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병원에 왔습니다 - 잘 몰라서 더 진심인 우당탕탕 취재기
신윤섭 지음 / 동그람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8년을 키웠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던 아이를 강아지 별로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보호소에서 유기견을 입양했다. 미국에선 반려동물의 엄마 노릇이 처음이라 많이 부족하기도 했고, 항상 건강해 보였던 개가 그렇게 급작스럽게 떠나버릴 줄 몰랐기에 제법 심한 펫로스 증후군을 겪었다.

아이가 떠나고 1년, 두번째 아이는 더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 예전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고민한 후에 입양을 결정했다. 별이 된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득 안고서 그 다음 아이를 맞이 하는건 세상에 버려진 많은 아이들 중 하나라도 보듬고 싶은 마음과 아이가 주는 따뜻한 체온을 포기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반려동물 관련 채널을 팔로우하고 되도록이면 많은 책과 기타 자료를 모르려고 하고 있음에도 세상의 이야기들은 계속 업데이트 되기 마련이라 새책들은 사심을 품고 '서평단'에 응모하는데, 이 번에 받게 된 신윤섭 작가의 (잘 몰라서 더 진심인 우당탕탕 취재기) '동물, 병원에 왔습니다'는 작가의 진심과 객관적인 시선이 적절히 버무려져 중심을 잘 잡은 에세이였다. 역시 방송작가!

 


책은 반려동물과 산전수전을 다 겪어본 사람에게는 눈물로 답할 것이고, 아직 반려를 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객관적인 정보로 재미를 줄것이다.


나는 책을 읽으며 먼저 별나라로 떠난 내 반려견을 많이도 아주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든을 슬프게 하고 떠나고 싶지 않아. 이든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하는 게 내 삶의 이유니까."

A Dog's Purpose 2017

--------------------

 

베일리 어게인 이라고 한국에 상영된 영화 A Dog's purpose (어느 노래 제목처럼 '개, 존재의 이유' 라고 하는게 '개의 목적' 이라는 단도직입의 제목 보다 나을 것 같다. 그래서 한국에는 영화 제목을 베일리 어게인으로 바꿨겠지만...) 처럼 럭키도 다시 태어 나길 바란다.

나는 너처럼 착하게 살다가 천국에 갈 수 없을 것만 같아서...
너를 보낸 것만으로도 이미 큰 죄를 저지른 것 같아서...
그래서 니가 다시 한번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신윤섭 작가가 이 영화를 책에서 거론 했을때, 나는 자제력을 잃어 버렸던것 같다.

그리고, 곧바로 2연타... 고 신해철 (N.EX.T)의 날아라 병아리!

신윤섭 작가는 희곡의 복선처럼 딱딱 맞는 곳에 딱딱 맞는 효과를 넣어 두었다.

따로 특수효과나 자막 없이도 머리에서 자동 플레이되는.... 방송에서 보여주는 기-승-전-감동-결말의 순서처럼 그렇게 갈피 잃은 마음을 흔들어 재꼈다. 글을 읽으면서 이만큼 마음이 휘몰아쳐 버리다니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런 구절들로 눈물 쏙 뽑는걸 보니 천상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려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무력감을 이겨내려 안간힘을 쓰기 마련인데. 어떤 사람들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동물을 평생 기억할 방법으로 몸에 문신을 새기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영원히 함께있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그 모습을 몸에 새긴 것이다. (중략) 생전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과 아이가 좋아했던 장난감으로 불단을 꾸미고는 3년이 넘도록 여전히 추모 중이라고 한다. 펫로스를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발버둥인 셈이다.

P. 214 - 215

--------------------

 

미련퉁이 우리 부부는 책에 씌여진 모든 것을 다 한 펫로스 증후군 환자다!
그러니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 마음이 많이 끓어 올랐던 것 같다.

갑자기 그리움과 후회와 밀려드는 추억으로 감정기복이 심했던 하루....

