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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과학도에게 보내는 편지 -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과학자 <개미>, <통섭>의 저자 에드워드 윌슨이 안내하는 과학자의 삶, 과학의 길!
에드워드 O. 윌슨 지음, 김명남 옮김, 최재천 감수 / 쌤앤파커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셀 수 없을만큼 다양한 직업들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들 중에 몇 가지를(대부분은 한
가지) 선택하여 자신의 인생을 바친다. 사실 나는 그런 생활자체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조차도 종종 모르겠다. 우리는 분명히 사고를 하고 있는데,
때로는 사고를 할 수 있지만 그냥 기계처럼 유전자의 명령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나는 비교적 한가지 꿈을 오랫동안 꾸는 편이었다. 9년가량 예술인을 꿈꿨고, 결정적인 순간에
과학에 매료되었으며, 그리고 지금 7년의 과학자의 꿈을 살포시 내려놓고 있다. 과학도라거나 물리학도, 생물학도. 왠지 아련하게 늘상 멋있는
말이다. 언젠가 누군가가 '분명 멋있고 한번쯤 꿈꾸는 일이지만, 정말 10년뒤 20년뒤 내 모습을 생각하면, 그 자리가 내 자리는 아닌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적이 있다. 예술인이 주변환경을 따라 막연히 그렸던 꿈이라면, 과학도는 나에게 로망이었고, 결국은 현실에 부딧히자 내가
머물기에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과학자라는 자리는 여전히 매력적이며 아직 대학을 완전히 졸업하지 않는 나의
상태는 준과학도이므로 과학과 관련된 여러 정보들은 여전히 나의 눈을 사로잡곤 하는 것 같다.
뛰어난 과학자 중의 한명인 저자가 이제서 과학에 첫발을 내딛고 있는 젊은 과학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책의 제목답게 이 책은 저자가 우리에게 직접 이야기를 건내는 듯한 친근한 말투로 다가온다. 때로는 뜨끔하게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고, 때로는 잔잔한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그래, 이런게 과학이었어. 연구실을 박차고 나온 나를 다시 돌아본다. 과학은 여전히 나의 마음을
뛰게 하는데, 그렇지만 이 알수없는 이질감은 사라지질 않는다. 외국의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늘 이런 기분이 든다. 이건 국가환경의
차이인걸까. 해외의 사례를 듣고 있자면, 정말 순수하게 '자연과학'이라는 학문을 즐기는 것이 과학자라는 생각이들어 두근거린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과학은 자연과학이라는 가면을 쓴 '공학'만이 존재한다는 느낌이든다. 순수하게 즐겁다, 재미있다는 생각이전에 '왜 이걸 해야하지?'하는 이유나
목적을 찾고 싶어진다. 결과적으로 무슨 병을 고치게 되는지, 어느 부분이 편리하게 되는지를 알아야할 것 같다고 할까.
과학은 분명 멋진 학문이다. 나는 과학을 내 인생에서 완전히 분리한다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걸 사실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순수한 즐거움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걸까. 저자의 말대로의 '과학자의 삶'이라면 내가 과학에 이질감을 느낄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신은 그 무엇보다도 진실을 추구하고자 과학자의 길을 택했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새롭고 검증 가능한 지식, 시험 가능하고 과학의
나머지 영역에 통합되는 정보를 좀 더 증진하거나 현명하게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여러분이 남길 유산입니다. 그런 지식은 그 자체로는 해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역사가 끊임없이 보여주었듯이, 지식이 왜곡되면 해로울 수 있습니다. 이데올로그들이 멋대로 끌어다 쓴다면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필요하다고 판단한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활동가로 나서십시오. 지식으로 무장한 당신은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언제라도, 과학계가 당신을 그 일원으로 받아들이면서 부여했던 신뢰에 배신하는 행위만큼은 절대로 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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