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위한 정의 - 번영하는 동물의 삶을 위한 우리 공동의 책임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이영래 옮김, 최재천 감수 / 알레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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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는 방법을 습득했다.
그 동물들 중에서도 모든 지구의 구석구석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인간은 "욕심"이라는 특성을 진화 시켜 생존했고,덕분에 '지배자' 또는 '파괴자'의 위치에 올랐다.
그래서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부르며 '동물'이라는 단어에 포함 되기를 거부한다.

특정한 상황이 주어지면 즉각적으로 주변의 상황을 비교/구분하고, 그 상황에서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우위에 서는 것을 생존 전략으로 삼으니, 생존을 위해서는 무차별적인 파괴나 억압 그리고 침해 심지어 절멸을 시키는 것 까지도 용납적인 자세를 취한다.

인간의 욕심은 자본주의(인간만의 기준으로 만든 도구&법&문화 등 특히, 대형 자본)와 만나 위력을 증폭 시켰다. 인간의 사회도 자본의 흐름에 따라 여러 갈래의 층으로 나뉘다 보니, 동물들에 대한 관심이나 제도를 만드는 것은 그들에게 시간낭비처럼 보였을 것이다.

동물권을 위한 활동과 철학은 오래전 부터 존재 해 왔었지만, 인간은 그들의 "욕심"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공장식 축산, 동물 실험, 밀렵, 동물 전시와 서커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은 동물들의 삶을 침해하고 착취하여 "욕심"을 채웠다.

근래에 들어서 인간이 스스로 파괴한 환경에 의에 크고 작은 피해를 입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 인간은 자연 그리고 동물의 삶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 자본주의적 허영과 욕심의 덩어리를 안고 살아 가고 있었고, 반려동물과 생활하면서 겪는 여러가지 불합리를 마주하고서야 '정말 내 반려견에게 행복한 삶을 제공하고 있는가?' 라는 반성의 기회를 가져볼 수 있었다.
어쩌면 '반려'라는 미명하에 나에게 맞게 길들여진 개는 그 종족들과 자유롭게 살아갈 의지를 꺾이고 내 곁에 앉아 있는 것을 행복으로 느끼게끔 훈련되어지고 세뇌 되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했다.

덕분에 여러가지 자료들을 찾아 보게 되면서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반려동물 뿐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지구의 모든 생명들이 존중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비건으로 그리고 제로 웨이스트로 이어지는 삶을 지향하게 되었다.

하지만 주변의 사람들에게 논리적으로 내 의견을 주장하거나 철학적, 역사적 특히 법학적 근거를 제시하기란 많이 힘든 실정이었다.

동물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바이블 처럼 여겨지는 "동물해방"을 넘어선 근거를 제시한 마사 너스바움의 "동물을 위한정 의"는 그런 면에서 동물권에 내린 단비와 같다.

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 고전학자, 여성학자인 마사 너스바움은 폭넓은 지식을 이용하여 동물에 관한 전문적이고 지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세부적인 사례들과 예시들은 우리 사회가 처해있는 동물에 대한 태도를 경각시키기에 충분하다.

물론, 그녀가 제시한 모든 이론들이나 논거를 다 이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철학적인 고찰과 법학적인 반론은 동물권 문제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으로서 우리는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에서 해방되었다는 말에 동감한다!

나의 접근법은 쾌고감수능력이 있는 모든 존재의 이익에 동등한 비중을 두고 쾌고감수능력을

대단히 중요한 경계로 삼는다는 면에서 공리주의와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고통이 대단히 중요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끝내는 것이 급박한 목표이긴 하지만

동물은 행위의 주체이며 그들의 삶에는 존엄, 사회적 역량, 호기심, 놀이, 계획, 자유로운 이동 등 다른 관련된 측면들도 있다.

따라서 그들의 번영은 단순한 만족의 상태가 아닌 활동 선택의 기회라는 측면에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 P108

동물이 중요한 것은 우리와 유사성 때문이 아니라 존재 자체 때문이다.

그런 유사성이 없더라도 동물을 그 자체로 여전히 중요하고 그들의 노력은 지지할 가치가 있다.

달리 표현하면 코스가드에게 동물이 중요한 것은 사실상 사고다.

