방법이 아끼고, 저축하고 노력하는 방법에서 주식투자, 부동산투자라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투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결과, 진짜 정보를 갖고 있는 소수는 투자를 통해 부자 반열에 오르게 되었지만, 가짜 정보를 갖은 대다수의 개미들은 자신의 투자금을 엉뚱한 사람의 주머니에 채워주는 호구 역할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정보를 얻는 행위 자체도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정보라는 것이 비대칭적이어서 일부 권력층을 중심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은 서울 강남과 과천 사례를 통해서도 분명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천에서 용 나오기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 시대에도 자수성가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요즘은 건설, 기계업보다는 요식업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대부분 남의 가게에서 발품을 팔아 기술을 배우고, 종잣돈을 모아 독립한 후 근면/성실을 통해 사업을 번창시켜 성공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바로 노력이다. 자신을 감동시킬 정도로 노력하지 못하면 하늘을 감동시키지 못한다고 하던가.

양반이 아니면 수많은 사역에 동원되고 잠시도 쉴 틈없이 살아갔던 지옥같던 헬 조선시대에도 찢어지게 가난한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자신마저도 감동시킬 정도의 노력으로 막대한 부를 창출한, 그리고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힘으로 부를 일궈낸 16인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확인해 보았다.  

조선시대 이야기가 나와서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얼마 전 추석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 처갓집 가까운 곳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있다 하여 그 곳에 커피를 마시러 간 일이 있었다. 그 레스토랑은  땅덩이 넓은 미국에서나 있을 법한 넓은 잔디마당에 드라마에 나올 법한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멋진 마당과 펜션이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이었다. 마당 한가운데엔 100년은 됨직한 커다란 나무가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편안함마저 주고 있었다.

이런 멋진 곳이 이런 시골에 있다니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보다 이 지역에서 25년을 살았는데 내가 이런 곳을 몰랐다는게 더 신기했다. 이 집 주인은 대체 뭘 했길래 이렇게 돈을 번 것일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그 주변에 사는 후배의 말로는 그 주변 지역 땅이 과거 동양척식회사 땅이었으며, 그 땅을 그 회사 자손이 물려받은 것이라고 듣게 되었다. 과연, 친일파의 재산을 환수하여 독립운동가 가족에게 돌려줘어야 했던 것을 이승만이라는 무능한 자의 잘못된 결정이 내 주변에도 남아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우리나라는 독립운동을 위해 살아간 사람은 거지꼴을 면하지 못하고, 친일 행각을 벌인 사람은 대대손손 물려받은 땅으로 잘사는 나라가 아닌가 다시 한 번 꼽씹어보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조선 부자 16인 중 3명이 독립운동을 위해 자신의 부를 내놓았지만, 말년에는, 그리고 그 후대 사람들은 가난에 힘들어하며 비참하게 살아갔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각설하고, 우리 조상 중에는 친일행각을 벌인 사람들 외에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위해 정직한 삶을 살며 부를 이룬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궁금했다. 몇 년 전에 읽은 조정래 작가의 소설 '정글만리'에서는 중국인이 부를 쌓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돈 벌고 안쓰기"라고 기술하였다. 우리나라는 뭔가 다른게 있었을까? 그냥 벼슬해서 땅과 노비를 받아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사진-1] 조선시대 마포나루 모습. 한강 일대에서 장사하는 사람을 경상이라 불렀다.

과연, hell 조선시대에도 태생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부자가 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양반이 아니더라도 그들은 자신의 노력을 통해 부자가 되었는데, 먼저 그들이 가진 직업에 공통점이 있었다.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벼슬에 올라 땅과 노비를 국가로부터 받는 방법, 상인이 되어 장사를 통해 거상이 되는 방법, 그리고 땅을 많이 소유하여 지주가 되어 땅을 점차 늘려가는 방법 이 세 가지 이다. 직업적 측면을 떠나 노력이란는 측면에서 보면 자수성가하기 위해 먼저 뜻을 세우고, 그 목표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실천하며, 실천을 위해 절약하고 또 절약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부자가 되는 가장 기본적인 비결이 "절약하고, 근면하고, 검소한 생활"이라고 하였다.

조선-중국, 조선-일본, 중국-일본 간의 중개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했던 역관들, 보부상에서 시작하여 거상을 이루게 된 상인, 짐꾼으로 시작하여 경강상인이 된 상인, 악착같이 한량들의 돈을 벌어들인 기생, 이앙법과 함께 형제들이 서로 힘을 합쳐 가족을 부자로 만든 농부들의 이야기까지 16인의 부자되기 이야기는 양반이 아니면 죽어도 변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조선에서도 운명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이 있었음을 알게 해줬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속담이 있다. 조선 부자 16인의 이야기가 딱 이들에게 하던 말인 듯 싶다. 부를 일궈낸 모든 사람들은 항상 절약하고 검소하게 소비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며 사람들로부터 믿음을 쌓아나갔다. 유년시절 돈이 없어 기생집에 팔려갔던 김만덕이 그러했고, 수많은 자식을 거느렸던 소금장수 김생이 그러했다. 약장수로 부자가 된 이경봉을 비롯하여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포기했다. 그처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그들은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 성실하게 일했고, 성실하게 일한 결과로 받은 돈은 아끼고 아껴 종잣돈을 모아나갔다.

