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의 감각 - 두 수를 앞서 읽는 인간관계 운영법
박성준 지음 / 동학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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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보다 '무한도전'에 더 힘을 준 것 같은 느낌이 조금 들긴 한다만...) 6감을 뛰어넘은 7감이 등장했다. 다른 건 다 모르겠고, '사람을 보고, 사람을 알고, 사람을 얻는 힘'을 알려준다고 해서 신나서 읽었더니 어째 걸려넘어지는 일 없이 술술 잘 읽히더라. (이번의 술술 잘 읽힘은 내용이 없다는 말임.) 사람과의 관계를 얻기위해서 이 책을 읽어야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는게 내 사견.

 관상이나 사주등을 봐주시는 분들은 대게 엄청나게 말을 잘 하신다. 그래서 사실 말을 잘해서 맞는것 같은 건지, 정말 저런 것이 있어서 맞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점이라고는 혈액형점도 안 믿는 내가 친구손에 붙들려서 첨으로 사주를 보러갔을 때, 뭐랄까 자뭇 신기한 느낌이랄까 그런게 있어서 소름이 돋는 경험을 했었다. 뭐 얼마지나지 않아, 누구에게나 그럴듯한 이야기를 듣고 왔구만, 이라거나 사주가 기껏해야 1년에 4380가지밖에 없는데 그럼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같은 사주를 타고 태어나는 거냐는 둥 자연계스러운 말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지만ㅋㅋ

 이 책의 내용도 결국은 그럴듯하게 풀려고 노력하지만, 오히려 관상등의 요소를 넣는 바람에 더 뜬구름잡는 책이 되어버린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관상등의 것들의 유효성을 입증하고 싶어서 한 듯한 말들이 결국 '관상'이란 우리의 직감에 근거한 '느낌','심리'일 뿐, 그 이상의 어떤 의미도 담지 않는다고 제 무덤을 파는 꼴이 되버린 셈이니...그리고 무엇보다도 은근슬쩍 과학을 부정하려는 느낌 역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내가 과학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책을 나쁘게 느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관상'이나 '점'등을 깊이 믿고 신뢰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들이 가진 세계관은 존중하고 오히려 궁금해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어떠한 세계관이라도 그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이치들은 분명 담고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이러한 세계의 존재와 그들의 가치를 알게됨으로서 내 생활이 더욱 편안하고 윤택해졌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의 경우에도 상당히 신뢰하고 있는 미신적인 요소가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직감'이다. 대부분의 일들에 대하여 이성적인 판단이 먼저 앞서고, (심지어 벌래따위를 보고도 대게의 경우는 내가 놀라야 하는 이유를 찾고 소리를 지른다..) 여간해선 어떤 가치라도 깊이 공감하지 않는 편이지만, 어떠한 선택에 앞서 나의 직감은 상당히 신뢰를 하는 편이다. 특히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첫인상은 나의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놀라운 일이지만 그 첫인상이 틀렸던 경험은 단 한번도 없다. (친한 듯 하다가도 별것 아닌걸로 다투고 남남이 되버린다든지, 서로 사이가 안좋다가도 어느순간 둘도 없는 사이가 되버리더라...)

 

 상대와 나를 제대로 읽으려는 노력이 없으면 진심을 말할 기회마저 잃을 수 있다. 사람을 잃는 것처럼 슬픈 일도 없다. 억지로 기회를 만들어 봤자 전처럼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21p

 공감이 되는 문장이었다. 어떠한 세계관을 기준으로 하는가에 상관없이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이 상대를 이해하고,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임에는 차이가 없다. 내용상의 부족함이나 자기모순은 종종 느껴지는 책이었지만, 우리들에게 인간관계의 새로운 가치를 전해주고 싶었다는 마음만은 높이 살만한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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