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매체들에서 '필사'의 필요성을 많이들 소개하고 있고, 글을 쓰는 직업을 갖기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은 필사를 마치 필수코스처럼 생각하고 있다. 책과 관련한 다양한 커뮤니티의 글들을 읽고 있자면 실로 많은 사람들이 필사를 시도하고자
하고, 어떠한 책을 필사해야하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해야하는지등 다양한 질문들도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답변들은
'한국소설'들이나, 본인이 인상깊었던 작품들을 찾아보라는 내용들이다.
필사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한달을 채 채우지 못하고 버려지는 수많은
다이어리들과 앞페이지만 너덜너덜한 참고서들을 볼때 우리는 어떠한 지침이 없을때 얼마나 쉽게 귀찮은 일들을 포기해버리는지 알수 있다. 아마 필사를
위해 사고선 삼일을 넘기지 못한채, 오늘은 바빠서, 오늘은 피곤해서 등등의 핑계속에 어느순간 방 한구석을 차지하고 앉아버린 노트나 펜들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책과 노트를 따로 들고다녀야하는 것만으로도 사실 필사라는 것이 하나의 '일'처럼 느껴지기 쉽고, 쉽게 지쳐버리는
요인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도 생각한다.
그런 점들에서 이 책은 여러 문제들을 상당히 해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좌측은 원문,
우측은 빈공간으로 남겨서 따로 노트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도록 해두었고, 작품들도 출판사에서 자주 필사되는 작품들로 미리 선정해서 편집을
해두었다. 무엇보다 페이지마다 번호를 매겨서 흐름에 맞추어 끊어 내용을 배치해두어 여러날에 걸쳐서 필사를 할때도 쉽게 흐름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했다. (스프링제본을 했다면 책을 꾹꾹 눌러잡아가며 낑낑대는 일이 훨씬 줄어들었을텐데...하는 부분이
아쉽긴했지만....;)

한국소설을 상당히 안읽는 축에 드는데도 불구하고,
01권에 소개된 책들은 모두 아는 작품이었을 만큼 유명한 작품들이었다. 뭔소린지 하나도 못알아듣지만 이상씨의 작품들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필사를 하고있자니 고문해석하는 기분이라 조금 가벼운 느낌의 봄봄을 먼저 필사를 해보았다. 간만에 고등학생으로 돌아가서 문학공부를 하는 기분도
들고, 그때는 그저 수능을 위해 분석만을 하다보니 머릿속에 있기는 했던 모양인데, 가슴으로 느끼지는 못했던 그런 장면하나하나가 그려지는 묘한
경험이었다. 슬로리딩, 필사의 매력이 한껏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한데 손목이 너무 아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