그리고 시대적으로 어려운 순간이 찾아오면 자신의 부를 주변 이웃을 위해 나누어주는 온정까지 베풀면서 살아갔다. 흉년이 들었을 때, 그들은 자신의 곳간을 열어 주민들을 구제하였다. 제주도에 해일이 덮쳤을 때 김만덕은 자신이 악착같이 기생짓을 하며 벌었던 곡식을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었다. 경주 최부자와 김제 장석보, 그리고 러시아에 이주민이었던 최재형은 국권피탈시절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부를 나라를 위해 바쳤다. 자신이 부자가 된 것은 나라로부터 얻은 은혜이니, 나라가 어려워졌을 때 나라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과 주변 이웃들이 어려움에 쳐했을 때엔 나눔을 통해 그들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아름다운 신념이었다.

 

 [사진-2] 러시아 교민의 아버 최재형의 가족사진.   

"부자의 소중한 가치는 축적보다 분배에 있다"

  

요즘 재벌들에게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과거에도 재벌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선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재벌들의 탈세, 탈루와 같은 불법행위 뿐만 아니라, 세금감면을 위해 고졸 사원을 뽑았다가 일괄 퇴직을 받았다는 예로부터 못된 짓은 골라했다던 H사의 K회장 뿐만 아니라 일본에 토대를 두고 구내 자금을 빼간다는 L사의 S회장 이야기, 그리고 직장인들이 열심히 번 돈으로 사회 공헌에는 인색하면서도 손자들에게는 수백억의 주식을 증여한다는 이야기는 열심히 살아도 집 한채 갖기 힘든 일반인들에게는 거리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이익을 버리고 많은 사람에 유익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믿었던 교보문고의 신용호 회장, 유한양행의 유일한 회장을 비롯하여 사회 발전에 기여한 많은 존경받는 부자들이 있었다. 요즘 존경받는 기업인 발표난 것을 보면 신문사에 돈 주고 선정되는 듯한 느낌을 지우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비리회사 회장이 존경받는 기업인에 선정되어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파지 주워 모은 돈 1억을 대학교에 기부한 할머니라던가, 평생 떡볶이를 팔아 모은 돈을 학교에 기부한 사람들, 그리고 남몰래 수억원을 구세군 모금함에 넣는 기업인을 보면 피땀흘려 일한 사람만이 나눔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아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책에서 부자의 소중한 가치는 축적보다 분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어느 한 사람이 부자가 된 것은 그 부자에게 돈을 지불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요, 그 부자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부자의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자는 자신 혼자만의 힘으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사회 많은 사람들로부터 얻은 재산이기 때문에 증식된 재산의 일부는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시대에 살아가는 조상들이 어떻게 사회 정의를 실천했는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행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어떠한 삶을 살았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나아가 내가 만약 부자가 되었을 때엔 어떤 삶을 살아가는 것이 옳을 것인지 책을 통해 확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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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신청 합니다. 이런 행사가 있는 것을 뉴스로만 바라봤었는데, 행사 기간에 서울로 교육차 출장을 갑니다. 선릉에서 오후나 교육종료 후에 코엑스에 방문해서 전세계에서 온 다양한 책들을 살펴보며 즐거운 시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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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이야기 - 무신론자를 위한
조반니 파피니 지음, 음경훈 옮김, 윤종국 감수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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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책이라면 매년 수십, 수백권의 책이 출간되고 있다. 개인 신앙적 간증을 풀어놓은 에세이(이어령 씨가 대표적인 인물일게다) 뿐만 아니라 해마다 다양하면서도 쉬운 문장으로 다듬어져 출간되고 있는 성경, 그리고 예수의 인생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양한 예술적 작품으로 승화시킨 문학작품들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출간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슬람교도인 이란 출신학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정치적 혁명가로서의 인물로 다룬 책 "젤롯(ZEALOT)"이라는 책을  출간하여 큰 화재를 불러온 적이 있다. 젤롯이라는 책이 현재의 시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인생을 해석한 것이라면 이 책 '예수 이야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생을 성경에 기술된 문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인문학적 근거를 통해 확대 해석한 고전문학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 '예수이야기'는 1921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출간된 후, 카톨릭 문학의 고전 반열에 올라 여덟 차례나 재판된 책으로 1985년 판본을 번역한 책이라고 한다. 그러나 1921년이라는 시대에 쓰여진 책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현재 세대가 읽어도 어색함이 없을 화려한 수식어구를 비롯하여 다양한 예시와 인문, 역사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는 터라 읽는 내내 지루할 틈도 얿을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라는 인간의 내면 세계를 다양한 예상과 추측을 통해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었다.

