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코필리아 - 뇌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
올리버 색스 지음, 장호연 옮김, 김종성 감수 / 알마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런데 이렇게 의미나 해석을 줄기차게 구하려는 경향은 왜 생기는 걸까? 어떤 예술도 의미나 해석을 위해 존재하지 않으며, 특히 음악은 더더욱 그렇다. 음악은 감정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예술이면서 전적으로 추상적인 성격을 띠므로 무엇인가를 재현하는 힘이 전혀 없다. 우리는 연극을 보며 질투, 배신, 복수, 사랑을 배울 수 있지만 음악, 특히 기악 음악은 이런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는다. 음악에는 놀라운 형식미, 거의 수학에 가까운 완벽한 형식미가 있으며, 가슴을 저미는 부드러움과 통렬함, 아름다움을 선사한다(물론 바흐는 이런 것들을 능수능란하게 뒤섞은 대가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을 회상하며 상상력(또는 심지어 환청)을 발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것으로 음악의 이유는 충분하다. 또는 로돌포 이나스Rodolfo Llinás가 말했듯이 이유가 전혀 없어도 상관없다.-67쪽

마이클은 한시도 음악에서 풀려나 쉬어본 적이 없다. 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강조한다. "그 애는 고요한 석양의 아름다움을 즐기거나 말없이 숲 속을 걷거나 완벽한 정적 속에 파묻혀 책을 읽고 생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답니다."-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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