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방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책읽기 - 김현 일기 1986~1989, 개정판
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이라는 착각에 빠졌던
실상은 아주 어렸던 시절의
최애 책, 다시 읽기 중
발견한 구절들.
그땐 그랬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석을 며칠 앞두고 엄마는 김치를 담가 보내셨다.

송편을 빚기에는 기운이 딸린다며

텃밭에서 거둔 푸성귀를 뽑아

몸에 밴 일머리로 반나절도 안 걸려 김치 세통을 뚝딱 만드셨다.

정도 없는 딸년들은 감사는커녕 웬 김치냐고, 미간을 좁히는데

속도 모르는 엄마는 애면글면 명절 걱정이다.

꼿꼿하고 반듯하던 등허리가 둥글게 말려가고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다리를 절룩이고

되돌릴 수 없는 세월이 서글픈 노년이지만

머리가 허옇기로는 딸들도 매한가지

제 삶을 원망하고 미워하기 바빴다.

어쩌다 엄마가 건네는 안부에도

되돌리는 건 퉁명한 한 소리

우리 걱정은 우리가 할 테니 엄마나 잘하라는

차가운 대꾸였다.

엄마라고, 우리의 엄마로 태어나고 싶었을까.

엄마가 됐고, 살았고, 늙고 병들었다.

엄마인들 설움이 없고 삶이 고단하지 않았을까.

엄마로, 여자로, 인간으로 지난한 세월이었다.  

검은 머리 사이로 난 허연 새치를 바라보는

반백살의 중년이 되어

비로소, 엄마를 연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구월은, 무화과 익어가는 시절이다.

뜨거움과 서늘함이 공존하여

파랗고 딴딴하던 열매가 말랑한 연두 빛깔로 바뀐다.

빈가지에 바구니를 걸어놓고

어느 새가 먹다 남긴 농익은 무화과를 제외하고

나머지 붉은색 열매를 딴다.

시원하고 건조한 그늘에서 하루나 반나절이 지나면

단내를 가득 품고

한입에 먹기 좋도록 숙성된다.

, 하루도 거르지 말고 부지런히 수확해야 한다.

게으름에 방심하고 날을 건너뛰면

너무 익어 발효된 열매에 개미떼가 몰려드는 까닭이다.

날이면 날마다 열심히 따고 손질하여

지인과 이웃에게 나눔도 하고

그러고도 남는 게 생기면 잼을 만든다.

오렌지청과 설탕을 적당히 넣어 뭉갠 후,

뜨거운 불 앞에서

끓는 냄비 속을 묵묵히 보고 견디면

연 갈색의 새콤달콤한 잼이 된다.

물론, 1도 정도의 화상은 감수해야 한다.

무화과는, 열매 안에 꽃을 품고 있어

꽃이 없다, 라고 하지만

먹기 전에 반으로 자른 열매를 보고 꽃이 아니라는 말은 못한다.

꽃이 열매고, 열매가 꽃인 까닭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