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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2
사와키 고타로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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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무것도 불편한 것은 없어요. 나는 텔레비전도 필요 없고, 새로 나온 책도 필요 없기 때문이지요. 그저 옛날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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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코필리아 - 뇌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
올리버 색스 지음, 장호연 옮김, 김종성 감수 / 알마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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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의미나 해석을 줄기차게 구하려는 경향은 왜 생기는 걸까? 어떤 예술도 의미나 해석을 위해 존재하지 않으며, 특히 음악은 더더욱 그렇다. 음악은 감정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예술이면서 전적으로 추상적인 성격을 띠므로 무엇인가를 재현하는 힘이 전혀 없다. 우리는 연극을 보며 질투, 배신, 복수, 사랑을 배울 수 있지만 음악, 특히 기악 음악은 이런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는다. 음악에는 놀라운 형식미, 거의 수학에 가까운 완벽한 형식미가 있으며, 가슴을 저미는 부드러움과 통렬함, 아름다움을 선사한다(물론 바흐는 이런 것들을 능수능란하게 뒤섞은 대가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을 회상하며 상상력(또는 심지어 환청)을 발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것으로 음악의 이유는 충분하다. 또는 로돌포 이나스Rodolfo Llinás가 말했듯이 이유가 전혀 없어도 상관없다.-67쪽

마이클은 한시도 음악에서 풀려나 쉬어본 적이 없다. 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강조한다. "그 애는 고요한 석양의 아름다움을 즐기거나 말없이 숲 속을 걷거나 완벽한 정적 속에 파묻혀 책을 읽고 생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답니다."-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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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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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이었다. 특별한 대화도 없이 그저 웃기만 했는데 가게를 나올 무렵 우리는 친구가 되어 있었다. 가게를 나와서 안 일이지만, 우리가 걸어온 방향의 반대편 - 즉 입간판의 또 다른 면엔 역시나 아크릴로 크게 〈호프〉가 적혀 있었고, 그 아래 적힌 작은 영문의 〈HOPE〉를 우리는 볼 수 있었다. 난데없는 희망이 그토록 우리의 가까이에 있던 시절이었다.-95쪽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 호프집의 입간판에도... 담배의 케이스에도 <희망>이란 글자를 새기는 게 인간이야. 문득... 그래서 그런 생각도 드는 거야. 살아 있는 인간들은 모든 죽은 자들의 희망이 아닐까 하는... 그래서 정말이지 꼭 한 번은 그에게 보여주고 싶은 거야.-3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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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
사샤 스타니시치 지음, 정지인 옮김 / 낭기열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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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외할머니는 라픽 할아버지가 강물에 얼굴을 담근 채 드리나 강과 결혼을 했던 그날부터 귀가 먹게 되었다. 우리 고장에서는 드문 일이었지만, 할머니와 라픽 할아버지는 이미 여러 해 전에 이혼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결혼은 문제 될 게 없었다. 라픽 할아버지가 땅에 묻힌 뒤, 할머니는 할아버지 무덤 곁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무 요리도 만들어오지 않았고,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고, 검은 옷도 입지 않았지만, 당신을 용서하기 위해 책 한 권을 가득 채웠어요. 할머니는 쪽지들을 잔뜩 꺼내고서 거기에 적힌 것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루 낮과 밤 동안 할머니는 무덤 곁에 선 채로 한 단어 한 단어, 한 문장 한 문장,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으며 용서했다. 그 뒤로 할머니는 더는 말하지 않았고, 다시는 어떤 질문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393~3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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