우리는 우연히 그들과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나는 동물 삶의 가치는 그들의 삶 안에서 비롯 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가 있고 독특한 종 각각은 우리와의 유사성 때문이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다. - P123

우리 인간만이 의식 혹은 자아를 가진 유일한 생물이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모든 동물은 자신의 상태에 세상이 주는 영향을 경험한다.

모든 동물은 세상에서 상관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찾는다.

동물은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경험하는 다양한 경험 방법을 갖고 있다.

동물적 자아를 갖는다는 것은 바로 그런 인식과 세상에 대한 관점을 포함한다. - P127

동물이 현재 겪고 있는 심각한 곤경 - 서식지 상실, 육류 산업의 고문, 밀렵, 플라스틱으로 가득한 바다 -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어야만 끔찍한 동물의 고통을 막는 행동이 취해진다고 주장하고 싶다.

물론 기사, 책, 영화는 인간이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기록하는 불만을 목소리, 인간이 보여주는 참기 힘든 상황은 그 당사자인 동물과 그들의 삶에서 중요하다. - P172

역량 접근법은 쾌고감수능력이 있는 모든 생물에 대한 가장 큰 해악, 고통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고통 이외에도 나쁜 일이 존재한다.

생물은 자유로운 이동, 종에게 정상적인 사회, 편안한 방식으로 놀고 자신의 능력을 이용할 기회를 빼앗길 수 있다.

이런 모든 신체적 고통 없이도 가능하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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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귤멍멍이 유기견 아이돌 - 국내 최초 유기견 아이돌 프로젝트!
구낙현.김윤영 지음 / 동그람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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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유기견 아이돌 프로젝트!

우연히 제주의 어느 마당에서 구조된 과즙미 넘치는 시골 댕댕이들을 귤엔터에서 영입하여,

연습생 시기를 거쳐 반려견으로 데뷔하는 감동과 가슴벅찬 스토리가 있는 책이다.

상콤 발랄한 컨셉이지만 나는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작가 구낙현님과 김윤영님의

노고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서 이만큼 뜨거울 수 있을까?


나 또한 보호소 앞에 유기 된 개 한 명(命)과 동거중이고, 녀석과 울고 웃는 나날들이 이어지면서 그 한 명(命)의 반려견도 인간의 영역에서 함께 생활하는데 소모되는 감정과 에너지가 많은데, 무려 19명(命) + 곰배이사를 마당에서 구조하여 산책하고, 훈련하고 반려견으로 데뷔시키는 일을 해 냈으니, 이 분들은 진짜 나라에서 상이라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일러스트와 사진에는 귀염뽀짝 사랑스러움이 가득 묻어나지만 그 그림과 사진 뒤의 아픔들과 정성과 어려움들이 그대로 느껴져 아름답게 슬픈책이었다.


개들을 위해 살신성인(殺身成仁) 몸을 바친 작가님을 이제서야 책으로 만나게 되었고, 진작 알고 도움을 드리지 못한 것이 부끄러움으로 남았다.

작년 봄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면서 개들의 3차 흡연(밟거나 냄새를 맡으면서 유해물질 흡수)을 우려해 담배 꽁초를 4달 정도 주웠던 적이 있다. 버리는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은데, 매일 매일 똑 같은 길에서 같은 숫자의 꽁초를 주우며 지쳐 갈 무렵 아이러니 하게도 허리에 병이 생겨 병원을 찾았더니, 굽히는 행위를 절대 삼가하고 되도록이면 휴식을 하라는 말을 듣고, 쓰레기와 꽁초를 줍는 일을 포기해 버렸다.


혼자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산책길, 그리고 병까지 얻다보니 막다른 골목에서 큰 벽 같은걸 만난 기분이었달까? 책을 읽다보니 구낙현, 김윤영 작가님들도 그런 마음이 들었던 순간이 많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가는 그 벽을 뚫어내는 도구를 만들어내고, 결국은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레 겁먹고 쉽게 포기해 버린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것은 약 4개월동안 모은 자잘한 꽁초 조각들만 20kg이 넘었다는 사실이다.




육견, 번식견, 마당견, 반려견의 구분은 없다.

