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빗소리에 잠이 깨었다가 다시 기분 좋게 잠이 든 것은 좋았는데, 나갈 시간이 되도록 계속해서 내리고 있어 기분이 가라앉았다. 초겨울의 비 내리는 이런 날에 집을 나서기는 정말 죽도록 싫다. 현관문을 여니 마당 가득 쌓인 나뭇잎, 하늘을 보니 온통 잿빛, 덩달아 아래로 쳐지는 어깨, 우, 정말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