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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가르고 치다 - 난장과 끝장의 교사 욕망 분출기
김준산 지음 / 네시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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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취해 학교와 사랑에 빠진 새내기 교사들은 학교와 '찐한' 연애를 합니다. 밤낮 없이 학교를 사랑해줍니다. 하지만 불멸의 사랑이 없듯, 새내기 교사들의 연애 또한 길지 않습니다. 길어진 만남에 늘어진 연애 감정처럼, 학교를 대하는 교사들의 열애 또한 쉽게 식습니다. 학교의 죽은깨가 보이고 화장발이 보입니다. 완벽했던 사랑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슬슬 학교의 실체가 유토피아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열정은 식고 생각은 많아집니다. 새내기 교사에게 학교란 냄비 같은 유토피아입니다. 유리 같은 천국이고, 빨리 식는 첫사랑입니다.-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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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일기 1 :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이오덕 일기 1
이오덕 지음 / 양철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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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교실에 있다가 보니, 참새 한 마리가 들어와 나가지 못하고 천장으로만 돌아다닌다. 아이들이 알면 야단일 텐데,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교실에 있어도 아직 모르는 모양이다. 곧 바깥에 있는 아이들을 부르고, 그래서 참새 잡는다고 고함을 치고 하여 큰 소동이 벌어질 것 같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참새를 발견하고도 야단하는 아이가 없다. 한 아이가 "아, 참새가......" 했을 뿐, 다른 아이들도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만 있다.
"창밖으로 나가면 될 건데....." 하고 뜻밖에 동정을 하기도 했다. 그래 내가 "창문이 낮아서 낮게 내려오면 아이들한테 잡힐까 싶어 천장으로만 돌아댕기는 모양이다" 이렇게 말했더니 어떤 아이가 "그럼, 우리 모두 나가 주자!" 하고 나갔다. 다른 아이들도 따라 나갔다. 참 뜻밖의 아이들이구나 싶었다.-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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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여자친구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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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친구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lonely`라는 게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만, 다만 한국어로 어떻게 말하는 것인지 알지 못해서.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나는 가만히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숲과 잠에서 깬 아이와 사원의 기둥처럼 늠름한 다리를 가진 코끼리를 바라보고 있다가 혼자 중얼거린다. 저는 외롭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저는 고독합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저는 쓸쓸합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마치 눈이 내리는 밤에 젖지 않는 개와 마찬가지로 저는…… <모두에게 복된 새해 - 레이먼드 카버에게>-140~141쪽

"배를 타고 대양을 건너 우리는 하늘을 봤고 우리는 별을 봤고 우리는 바다를 봤지. 하지만 결국에 우리가 보게 되는 건 자신이지.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너는 너만을 이해했을 뿐이야. 음식을 맛볼 때, 너는 차이를 맛보는 거지, 그 미각을 맛보는 게 아닐 수도 있어. 재클린만 해도" <웃는 듯 우는 듯, 알렉스, 알렉스>-225~226쪽

"그럼 할 말은 여기서 할게. 알래스카 코르도바에 마리 스미스라는 에야크 인디언이 살아. 이 지구상에서 에야크어를 사용하는 마지막 인간이야. 사람들이 그 소감을 묻자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대. `그게 왜 나인지, 그리고 왜 내가 그런 사람이 된 건지 나는 몰라요. 분명한 건 마음이 아프다는 거죠. 정말 마음이 아파요.` 듣는 사람이 없으면 말하는 사람도 없어. 세계는 침묵이야. 암흑이고." <달로 간 코미디언>-2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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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정환 옮김 / 자유문학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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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멋진 여행의 동반자이지만 결국 각자의 궤도를 그리는 고독한 금속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것은 멀리서 보면 유성처럼 아름답지만 실제로는 각자 그 틀 안에 갇힌 채 그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죄인같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 거예요. 두 개의 위성이 그려 내는 궤도가 우연히 겹쳐질 때 우리는 이렇게 얼굴을 마주볼 수 있죠. 또는 마음을 합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건 잠깐, 다음 순간에는 다시 절대적인 고독의 틀 안에 갇히게 되는 거예요. 언젠가 완전히 연소되어 제로가 될 때까지 말이에요."-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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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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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도 이따금 거짓말을 한다.
마지막으로 거짓말을 했던 건 작년이다.
거짓말을 하는 건 몹시 불쾌한 일이다. 거짓말과 침묵은 현대의 인간 사회에 만연해 있는 거대한 두 가지 죄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자주 거짓말을 하고, 자주 입을 다물어버린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1년 내내 쉴 새 없이 지껄여대면서 그것도 진실만 말한다면, 진실의 가치는 없어져버릴지도 모른다.-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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