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가져다주는 것만 날름날름 받아먹다가 내 생애 처음 동치미라는 걸 담가봤다. 첫 실험 작은 한 달 전이었고 엄청 어설프고 맛도 싱겁고 이상하기만 했다. 그리고 두 번째, 경험이 생겼다고 양념들을 딱 두 배씩 넣었고, 특별히 배도 넣어 주고, 지난번엔 없던 삭힌 고추도 조금 넣었더니, 거의 환상적인 맛이 나왔다. 동네방네 자랑하면서 어깨에 힘을 주고,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다고 엄마에게도 나눠주고. 드디어 세 번째 시도. 넣는다고 다 넣었는데 아무리 해도 두 번째와 같은 맛이 나오질 않는 것이다. 동생한테도 나눠 주겠다고 큰소리 펑펑 쳐 놨는데. 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