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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은 연이야
이국주 지음, 양지은 글꾸밈 / 자음과모음 / 2015년 6월
평점 :
어느 날 TV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사람을 보았다. 화려하고 예쁜 아이돌들 사이에서 유난히 반짝반짝 빛이 나던 한 여자. 요즘은 예쁘고 잘생긴
개그맨, 개그우먼들도 많지만, 아직 조금은 개성있고, 뚱뚱한 사람들이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남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을 업으로 삼고, 그것에서 보람을 느낀다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상처를 받지 않겠는가. 특히나
개그우먼들은 두꺼운 분장과 바보스러운 연기 아래서 자신의 여성으로서의 정체성마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심리적 고통을 겪기도
한다고 하니, 자신의 직업이 지닌 이미지때문에 늘 밝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그들이 새삼 존경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들 속에서도 유독 내 눈길을 끌었던 사람은 이 책의 저자인 '이국주'씨였다. 이 사람 참
괜찮다. 이 사람 참 매력적이고 멋지다. 사실 그녀를 본 것은 어떤 예능 프로에서였던가 한,두번. 그것도 얌전히 앉아서 예쁜 모습만 보여줄 수
있는 프로가 아니라, 거칠게 몸싸움을 해야하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딱히 개그를 하는 것을 본 것도 아니고, 그 이후에는 그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는데, 당당하고 거침없는 그녀의 모습이 참 인상깊었다. 그래서 그냥 이 책을 읽어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이국주를 꽃으로 표현하자면 '연꽃'이 아닐까. 왜냐고? 연꽃은 둥글고 크니까. 연꽃은 크기도 하지만 진흙탕에서 자라도 전혀 진흙에
물들지 않기 때문이다. 난 '내가 크다', '내가 앉은 자리는 푹 꺼진다'등의 말을 스스럼없이 잘한다. 물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까지는
많이 고통스러웠다. 나 자신을 내가 가장 먼저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게 절대 쉽지 않기 때문에. (14p.)
내 동성의 친구들을 보고 있자면, '아, 이 세상의 여자들은 언제나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는
걸까?'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다이어트, 옷, 화장, 음식... 뭐가 그렇게 신경쓸 것이 많은지, 이제는 하다 못해 웃는 모습, 말투까지도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괜스래 서글픈 생각까지 든다. 물론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자신을 가꾸는 친구들도 있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생면부지의 누군가가 자신을 뚱뚱하다거나 못생겼다고 생각하면 어쩌나하는 고민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저들은 언제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될까, 언제나 행복해질 수 있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TV속의 연예인들처럼 예뻐지고 날씬해지면 정말 행복해지는 걸까? 타인에게 좀 더 사랑받을 수
있는걸까? 이국주씨는 이 책에서 '그런데 비호감일 때보다 지금 20킬로그램 더 쪘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지금의 나를 더 좋아해요.'라고
역설한다. 이것은 단순히 그녀가 개그우먼이기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자신이
가진 단점들에 절망하지 않고 꾸준히 장점을 키워나가, 단점마저도 장점으로 승화시킨 그녀의 노력. 스스로를 사랑하고, 가까운 곳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찾을 줄 아는 그런 점이 그녀를 진정으로 아름답게 멋지게 느껴지도록 만든 것들일 것이다.
나는
만약 오늘 힘든 일이 있었으면 '오늘 실컷 울고 내일 다시 행복해져야지.' 이런 다짐을 하곤 한다. 그래도 힘들다면 그땐 주문을 외운다. '나는
매일 행복하다.'라고. (15p.)
우리 모두는 좀 더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스스를 좀 더 사랑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도 사랑하지 않는 '나'를 누가 사랑해 줄 수 있을까? 조금 못났고,
무능력해보일지라도 당신은 참 아름답고 멋진 사람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늘 반짝반짝 빛이난다. 화려한 빛깔들 속에서도 결코 기죽지
않고 자신만의 색으로 반짝반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