펫로스는 묻어 둔다고 덮어지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엄마가 아기를 볼 때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흔히 '사랑 호르몬'이라 불리는데, 개와 사람 사이에서도 동일한 호르몬이 작용한다고 한다. 강아지를 본 인간에게서 옥시토신이 먼저 분비되고, 강아지가 사람의 옥시토신 냄새를 감지하면 강아지 역시도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눈만 마주쳐도 사랑이 싹트는 사이라는 건데, 놀라운 것은 고양이보다 개에게서 5배나 많은 옥시토신이 검출되었고, 100초이상 눈을 마주쳤을 때 사람의 몸에서는 4배나 많은 옥시토신이, 개에게서도 40%나 많은 옥시토신이 분비되었다고 한다.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기재된 연구결과이니 꽤나 믿을 만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람이 유독 개와 끈끈하고 오랜 유대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반려견은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있으며, 자신의 감정도 표현할 줄 안다.

능히 그러고도 남을 일이다.

P. 220 -221

--------------------



'사랑의 호르몬'이 그리워서 다시 반려견을 보호소로 부터 입양했다.

미국에서 하던대로 1일 산책 3~ 4회(가능하면 산책로를 계속 바꾸어 산책, 비가 오거나 태풍이 불어도 산책을 거르지 않는다. 산책당번은 남편과 교대 또는 함께), 몸무게에 맞춘 영양 사료(AAFCO 기준) 급여 2회, 간식 1회 (5알 이하, 혼자 두고 갈땐 개껌이나 이빨껌 사용), 털의 상태에 따라 7~10일에 1회 목욕, 매일 아침 빗질 1회를 기본으로한 삶을 만들어 주었다. (그동안 당한 입질이 얼마인지...) 또한, 차량 적응 훈련(그동안 받아낸 멀미 토사물이 얼마인지...), 장거리 적응훈련, 영양제 급여, 사회화 훈련 (아이들과 오토바이는 아직도 쥐약) 등을 한다.

물론, 1년에 한번 건강검진과 반려견 등록은 필수!
모든것이 귀찮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이의 눈을 보는 순간 우리는 다시 '옥시토닌'의 노예가 된다. 이 모든 귀찮은 것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반려동물이 주는 따뜻함과 행복이다.

 

동물을 반려하든 하지않든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읽혔으면 좋을책이라 '반려동물 추천서'로 권해 주고 싶다. 더불어, 명감과 사랑으로 반려견을 돌봐주시는 수의사 선생님과 함께 일하는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수고하고, 노력하고 계신건 알지만 '감정'이라는게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서 반려인 입장으로 원망도하고 푸념도 늘어놓기 마련이다. 특히 ,내 개가 아플땐 앞뒤 분간이 안된다.
그러니 보호자들로 부터 상처를 받더라도 꿋꿋하고 용감히 이겨내시길!

그대들은 이 세상에 빛과 소금 같은 존재이므로...
 

수의학적 정보와 방송작가의 필력이 합쳐져 시너지를 내는 책 동물, 병원에 왔습니다.
지식습득과 더불어 에세이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반려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무력감을 이겨내려 안간힘을 쓰기 마련인데. 어떤 사람들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동물을 평생 기억할 방법으로 몸에 문신을 새기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영원히 함께있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그 모습을 몸에 새긴 것이다. (중략) 생전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과 아이가 좋아했던 장난감으로 불단을 꾸미고는 3년이 넘도록 여전히 추모 중이라고 한다. 펫로스를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발버둥인 셈이다 - P214

엄마가 아기를 볼 때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흔히 ‘사랑 호르몬‘이라 불리는데, 개와 사람 사이에서도 동일한 호르몬이 작용한다고 한다. 강아지를 본 인간에게서 옥시토신이 먼저 분비되고, 강아지가 사람의 옥시토신 냄새를 감지하면 강아지 역시도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눈만 마주쳐도 사랑이 싹트는 사이라는 건데, 놀라운 것은 고양이보다 개에게서 5배나 많은 옥시토신이 검출되었고, 100초이상 눈을 마주쳤을 때 사람의 몸에서는 4배나 많은 옥시토신이, 개에게서도 40%나 많은 옥시토신이 분비되었다고 한다.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기재된 연구결과이니 꽤나 믿을 만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람이 유독 개와 끈끈하고 오랜 유대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반려견은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있으며, 자신의 감정도 표현할 줄 안다.
능히 그러고도 남을 일이다. - P2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80년의 낭만 십대의 원고지 1
이하은 지음 / 주니어태학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쓰기는 흡사 10대를 지나며 앓는 유행병과도 같다.

