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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인 척 호랑이
버드폴더 글.그림 / 놀 / 2015년 2월
평점 :
트위터를 통해 쓰여진 책이라는 사실이 신기해서 구입했던 책이었다. 지금은 SNS를
통한 출판이 자주 보이지만, 그래도 역시 단 140자만 쓸 수 있게 되어 있는 트위터를 매체로 하여 동화가 쓰여졌다니 신기하다. 거기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애초에 콘티를 짜고 그려진 것이 아니라 트위터로 여러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살을 붙여가는 방식으로 그려졌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책의 전체적인 내용보다는 이
그림들에 달렸을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트윗동화'라는 특별한 장르만큼 책으로 묶여진 내용보다는 그 안에 숨겨진 소통의 과정자체가 참
소중하고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다면 책을 읽는 감회가 훨씬 새로웠을텐데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역시 SNS는 너무 어려워서....)
책의 내용은 소리내어 천천히 읽어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짧고, 내용의 흐름자체도 특별한 갈등이나 반전보다는 동화스러운 잔잔함이 주를 이룬다. 할머니를 놀라게 할까봐 스스로를 숨기고 고양이인 척
연극을 하면서 살아가는 호랑이와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화려한 꿈으로 자신을 치장한 채 호랑이인 척 살아가는 고양이. 그 중에서도 나는
자꾸 고양이에게 눈길이 간다. 아마 현실을 알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어서가 아닐까.
이미 <고양이 낸시>를 접한 경험이 있는지라
내용에 대한 기대도 많이 했었던 것도 같다. 그래서 내용적인 면에서는 다소 실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버드폴더'님만은
아니라는 숨겨진 사실로 봤을 때, 이 책의 가치는 충분히 높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