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께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지금처럼만 사시다가
아이처럼
여기 저기 아픈 곳을 가리키고
약 발라 달라 조르고
때가 되면 정확하게
밥 안주냐고 물어보고
좋아하는 포도를 맛나게 드시고
밤이면 세상 모르게
단잠을 주무시고
그러다가, 먼 훗날
더 이상
팔도 다리도 움직일 기력이
다 하셨을 때
달콤한 잠에 취한
아기처럼
평화롭게
슬픔을 느낄 겨를도 없이
돌아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