 

 

성경은 크게 구약과 신약으로 구분되며, 구약은 예수가 탄생하기 전까지 인류의 탄생에서 유대인들의 심판을 사건과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한 대 서사시이고, 신약은 예수의 일대기를 통해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예수 사후 앞으로 일어날 심판의 날까지 인간이 행해야 할 행복 규범을 알려주고 있는 성전이라 할 수 있겠다.

성경에서 언급되고 있는 모든 상황과 대화에는 숨겨진 의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한 인물의 행동이나 독백, 대화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전해지고 다듬어 지면서 여러 의미를 내포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성경 속에 묘사된 상황이나 대화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제대로 알 지 못하며,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저 예수가 태어난 곳은 마굿간이었고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불가사의한 일을 행하였으며, 십자가에 못박혀 죽는 그 순간까지 모든 상황들에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저 '하나님의 의도대로' 진행되었으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예수이야기'에서는 성경에서 묘사된 상황 하나하나, 대화 하나하나, 그리고 인물의 심리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큰 그림의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의미가 추후 어떤 상황으로 전개되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신약뿐만이 아니라 구약과 그리스 신화, 중국과 인도 신화를 비롯해 석가모니(부처님)의 말씀과 행동까지 그 반경을 넓혀 읽는 이에게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을 전달해 주고 있다. 

이 책은 동정녀 마리아가 마굿간에서 예수를 낳는 장면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작부터 이 책의 저자인 조반니 파피니는 왜 하필 마굿간이어야 했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예수는 탄생에 앞서 가장 순수한 이들을 찾아갔는데 그것이 바로 가축들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작가는 가축을 숭배하는 인간으로 이야기를 확대하여 인간의 우상숭배에 대해 서술하고, 구약과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언급되는 가축들의 역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성경에서 누락되어 있는 유년 시절부터 서른 살 무렵까지 예수의 인생에 대해서도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다양한 문구를 통해 정직한 삶을 살았을 것 예상하고,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예수에게 접근했던 사탄의 시험과 열 두 제자들을 만나 그들을 제자로 삼은 이유, 그리고 제자들의 변절과 변절을 향한 예수의 이해와 사랑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가롯 유다는 어째서 얼마 되지 않는 돈에 예수를 팔아넘긴 것인지 그 미스터리에 대해 추측하고 있으며,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 홀로 하나님께 기도하고 마음을 굳힌 그의 심리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해주고 있다. 죽은지 사흘이 되지 않아 부활한 예수를 바라보는 제자들이 갖고 있었을 심리, 이를테면 의심과 부족한 믿음이 가져온 불신 등에 대해 언급하고 제자들이 가진 한계와 예수가 지녀야만 했던 삶의 무게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것이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메시아의 모습이 비폭력, 무한한 사랑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강하고 무정할 지언정 강한 이스라엘 국가를 만들어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구원자가 오길 기원했다고 한다. 매혹적인 선동가를 원했고, 물질적이고 육체적인 존재이기를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예수는 육체적 양식이 아닌 정신적 양식을 주는 사람이었고, 가진자가 아닌 없는 자, 불쌍한 자를 위한 사람이었다. 환영받지 못한 메시아의 인생을 통해 인간이라는 종족의 한계와 비도덕적, 비양심적 인생을 비판하고 반성하기를 원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한 달 전,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하여 관련된 한 종교단체가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한 번 죄를 씻으면 또다시 범죄를 저질러도 용서받는다고 들었다. 과연 지금 그들은 저지른 죄를 용서받고 있는 중인지 아니면 범한 죄에 대해 심판을 받는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종교가 갖는 역기능에 대해 예수의 인생 이야기는 사람과 종교가 나아갈 방향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주고 있었다. 그 방향은 분명 한 사람과 한 가족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종교와 목사와 사업꾼에게 모든걸 바치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책의 표지에는 무신론자를 위한 예수 이야기라고 적혀있지만, 구약과 신약 모두를 포함하고 있고, 내용의 깊이가 상당하여 무신론자 뿐만 아니라 예수라는 인물의 인생을 여러 관점에서 이해하고 싶은 신도들에게도 좋은 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읽는 내내 예전 교회를 다닐 때 한 두 줄의 성경말씀으로 한 시간 넘게 다양한 스토리를 풀어 이야기해주시던 목사님이 생각났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든 다니지 않는 사람이든, 이 책 한 권을 정독한다면 목사님께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구약과 신약을 넘나드는 방대한 작가의 배경지식을 통해 성경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일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의 피를 제물삼아 세상의 모든 인간들의 죄를 씻었지만, 우리의 죄가 없어졌다고 할 지언정, 죄를 지어서는 안될 것이며, 사랑과 나눔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성경에서 말하고자 하는 변함없는 진실이자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변하지 않는 진정한 삶의 목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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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2022-01-15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