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K. 제미신의 부서진 대지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십만왕국도 무척 기대하며 펼쳤다.판타지 장르를 오랫동안 읽으면서 꽤 많은 데뷔작들을 읽어봤는데 그 기대충족의 평균점을 어딘가에 두고 보면 십만왕국은 꽤 상위에 있다고 주관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솔직히 데뷔작이라고 미리 들은 정보가 없었다면 이게 작가의 첫 소설이라고는 못 믿었을 것 같다.개인적으로는 세계관이 너무 맘에 들었다.닐 게이먼의 신들의 전쟁이나 존 스칼지의 신 엔진이 언뜻 떠오르는데 신이라는 존재의 사용법때문이지 전혀 같지는 않다.주인공은 아믄인과 다르인의 혼혈인데 아믄은 백인이겠지만 다르는 어두운 피부의 인종… 그것은 워낙 다양해서 딱 꼬집을 수 없지만 아마 작가 본인의 것과 같지 않을까 생각해본다태초의 삼신이 있었고 하나는 죽었고 다른 하나는 노예가 되었다. 주신인 이템파스의 대리자인 아라메리 가문의 혈통은 노예가 된 신들을 마구 부릴 수 있다. 그것이 명령이기만 하면. 하지만 신중하게 말을 고르지 않으면 그것은 자신을 찌르는 명령이 될 수도 있다. 노예가 된 신들은 복종하지만 결코 용서하지 않았고 ‘명령’이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가문의 인간들을 죽일 준비가 되어있었다.주인공은 아라메리의 자손이지만 ‘하늘궁전’에서 자라지 않았다. 그녀는 다르와 아라메리의 혼혈로 하늘궁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랐다. “우리는 결코 신이 될 수 없지만 인간보다 못한 존재가 되기란 놀랍도록 쉽다“책을 받고나서 내가 사랑하는 섀도우 헌터스 시리즈의 작가 카산드라 클레어가 이 책에 코멘트한 걸 알았는데 이분 나랑 취향 겹치는 것 같아…아니 근데 진짜로 판타지 소설을 오랫동안 읽어오고 있는데… 뜬금없이 드는 생각이지만 어째서 모든 창작되는 신,아신,정령신 등등 중에서도 밤과 죽음과 파괴를 상징하는 것들은 그토록 매력적인지? 나하도스 캐릭터가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