다만, 누군가에게 알려지기는 싫지만 다른 한편으론 누군가 한 명은 꼭 읽어 주었으면 하는 그런 유혹.

돌아보니 나도 편지를 쓰며 낭만을 느끼던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주고 받게 된 국군 장병과의 위문 편지!
처음엔 위문의 의미로 시작했지만 계속 글을 쓰다보니 그 글쓰기가 생활의 일부였던 적이 있었다.

10대의 낭만, 색색의 편지지에 또한 색색의 펜으로 깨알같이 써내려갔던 글.

그 국군 장병과 얼굴을 마주 한 적은 없지만 꿈 많고, 고민 많은 소녀의 글을 읽고 다정한 안부로, 조용한 꾸짖음으로, 따뜻한 위로로 그렇게 군대라는 울타리를 벗어 날 때까지 주고 받은 수많은 글들이 그 때의 낭만이었고, 소녀에겐 수줍은 로멘스였다.

내가 10대 시절 이렇게 작은 로멘스를 꿈꾸는 동안 작가 이하은은 같은 10대를 살면서 같은 편지글로 세상을 뚫어 보는 시선을 담아 멋진 소설을 써내려 간 것이 놀라웠다.




이하은은 글 뿐만 아니라 책 속의 삽화까지 직접 그려낸 재능이 많은 작가다.

나는 2080년의 낭만을 읽으면서 어쩌면 작가의 재능과 새털처럼 많은 날들이 남았음에도 벌써 이만큼 성찰을 이루어낸 젊은 영혼을 동시에 질투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미래를 보면서 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거에 발을 묶어놓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책 속의 주인공 펜시어 처럼 (그리고 어쩌면 나처럼...)

과거에 대한 미련이 현재를 덮치고,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든 사건으로 부터 한발 한발 전진해 나가는 펜시어의 모습이 소리없이 가슴을 파고 든다.

 

관찰 (사회적 이휴, 환경문제 혹은 자연 그 자체, 감정적의 변화 타인의 고통 혹은 반대)

문제의 발견 또는 인식 (심리적, 환경적, 사회적)

해결방안 모색 (회피하기, 마주하기, 수렴하기)

해결방법의 세부적 요소 (마케팅, 지인, 친구, 사회적 강자 또는 약자, 도구등)

성장 (자기성찰, 더 나은 사회로의 발전, 화합)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경험해 나가는 과정.

 

나는 최근 자기계발이나 심리적 위안을 주는 에세이들을 많이 읽었다.

예전엔 책과 책의 링크를 잘 발견하지 못했는데, 2080년의 낭만을 읽는 동안 책들 속에 내재 된 공통점들을 발견했다. 어쩌면 책들은 수많은 다른 방식을 통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고, 때문에 어린 작가의 통찰력과 문장력에 감탄하며, 앞으로 그녀가 써내려 갈 수많은 이야기들이 기대가 되기도 했다.

한편으론, 자기계발서 라고 나와 있는 책들보다도 나에겐 더 깊게 동기유발을 가져다 준 책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를 철학적으로 사고해서 떠나 보내거나 수렴하는 주인공의 모습들이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삶 (각자 삶의 이유와 의미)'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우리는 남과 비교하고 방관하고 자포자기하거나 될대로 되라는 식의 삶을 살면서 우울이라는 고통을 겪는다.

 

사실 우리가 비교해야 할 상대는 남이 아니라 과거의 나가 되어야 한다. 과거의 나보다 1만큼 이라도 더 나아가는 오늘을 살고 있다면 그 삶은 허투로 살아 가는게 아닐것이다. 그러나 의미가 있는 삶이 되기 위해서는 나를 둘러싼 자연과 환경, 사회와 가족과 친구들에게 봉사하거나 사랑으로 끊임없이 보듬는 연습을 하며 살아야 한다. 그걸 깨달은 테멜다는 아마도 그래서 그날 밤 하늘을 제대로 보고 있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


네가 직접 편지를 써보면 알겠지만, 손가락 근육을 움직여서 글자를 적는 것과 스크린을 두드려서 문자를 찍어 내는 건 정말 다르단다. 일단 길이도 확연히 다르지! 탁구 치듯이 말에 대한 대답을 단편적으로 보내는 게 아니라, 며칠 간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접어서 종이위에 올려놓는거야. 그러니까 내가 편지를 쓰는 동안 사용한 시간과 손가락 근육은 이제 네 거라고, 펜시어. 아무도 뺏어갈 수 없는 고유한 것이지!

