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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만왕국 유산 시리즈 1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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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K. 제미신의 부서진 대지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십만왕국도 무척 기대하며 펼쳤다.
판타지 장르를 오랫동안 읽으면서 꽤 많은 데뷔작들을 읽어봤는데 그 기대충족의 평균점을 어딘가에 두고 보면 십만왕국은 꽤 상위에 있다고 주관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솔직히 데뷔작이라고 미리 들은 정보가 없었다면 이게 작가의 첫 소설이라고는 못 믿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세계관이 너무 맘에 들었다.
닐 게이먼의 신들의 전쟁이나 존 스칼지의 신 엔진이 언뜻 떠오르는데 신이라는 존재의 사용법때문이지 전혀 같지는 않다.

주인공은 아믄인과 다르인의 혼혈인데 아믄은 백인이겠지만 다르는 어두운 피부의 인종… 그것은 워낙 다양해서 딱 꼬집을 수 없지만 아마 작가 본인의 것과 같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태초의 삼신이 있었고 하나는 죽었고 다른 하나는 노예가 되었다. 주신인 이템파스의 대리자인 아라메리 가문의 혈통은 노예가 된 신들을 마구 부릴 수 있다. 그것이 명령이기만 하면. 하지만 신중하게 말을 고르지 않으면 그것은 자신을 찌르는 명령이 될 수도 있다. 노예가 된 신들은 복종하지만 결코 용서하지 않았고 ‘명령’이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가문의 인간들을 죽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주인공은 아라메리의 자손이지만 ‘하늘궁전’에서 자라지 않았다. 그녀는 다르와 아라메리의 혼혈로 하늘궁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랐다.

“우리는 결코 신이 될 수 없지만 인간보다 못한 존재가 되기란 놀랍도록 쉽다“

책을 받고나서 내가 사랑하는 섀도우 헌터스 시리즈의 작가 카산드라 클레어가 이 책에 코멘트한 걸 알았는데 이분 나랑 취향 겹치는 것 같아…

아니 근데 진짜로 판타지 소설을 오랫동안 읽어오고 있는데… 뜬금없이 드는 생각이지만 어째서 모든 창작되는 신,아신,정령신 등등 중에서도 밤과 죽음과 파괴를 상징하는 것들은 그토록 매력적인지? 나하도스 캐릭터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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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처방해 드립니다 1
이시다 쇼 지음, 박정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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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띠지에 쓰인 "괜찮아요. 웬만한 고민은 고양이로 해결됩니다."가 이상해보이겠지만 정말로 고양이로 해결되고 있는 문제들.

각자의 문제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수수께끼같은 길찾기로 병원을 찾아오면 의사는 처음 오는 고객은 받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딱 알맞고 적당한 고양이를 한 마리 안겨주며 고양이가 처방이라고 한다.

처방된 고양이는 딱히 마법을 쓰지도 않고, 날아다니는 등의 능력이 있지도 않고, 말을 하지도 않으며, 딱히 애교가 가득한 것도 아닌 평범한 고양이이다. 그럼에도 고양이를 맡은 사람들은 고양이가 있음으로써 조금씩 고민을 해결해나간다. 고양이에게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고양이는 그 자체로 특별하다는 것을 깨달은 거겠지..

