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은, 무화과 익어가는 시절이다.
뜨거움과 서늘함이 공존하여
파랗고 딴딴하던 열매가 말랑한 연두 빛깔로 바뀐다.
빈가지에 바구니를 걸어놓고
어느 새가 먹다 남긴 농익은 무화과를 제외하고
나머지 붉은색 열매를 딴다.
시원하고 건조한 그늘에서 하루나 반나절이 지나면
단내를 가득 품고
한입에 먹기 좋도록 숙성된다.
단, 하루도 거르지 말고 부지런히 수확해야 한다.
게으름에 방심하고 날을 건너뛰면
너무 익어 발효된 열매에 개미떼가 몰려드는 까닭이다.
날이면 날마다 열심히 따고 손질하여
지인과 이웃에게 나눔도 하고
그러고도 남는 게 생기면 잼을 만든다.
오렌지청과 설탕을 적당히 넣어 뭉갠 후,
뜨거운 불 앞에서
끓는 냄비 속을 묵묵히 보고 견디면
연 갈색의 새콤달콤한 잼이 된다.
물론, 1도 정도의 화상은 감수해야 한다.
무화과는, 열매 안에 꽃을 품고 있어
꽃이 없다, 라고 하지만
먹기 전에 반으로 자른 열매를 보고 꽃이 아니라는 말은 못한다.
꽃이 열매고, 열매가 꽃인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