그걸 구분 짓는다면 미국에 있는 거의 모든 개들이 육견이자 마당견이자 맹견(핏불과 핏불 교배종이 20%이상)이다. 참고 사이트 https://www.pitbullinfo.org/pit-bulls-population.html


우리는 구분을 통해서 벽을 쌓고 소통과 공감의 고리를 끊어 버린다.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그들이 부러웠던 것은 개와 사람의 유대였다.
큰개, 작은개, 예쁜개, 종자견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을 만나면 개를 쓰다듬어도 될까요? 이 이이는 몇살인가요? 가 그들의 첫마디였다.

너나없이 유기견 보호소에서 개를 입양해 오는 문화라서 유기견을 입양했다는 자체가 이야깃 꺼리가 되지도 못했다. 열린마음의 사람들과 만나는 개들은 하나같이 순둥이였다.
경계와 구분을 허물면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진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한국에서는 반려견을 단속하는 일만으로도 사실 벅차다.
맘 편하게 산책하고 싶은데, 그 소소한 산책마저 긴장의 연속이다.
사정이 그러하다보니 이 나라에 살고 있는 반려견들은 진짜 자유를 느끼고 살고는 있나 싶을 때도 있다.


책의 마지막 무렵 몇몇 아이들이 해외진출을 성공했다는 글을 보면서,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해외입양을 보내는과정이 국내보다 쉽지는 않겠지만, 주택구역의 블록마다 공원(개공원), 산책로 그리고 마당까지 주어진 미국의 환경(동부와 서부가 다를 수 있음) 그리고 진도 정도의 사이즈는 소형견 취급하는 곳에서 활개를 치며 살아갈 생명들의 이야기에 안도를 느꼈다.

 

4컷 만화 덕분에 재미를 더하며 읽었던 우리는 귤멍멍이 유기견 아이돌!
구낙현님, 김윤영님 두분의 노고에 다시한번 감사를 표하며!

귤엔터 화이팅!

응원을 해 주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사람들 입에 회자되는 것에 비해 제대로 된 입양 문의는 손에 꼽았다. SNS 활용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아 SNS 별 알고리즘을 공부하고 노출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도 고민했다. 타겟팅을 잘못하고 있는 걸까? 입양 기준이 너무 높은가? 예쁜 사진과 아이돌 콘셉트의 게시글을 올리는 것 외에도 할 수 있는 홍보 방법을 총동원해 보기로 했다. 유기견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예인들이나 인플루언서들에게 홍보를 부탁하기도 했고, 동물 관련 기사를 쓴 기자들의 메일을 수집하여 제보 메일을 보내 보기도 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며칠을 메시지와 메일을 보내는 데에 집중했다.

우리가 평소에 좋아하거나 응원해왔던 유명인들, 특히 진도믹스견이나 잡종견을 구조, 임시 보호한 경험이 있거나 반려 중인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그중 감사하게도 몇몇 분들이 취지에 공감하여 홍보글을 공유해 주었다. - P105

서울과 제주를 오고가는 장거리 운전으로 허리 디스크가 생겨, 앉는 것도 걷는 것도 어려운 상태였다. 병원에서 자주 물리치료라도 받으러 오라고 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아 진통제를 먹으며 산책을 하고 있었다. 산책을 하다 약효가 떨어지면 길가에 벌렁 누워야 했다. 그날도 동물병원까지 개들을 이동시키며 켄넬을 여러 번 들었다 놨다 하느라 녹초가 되어 있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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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의 정석 - 취향 속에서 흥청망청 마시며 얻은 공식
심현희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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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이 약하다.

약하다기 보다 알콜을 잘 받아 들이지 못한다.

어떤 도수가 되었든 술을 마시면 얼굴이 달아 오르고, 기도가 부풀어 숨쉬기가 상당히 힘든 상황이 된다.

그래서인지 멋모르고 술을 마시던 시절엔 뇌가 저절로 꺼져 버렸던 것 같다.

숨을 쉬게는 만들어 놔야 하니 블랙 아웃이 되면 살아는 있겠지라는 뇌의 최후의 방어라고 할까?