랜선집사는 다시 남의 집 고양이들을 보러 가야겠다 ^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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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 - 신화에 가려진 여자
제시 버튼 지음, 올리비아 로메네크 길 그림, 이진 옮김 / 비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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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메두사의 머리가 어떻게 되는지 기존의 신화를 알고있어서 아주 슬픈 마음으로 메두사와 페르세우스의 대화를 읽어나갔다. 이미 알던 이야기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아서 안도와 기쁨으로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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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홈즈 Miss 모리어티
헤더 W. 페티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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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Mr.홈즈 Miss 모리어티]가 출간될 것이라는 소식을 처음 sns를 통해 접하고 그때부터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셜록 홈즈의 현대 AU소설이라고만 해도 충분히 두근거릴만한 소식이었는데, 모리어티의 Gender Swap이라니! 셜록과 모리어티가 연애하는 로맨스라니?!!! 셜록의 팬이라고 자부하는(그리고 동시에 로맨스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식을 마다할 사람이 있었을까?
책을 다 읽었기에 하는 말인데 책을 받기 전까지는 이제나저제나 책이 언제 올까 기다리며 두근거렸는데, 막상 책을 받고 나선 약간 '너무 로맨스라서 셜록 홈즈 소설 특유의 추리가 약하면 어쩌지?'하는 생각을 해버렸었다. 물론 50여 페이지를 채 읽기도 전에 그 생각은 멀리 날아가 버렸다. 로맨스의 비중이 적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추리요소가 약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바로 알아차릴 점이자 이 소설의 첫 번째 특이한 점은 소설의 화자가 제임스 모리어티(이 소설 속에서는 그냥 모리라고 한다)라는 점이다. 소녀 모리어티다. 소설에서 모리어티의 불우한 가정사에 대한 묘사가 나오기도  한다. 원작에서 셜록 홈즈의 숙적이었던 모리어티 교수를 연애대상으로 만들기 위해 동정을 살 만한 설정을 만든건가 싶기도 하겠지만 사실 그런 이유만은 아니다. 이것은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과 연계되기도 하는데 이 리뷰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는 좀 자제할까 한다. 그렇다면 이 리뷰가 그저 변죽을 울리는 것밖에 안되지 않는가 싶기도 하지만 추리에 대한 리뷰는 스포일러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게다가 이 소설의 장르를 말하자면 가장 앞에 오는 것이 로맨스이기 때문이다. 딱 한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나는 범인을 꽤 빨리 맞춰버렸다. 설마...했는데 범인이었다. 그러니 추리에 대해서는 더 깊게 이야기 하지 않겠다!!
로맨스에 대한 편식이 조금 심한 편이라 많은 수의 로맨스소설을 읽은 편은 아니라서 추리로맨스는 이 소설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죽어나가고 이야기가 심각해지는 와중에도 셜록와 모리어티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둘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기류가 소설에서 묘사되는 것이 매우 신선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작가만의 캐릭터 해석에 의해 약간씩 성격이나 비중이 수정되기는 했지만 기본적인 원작의 프레임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셜록의 독특한 성격이나 행동, 그의 추리력을 이 소설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왓슨은 예외다. 원작에서 셜록 홈즈의 동료(?)였던 닥터왓슨은 이 셜록과 모리어티 주연의 로맨스 소설에서 완전 조연으로 내려간다. 왓슨의 팬들은 약간 실망할 수도 있겠다. 솔직히 셜록과 모리어티가 연애를 하고 왓슨도 출연한다면 셜록-모리어티-왓슨의 삼각관계를 기대한 사람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이 소설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모리어티의 젠더스왑을 통해 가장 좋았던 장면이 두군데 있었는데 그건 인용으로 소개하고 싶다.
"넌 평등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구나?"
"내가 왜 그래야 해? 남자들은 안 그렇잖아. 전 세대에 걸쳐서 남자들은 통제와 권력을 위해 싸워 왔지. 어째서 여자들은 그저 동등해지는 걸로 만족해야 해?" -130p
그는 용감하게 시도했지만, 그 애의 얼굴에 도는 창백한 빛, 그 애의 브래지어가 두 치수나 작다는 것, 다시 눈물을 흘리기 바로 직전에 그애가 배에 손을 얹고 있던 행동조차 결코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는 그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다. 그가 점점 초조해하고 좌절하기에 나는 힌트를 하나 줬다. "손톱이 깨진 건 아니야." 나는 속삭였다. -240p
소설을 읽어보면 원작의 팬들이 원작과 비교하게 될 요소들과 이 소설만의 로맨스가 매우 잘 어우러져 있다. 셜록 홈즈의 팬이 아닌 사람이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로맨스 소설이긴 하지만, 그래도 공원에서 셜록에 모리에게 '미안해'라고 했을 때 셜록 홈즈가 어떤 캐릭터인지 잘 알고 있는 팬이라면 그 감동을 100배, 200배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이 소설의 작가 또한 어마무시한 셜로키언이 아닐까 하는 가정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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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퀸 : 유리의 검 1 레드 퀸
빅토리아 애비야드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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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인 적혈의 여왕을 읽고 나서 헝거게임과 비교하면 장르가 판타지보다 로맨스에 치중되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2부를 다 읽고 난 지금 그 생각을 철회해야 할 것 같다. 1부에서 메어의 두 왕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마음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면, 2부에서는 보다 판타지적인 장면들이 많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1부보다 2부인 유리의 검이 무척 재미있었다. 1부에서 메어를 괴롭히는 것이 자신의 선택이 배제된 일로 인한 것이었다면 2부에서는 좀더 많은 것들이 메어를 괴롭힌다. 호시탐탐 그녀를 노리며 심리적 압박을 취해오는 메이븐, 언제라도 자신을 떠날 것만 같은 칼, 가족들의 일, 친구 킬런의 감정, 존의 조언으로 인한 일들, 그리고 카메론의 독설들.
"내가 만약 검이라면, 나는 유리로 만들어진 검이다. 그리고 나 자신이 산산이 부서지기 시작한 것이 느껴진다."
적혈의 여왕에서도 작가인 빅토리아 애비야드는 메어의 심리를 서술하는데 무척 공을 들였는데, 유리의 검에서 좀 더 아슬아슬하게 부서지기 직전인 메어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 "방의 뒤쪽에서, 추방당한 왕자가 일어선다. 그가 내 시선을 맞받는다. 마치 그 눈만으로도 내게 불을 붙일 수 있다는 듯이. 낭비다. 내 안에는 더 이상 탈 것이 남아 있지 않다."
로맨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사실 이야기할 거리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궁정을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로맨스는 진전되지 않는다. 메어가 감옥에 갇힌 칼을 구하고, 둘이 같은 방을 쓰는 사이가 되고, 악몽 밖에서 흐르는 눈물을 지켜보는 사이일지언정 사랑의 고백이나 감정적 진전은 거의 없다. 아무래도 트릴로지인데다 극적인 진전을 위해 아껴놓은 것 같다. 하지만 사실 유리의 검을 읽으며 적혈의 군대에서 메어가 이끄는 일들과 함께 일어나는 사건들을 따라가다보면 로맨스가 뭐야 우걱우걱 하는 심정이 되어버리고 만다.
로맨스보다 판타지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2부에서 기대하던 이야기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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