그래, 바로 이게 편지쓰기의 낭만이야. - P15

지극히 익숙한 것들이 곁을 떠나고, 과거라는 이름으로 붙잡을 수 없는 비물질적인 존재가 되는 거. 나한테는 정말 슬픈일이거든. - P63

네가 벌렸던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 기억나? 넌 프로젝트가 고등학교에서 졸업을 위한 필수 이수 조건이기 훨씬 전부터 나름의 프로젝트들을 끊임없이 생산해냈잖아. 간단하게 시작하면 센터 새 단장을 위한 벽화 디자인 같은 일들. 나로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사회 운동을 벌일 때도 있었고, 로봇 나무 같은 걸 만들어낼 때도 있었지. 별 특이한 것들에 대해서 수학적 모델을 만들어보려고 했고, 철학 에세이는 손 가는 대로 그린 낙서처럼 막 쏟아냈고. 그 정도로 세상 모든 것을 들춰보가 다닌다면 지칠 만도 한데, 너는 네 무지를 마주하는 일이 네 생명의 원동력인 것처럼 굴었어. 모르는 걸 발견할 때마다 환희에 차서 말이야. - P88

센터에 있을 때도 기본적인 집안일은 알아서 다 했는데, 선생님은 내가 청소 로봇 관리도 제대로 못할 거라고 의심하시더라니까. 내가 청소 로봇을 망가뜨린 건 십년 전 일이고, 솔직히 말해서 옆에서 부추긴 네 탓도 반은 되는데 말이야. 넌 늘 여기에 동의하지 않지만 아무튼 선생님께 우리는 영원히 아이 같아 보이는 거겠지. - P126

내가 그동안 왜 같은 겨울이 돌아오고, 같은 봄이 지나고, 같은 여름이 된다고 생각했는지 전혀 모르겠어. 다시 돌아오는 시절은 없는데 말이야. 그걸 불러서세울 수도, 잡을 수도 없고, 재현하려고 하면 시도하는 사람만 힘들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리워하는 거야. 좋은 날들은 떠올리는 것만이 허락돼. - P143

나는 보통 하늘에 눈을 뺏기면 주변에 있는 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걸 끊임없이 상기 시켜주는 내 친구 때문에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하늘을 보는 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일이지 않은가. 아직 가보지 못한 모든 공간은 오직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통해서만 볼 수 있고, 아름답고 빛나고 늘 벼로하하는 것들은 모두 하늘에 있다. 어떻게 고개를 들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렇지만 내가 그 밤을 선명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평소와는 다른점이 하나 더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날 별이나 하늘 같은 걸 제대로 보고 있지도 못했다. 고개는 매일 그랬던 것처럼 위를 향하고 있었지만, 하늘을 보고 있지는 않았다. - P2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80년의 낭만 십대의 원고지 1
이하은 지음 / 주니어태학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리지만 통찰력이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이듭니다. 식스센스급 반전도 있어서 또한번 몰랐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냥식당 -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일인칭 6
싱아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옷장 속의 작은 식당, 이상아 (싱아) 작가의 냥식당!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하지만 마음을 녹여줄 다정한 이야기 들로 가득하다.
나만의 인생 소소 냥니아 연대기!

수십수만의 인스타 채널에 숨어있어서 화제의 인스타툰이라고 해도 여태껏 몰랐던 웹툰을 이제서야 책으로 만나고 따뜻한 위로를 얻는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 답게 각각의 챕터도 은은한 색으로 분리되어 있어 내마음이 빨간불, 파란불, 노란불의 순간이 올 때 살며시 꺼내 볼 수도 있다.

