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천재 이제석 - 세계를 놀래킨 간판쟁이의 필살 아이디어, 개정판
이제석 지음 / 학고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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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귀찮고, 불쾌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특히나 광고가 진실인 양 위장하고 다양한 매체들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요즘은 조금만 의심스러운 냄새가 나면 그 매체에 대한 신뢰마저도 무너지고 만다. 그래서 요즘의 광고들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비밀스러워지고 있다. (근데 아무리 숨겨도 광고는 눈에 보인다는 게 함정.) 

 그런데 이상하게 불쾌하지 않고, 자꾸 눈이가며, 심지어는 스스로 그 광고를 여기저기 퍼트리게 만드는 광고들이 있다. 그것들은 마치 광고가 아니라 하나의 놀이같은 느낌마저도 든다. 특히 그러한 광고들은 외국의 사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나는 가끔 신선한 아이디어들을 보기위하여 일부러 광고물들을 찾아보기도 한다.)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광고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흔히들 '병맛'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결국 광고인 줄 알면서도 호탕하게 웃어넘기거나 '좋아요'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것들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신선하다면서 놀랐던 많은 광고들 중의 상당수가 이 책의 저자인 '이제석'씨의 머릿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라는 사실에, 그리고 그가 그러한 광고의 시초였다(대한민국에서)는 사실에 놀랐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이제석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었다.)

 "사기를 치더라도 좋은 사기를 치고 싶다고 그게 가능할까? 지금 같은 풍토에서?" 라고 되물었다.

 그는 광고판에 소비자를 배려하는 문화가 없는 것에 실망했다. '일단 팔고 보자'주의로 흐르기 때문에 어떻게든 소비자를 들쑤셔놓는 광고에 염증을 느꼈던 것이다.

(중략)

 회사 사장이든 광고주든 어느 한 사람을 위한 광고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위한,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그런 광고를 만들고 싶었다. (176,177p.)

 책의 시작은 우리가 흔히 아는 뻔한 이야기, 한국에서 천대받는 지방대 출신이 해외에 가서 엄청난 성공을 이루었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계명대 출신의 인생 역전극 사례가 유독 많은 건 무슨 이유일까?) 그리고 그는 곧 광고판의 현실에 염증을 느낀다. 지긋지긋한 가난속에서 어렵사리 얻어낸 성공이지만, 그에게 그것은 성공이라고 부를 만한 무언가가 빠져있었다. 그에게는 '광고로 세상을 바꾸고 말겠다'는 꿈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모든 지위를 버리고 다시 한국으로, 다시 찟어지게 가난한 생활로 돌아온다.

​ 영업력이 생명인 이 바닥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단 한번도 따로 영업 사원을 뽑아 본 적이 없다. 우리에게 최고의 영업사원은 바로 '작품'이다. 좋은 작품을 꾸준히 열심히 만들면 그 작품을 보고 계속해서 새로운 일감이 들어온다.  (190p.)

​ 외국에서 크게 이름을 떨치고 귀국한 사람이니 한국에서의 생활은 시작부터 탄탄대로였을까? 물론 많은 대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기는 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신념으로 자신의 가게를 창업한 그에게는 비참한 현실만이 있을 뿐이었다. 당장 직원을 뽑는 것부터 쉽지 않았고, 대기업들의 횡포에 피해를 본 것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해냈고, 우리는 상당히 자주 그의 작품을 우리의 주변에서 마주하고 있다.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그의 바람처럼 세상은 조금씩 하지만 눈에 띄게 변해가고 있다.

 그는 특별한 사람이다. 그의 이러한 성공사례를 듣고도, 선뜻 나도 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하지만 그는 정말 꿈을 꾸는 사람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저런 꿈을 꾸어야 한다.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세상에 흐르는 데로 따라가면, 정말 세상은 바꿀 수 없는 것이 되버리고 만다. 뭐 그리 큰 일인가. 그는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데로 냉큼 저질러버린 것 뿐이다. (자율에 대한 책임은 당연한것이고.)

 사실 나는 광고의 효용성이라거나, 광고가 사람의 마음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모르겠다. 자주 노출이 될 수록 사람들이 그것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딱히 그랫었나 싶기도 하고. 이 책에 수많은 광고들이 실려있지만, 나는 그의 빛나는 아이디어에 감탄했을 뿐, 그것들에 설득이 되어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을 한번 더 둘러보고 정의에 불타오르지는 않았다. 오히려 냉소의 시선으로 그것들을 보았다는게 더 맞는 설명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사례들에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였고, 설득이 되었다고 한다.

 사람은 각자 다르고, 그러니 같은 현상에 대하여 느끼는 바도 다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광고를 소통의 수단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아마 우리 모두는 각자만의 다른 수단으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을 뒤집어 보라!" 한사람의 마음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그 모든 일에는 의미가 있다.

​ 광고인 최초로 노벨상 후보에도 한번 올라보고 싶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전 인류의 마음을 움직이고 삶을 이롭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되지 말란 법이 어디 있는가.

 나는 권력가도 창조자도 아니다. 그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메시지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 대중에게 잘 들릴 수 있도록 통역하는 통역자일 뿐이다. 소통의 중심에 서서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고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나는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 (3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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