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해변
크로켓 존슨 글.그림,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문득 문득,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것은 꽤 씁쓸한 감정인데, 아무런 생각없이 세상의 흐름에 나를 맞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특히나 강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퍽 재미없는 일로, 어떤 상황에서도 어떠한 상상력이나 창의력을 발휘하기 힘들어진다. 뭐라고 할까. 분명 경험은 깊어지고 생각은 많아졌는데, 그 생각의 폭이 너무나 좁아서 스스로를 틀안에 가두어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꼭 무엇을 창조해내는 일이 아니라도, 수학 문제를 풀다가 또는 누군가와 수다를 떨다가도 훅 하고 갑작스레 다가온다.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리고 마는 여러가지를 붙잡아두는데 동화책이나 그림책들은 많은 도움이 된다. 흔히 '어른아이'라고 불리는 그 녀석 때문인지, 요즘은 이렇게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꽤 자주 접할 수 있는 것 같다. 문제는 그 '어른을 위한'이라는 단어! 그것은 어른들에게 또 하나의 족쇄가 되곤 한다. 왜 우리는 그것에서 무엇인가를 '배워야 한다', '찾아내야 한다', '느껴야 한다'며 동화의 순수성을 더럽혀버리고 마는 걸까. 왜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 못해서 안달인걸까. 짧은 동화책 한 권을 읽는 그 짧은 순간을 초조해하며 책장을 넘기는 나를 보고 있자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상상하는 것들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마법의 해변'에서 순수한 어린아이들의 상상으로 탄생한 '어른'인 왕은, 왕이라는 단어를 그 단어 자체로 보지 못하고 단어 뒤에 숨은 조건을 따지고, 명령하고 탐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등 ,어른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는 결국 아이들의 상상이 끝나면서 바닷속으로 그의 왕궁과 함께 사라져버리는데, 이 책에서 가장 순수한 인물로 생각되는 '앤'에 의해 그는 상상의 나라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왕궁의 왕이 된다.

 결국 이 이야기는 '상상의 힘'을 우리들에게 소개하려고 하고 있는 듯 하다.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 것보다는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중요하고, 직접 체험해보는 것보다는 상상의 세계가 더욱 넓은 경험으로 우리를 인도해준다. 그것은 생각하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우리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놀라운 세계이다. "꿈을 꾸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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