그래서 책 중간중간 보이는 술병들의 행렬을 보며 진정한 주당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만 좋아하는 고래였다면 책을 읽다가 손을 놓았겠지만, 그녀는 좋아하는 것을 넘어 애주가 외길을 뚝심있게 걸으며, 인생의 깨달음 같은 걸 얻은 것 같다.

이럴 때 우리는 '정통했다'라는 말을 쓴다. 심현희 작가가 말하는 주당의 세계는 그러했다.


AI가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에 지극히 인간적인 '술'에 관심을 가지고 즐긴다는 것은 나와 주변 사람들을 깊이 들여다볼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맛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더욱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P. 020


그녀가 말하는 덕업의 일치, 그것을 인생을 통틀어 술에 쏟아 부은 느낌이라 경외심 까지 생기기도 했다.

이정도로 진심이라면...


히 주류회사 직원들의 '덕업일치'를 지켜보고 있으면 매우 놀랍다. 이들은 출근하면 아침부터 회사에서 각종 술을 테이스팅하고, 술을 공부하고, 마케팅 전략을 짜고, 영업을 뛰고, 시음회를 열고, 저녁에 또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가끔 홈술도 한다. 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술의 매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애초에 할 수가 없는 일이다. 또 '식욕'이라는 본능에 충실해 살아가기에 흥과 끼가 넘치는 사람들이 많다.

P. 061


나는 어떤것이 이정도로 미쳐 본 적이 있는지 반성하게 되는 순간이다.



작가는 몸매를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술 덕분에 불어난 몸을 이세이 미야케를 통해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켰다. 지금의 내 상황에 굴하지 않고 자신을 끊임없이 사랑하는 방법을 그녀는 알고 있는 것이다!


금 더 살아보니 인생이라는 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운명에 맡기는 것. 아무리 농부가 열심히 포도를 길러도 자연적으로 형성된 테루아(terroir)의 특성이나 매해 달라지는 날씨를 이길 순 없고, 내가 살아 숨 쉬는 주변 공기 속의 효모가 그해의 포도즙을 어떻게 와인으로 바꿀지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인생도 그랬다.

다만 나는 묵묵하게 나의 역할에 집중하고, 하루 하루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었다. 인생이 길게 보면 고통이라는 것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지만, 짧은 순간에 스치는 행복을 온몸으로 느끼고 흡수해 삶을 버텨낼 에너지로 삼는 것이 곧 내 삶이었다.

P. 084 - 085

어떤 방향으로든 그 분야에 정통한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하는 말들이 있다.

나를 있든 그대로 받아 들이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결과에 연연해 하지 않는 것.

그녀는 술을 통해 삶을 성찰 했다.


술이라는 매개체가 긍정적인 요소만 포함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요가를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또는 자기계발을 통해서 인생의 단계를 업그레이드 하는것과 같이 그녀는 술과 함께 성장하고 어떤 철학의 지점에 도달했다. 그런 성찰이 있었기에 작가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대가들도 만날 기회가 생겨나게 되었을 것이다.

배우 이미연, 신의 물방울의 작가, 오크통을 만드는 장인에 이르기 까지...



그녀는 또한 페어링에 남다른 재주를 보인다. 책 속에서 많은 음식과 술의 합을 맞춰 놓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커리칩스와 영화 프리즌 브레이크 이 조합에 박수를 쳤다. 참 재주가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읽는내내 내가 넘보지 못한 영역을 몰래 옅본 것 같아 즐거운 책이다.

술을 사랑한다면 1독을 권하게 될 것 같다.



AI가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에 지극히 인간적인 ‘술‘에 관심을 가지고 즐긴다는 것은 나와 주변 사람들을 깊이 들여다볼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맛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더욱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 P20

특히 주류회사 직원들의 ‘덕업일치‘를 지켜보고 있으면 매우 놀랍다. 이들은 출근하면 아침부터 회사에서 각종 술을 테이스팅하고, 술을 공부하고, 마케팅 전략을 짜고, 영업을 뛰고, 시음회를 열고, 저녁에 또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가끔 홈술도 한다. 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술의 매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애초에 할 수가 없는 일이다. 또 ‘식욕‘이라는 본능에 충실해 살아가기에 흥과 끼가 넘치는 사람들이 많다. - P61

조금 더 살아보니 인생이라는 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운명에 맡기는 것. 아무리 농부가 열심히 포도를 길러도 자연적으로 형성된 테루아(terroir)의 특성이나 매해 달라지는 날씨를 이길 순 없고, 내가 살아 숨 쉬는 주변 공기 속의 효모가 그해의 포도즙을 어떻게 와인으로 바꿀지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인생도 그랬다.