(서툴지만 찬란한 날들, 나누며 채워지는 날들, 저물며 차오르는 날들)

책을 한번 열면 맨 뒷장이 닫힐때 까지 스르르 읽혀버리지만, 내가 놓인 상황이나 상태에 따라 각가의 문장이 다르게 다가 올 것 같다.




그리고, 작가 역시 반려견과 반려묘의 집사인 만큼 개와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여기저기 묻어난다.

나 또한 펫로스 증후군의 그늘 속에서 사는 중이라 무턱대고 본 2페지에 눈물이 그득 고였다.
늘 보낸 아이에게 궁금했던 말들, 미안했던 감정들... 단순하지만은 않은 속앓이를 심플한 그림으로 위로를 받았다.

잘 지내고 있을거라고, 그러니 나도 잘 지내다 가서 만나면 될 거라고...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중압감도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괜찮을거라 위안 삼아본다.

 



붙임 )
대체로 손에 집히는 대로(돈, 명함, 포스트잇, 휴지등등) 책갈피 삼아 읽다만 페이지를 표시해 놓는 편인데, 귀여운 스티커와 엽서 그리고 책갈피 까지 깔맞춤이라 마음에 드는 그림과 글 사이에 꽂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냥식당이라고 해서 레시피나 냥이 라이프에 관련된 서적인 줄 알고 접했다가 나도 모르게 뭉클하고 벅찬 위로를 받고 책을 덮는다.

코스모스가 가을에 핀다고 한심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 P19

열정적으로 내달리는 삶만이 정답은 아니지.

다들 자신만의 속도가 있으니까. - P24

매 순간순간 잘 지은 매듭이 삶의 기반이 되어 주고 있는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동화
루이스 세뿔베다 지음, 유왕무 옮김, 이억배 그림 지음, 이억배 그림, 유왕무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갈매기 켕가는 바다에서 먹이를 구하다 기름때(폐유)를 뒤집어 쓰고 가까스로 날아 검은 고양이 소르바스의 발코니에 떨어진다. 목숨이 끊어지면서 낳은 알 하나를 소르바스에게 부탁하며, 알이 부화되어 자라면 꼭 하늘을 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소르바스는 친구 고양이들의 도움을 받아 켕가를 살려내려고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버렸고, 그녀가 남긴 알 하나가 고양이들에게 숙명처럼 다가온다.

고양이들은 켕가가 낳은 알을 지켜 갈매기가 창공을 날 수 있게 하자고 맹세를 하고, 마을의 고양이들은 목숨처럼 아포르뚜나다를 지키며 연대하기 시작한다.

포식자의 위치를 내려 놓고, 작은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고양이들의 이야기.

자연 파괴와 진정한 사랑과 연민 그리고 자아성찰에 대한 이야기를 세풀베다의 시선으로 덤덤히 풀어 놓은 아름다운 동화다.

책표지의 작은 글씨 '8세 부터 88세까지 읽는 동화'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한편의 따뜻한 책이다.


우리들은 그냥 너를 사랑하는 거야. 네가 우리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아. 우리들은 네 친구이자, 가족이야 우리들은 너 때문에 많은 자부심을 가지게 됐고,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좋겠구나. 우린 우리와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아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지. 우리와 같은 존재들을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야. 하지만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인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그런데 너는 그것을 깨닫게 했어. 너는 갈매기야. 그러니 갈매기들의 운명을 따라야지. 너는 하늘을 날아야 해. 아포르뚜나다(행운아), 네가 날 수 있을 때, 너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네가 우리에게 가지는 감정과 우리가 네가 가지는 애정이 더욱 깊고 아름다워질 거란다. 그것이 서로 다른 존재들끼리의 진정한 애정이지. - P118

아포르뚜나다, 너는 틀림없이 날 수 있어. 숨을 크게 쉬거라. 빗물을 몸으로 느껴봐. 그냥 물이란다. 너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 때문에 행복을 느낄 거야. 어떤 때는 물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때는 바람이라는 것이, 또 어떤 때는 태양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런 것들이란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비가 내린 다음에 찾아오는 것들이지. 일종의 보상처럼 말이야. 그러니 자. 이제 비를 온몸으로 느껴봐. 날개를 쫙 펴고서 말이지. - P155

오직 날려고 노력하는 자만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이죠. - P1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