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퀸 : 유리의 검 1 레드 퀸
빅토리아 애비야드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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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인 적혈의 여왕을 읽고 나서 헝거게임과 비교하면 장르가 판타지보다 로맨스에 치중되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2부를 다 읽고 난 지금 그 생각을 철회해야 할 것 같다. 1부에서 메어의 두 왕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마음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면, 2부에서는 보다 판타지적인 장면들이 많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1부보다 2부인 유리의 검이 무척 재미있었다. 1부에서 메어를 괴롭히는 것이 자신의 선택이 배제된 일로 인한 것이었다면 2부에서는 좀더 많은 것들이 메어를 괴롭힌다. 호시탐탐 그녀를 노리며 심리적 압박을 취해오는 메이븐, 언제라도 자신을 떠날 것만 같은 칼, 가족들의 일, 친구 킬런의 감정, 존의 조언으로 인한 일들, 그리고 카메론의 독설들.
"내가 만약 검이라면, 나는 유리로 만들어진 검이다. 그리고 나 자신이 산산이 부서지기 시작한 것이 느껴진다."
적혈의 여왕에서도 작가인 빅토리아 애비야드는 메어의 심리를 서술하는데 무척 공을 들였는데, 유리의 검에서 좀 더 아슬아슬하게 부서지기 직전인 메어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 "방의 뒤쪽에서, 추방당한 왕자가 일어선다. 그가 내 시선을 맞받는다. 마치 그 눈만으로도 내게 불을 붙일 수 있다는 듯이. 낭비다. 내 안에는 더 이상 탈 것이 남아 있지 않다."
로맨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사실 이야기할 거리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궁정을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로맨스는 진전되지 않는다. 메어가 감옥에 갇힌 칼을 구하고, 둘이 같은 방을 쓰는 사이가 되고, 악몽 밖에서 흐르는 눈물을 지켜보는 사이일지언정 사랑의 고백이나 감정적 진전은 거의 없다. 아무래도 트릴로지인데다 극적인 진전을 위해 아껴놓은 것 같다. 하지만 사실 유리의 검을 읽으며 적혈의 군대에서 메어가 이끄는 일들과 함께 일어나는 사건들을 따라가다보면 로맨스가 뭐야 우걱우걱 하는 심정이 되어버리고 만다.
로맨스보다 판타지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2부에서 기대하던 이야기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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