다만 나는 묵묵하게 나의 역할에 집중하고, 하루 하루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었다. 인생이 길게 보면 고통이라는 것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지만, 짧은 순간에 스치는 행복을 온몸으로 느끼고 흡수해 삶을 버텨낼 에너지로 삼는 것이 곧 내 삶이었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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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해 베트남어 첫걸음 - 1권으로 단숨에 해결
홍빛나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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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다 보면 꼭 만나게 되는 출판사 동양북스!

대학시절 나도 언어를 전공하다보니 전공서적과 사전들을 아직도 책장에 전리품 처럼 모셔두고 있는데, 동양북스의 일단해 베트남어 첫걸음 교재를 접하는 순간 내 전공도서들과 비교해 보니 세상 공부하기 좋아졌다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무거운 사전과 CD플레이어나 카세트 테이프로 공부하던 시절을 지나 QR코드 하나면 동영상 강의와 MP3 원어민 발음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오고보니 어르신들이나 입에나 오르내릴 것 같은 격세지감(隔世之感)을 온 몸으로 실감한다.




강의실을 벗어나면 0가 되던 시절, 교수님의 강의를 되돌려 볼 수 없으니 기억에 의존해 공부하던 한계가 사라진 동양북스의 일단해 베트남어 첫걸음!

나만 부지런을 떨면 언제 어디서든 내가 앉은 자리가 그리고 내 손에 잡은 핸드폰이 강의실을 대신 해 준다.

돌려보고 또 돌려보고...

아무리 발음이 어려워도 100번 돌려보면 내 입에서 맴돌 수 밖에 없는...

언어는 결국 일상에 녹아 들어야 내 것이 되는 것이다!




일반 교재들과 전체적인 분량은 비슷하지만 단원별로 분철이 되어 있어 한권씩 꺼내다 보면 분량의 압박에서 벗어나 하루하루 공부 할 수 있는데, 어릴적 받아보던 학습지와 유사한 형태라 부담없이 접근 할 수 있는 것이 동양북스의 일단해 베트남어 첫걸음의 매력이다.




그리고, 12과로 나눠진 분량중에 내가 더 관심이 가거나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부분만 딱 꺼내서 예습 또는 복습도 가능한 형태라 기동성(접근성)과 집중력 두가지의 토끼를 한번에 잡은 것 같다!


이제 꾸준히 진도만 따라가면 초급 베트남어는 나의 것!
강사님이 베트남 문화도 중간중간 잘 설명해 주시니 수업이 더 재미있는 것은 덤!
앞으로의 수업이 기대가 된다.


📌 "본 게시물은 동양북스 베트남어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 후 작성한 솔직한 후기이며,

소정의 혜택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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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 - 제5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작 웅진 모두의 그림책 47
길상효 지음, 조은정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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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고 먹먹해지는 기분이들었다.

사람과 반려동물은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지만 서로의 삶의 속도는 7~8배 차이가 난다는걸 알기에 책 어디쯤에 분명 막지 못하는 헤어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고 또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툭 하고 던져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무심히 한살 두살...

그러다 숫자는 15에서 멈춘다.

강아지에서 개로 그리고 노견으로 변하는 동안 소녀도 유아기에서 아동으로 그리고 청소년으로 변해간다.

소녀는 그 후로도 세월에 따라 한살 두살 더 나이를 추가하지만 개의 삶은 15에 멈추어졌다.

그럼에도 늘 함께...

내 심장에서 살며 내 추억 속 최고의 단짝이자 동갑내기 친구.

내게도 사랑과 위로가 뭔지 알려준 반려견 럭키를 추모하며,

최근 강아지 별로 떠난 정우열 작가의 반려견 풋코 (https://www.instagram.com/olddog/)의 명복도 더불어 빌어본다.

영원한 동갑 - P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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