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으로 연봉버는 경매투자
윤재호 지음 / 경향미디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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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로 배워서 말로 써먹어라


경제학에서 인간이 합리적인 선택(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행위)을 한다는 것은 왈라스의 경매의 법칙을 통해서 실감할 수 있다. 수요-공급의 날카로운 교차점에서 가격은 결정되고, 균형에서의 순간적인 이탈도 곧 안정을 되찾는다. 경매란 정말이지 인간이 만들어 놓은 가장 정교한 가격 장치라는 데에 이의를 달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경매는 어떨까? 분명한 것은 부동산 역시도 경매라는 도구를 통해서 가격이 결정되기는 하지만, 다양한 변수들이 가격 균형점을 교란하고 있으며, 그만큼 많은 기회가 존재하는 곳이다.

경매라면 어렵고 부동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져야만 투자가 가능하다고 느끼는 많은 사람들의 선입견은 경매투자로 가는 가장 큰 장애물임에 분명하다. 저자는 이것이 일반인들이 가지는 경매에 대한 편견일 뿐이라며, 소정의 지식과 발로 뛰는 부지런함을 갖춘다면 누구나 경매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또 흔히 주위에서 말하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이득을 챙기는 행위'라고 호도되고 있는 경매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인 인식에도 채권자와 채무자의 윈윈게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경매 과정에서 채권자는 채무를 회수하고 채무자는 빌린 돈을 갚아 신용불량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가장 합법적이고 투명하게 투자할 수 있는 '법원 경매'와 '공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저자는 법원 경매 절차, 상권분석 테크닉, 투자 수익률, 위험 분석, 투자자의 마인드, 세세한 서류까지 경매 전문가가 그동안 쌓아놓은 방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초보자를 배려했다.

누구든 경매부동산에 대한 일반적인 투자상식과 간단한 조사방법을 익힌 후 입찰보증금 10%, 도장, 신분증만 가지고 경매입찰장에 참여하면 값싸고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경매대중화의 장이 열려 있는 만큼, 열린 마음으로 경매투자에 도전할 수 있다. p-69

경매투자의 핵심은 바로 우량한 부동산을 적기에 값싸게 사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저자는 그동안 수백 건의 경매물건을 사주면서 느꼈던 현장 경험을 철저한 경제적 분석과 함께 내 놓는다. 물론 경매라고 모두 성공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의 노력(발품, 손품, 입품) 여하에 따라 기회는 달라지며, 분명한 것은 명도 저항을 비롯한 갖가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경매에 부쳐진 상가는 영업력이 많이 떨어지거나, 그 지역이 슬림화되거나, 업종변경이 필요하는 등 문제가 있을 여지가 있다. 입찰 전 충분한 상권 및 입지 조사를 통해 상가의 미래 가치와 함께 앞으로의 활용 가능성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p-197

입찰전 미리 부동산의 점유자를 만나 누가 거주하고 있고 어떠한 성향의 세입자들이 살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종자돈으로 경매투자를 할 경우 근거 없이 억울함을 주장하며 버티는 소액임차인이 여럿 거주하고 있다면 불필요한 시간과 과다한 명도비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중략)... 인생의 막장에 몰려있는 배 째라 식으로 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유쾌할 리가 없다.

예를 들어 불과 돈 1,000만 원 정도 남는 수도권의 농가주택을 입찰하려 한다고 치자. 그 집에는 실제 채무자가 살고 있어 권리상 하자가 없다고 하자. 그런데 실제 그 집에는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 부모 같은 80 대 노부부가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근근이 먹고 산다고 한다면... 오갈 데도 없는 이 불쌍한 노인들을 독자라면 웃으면서 명도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명도분석이 정말 중요한 경매의 과정이다. p-273

[2000만원으로 연봉버는 경매투자] 그것은 정말 경매의 알파와 오메가다. 경매에 대한 법률적, 행정적 절차와 함께 경제적 분석까지를 아우르는 종합 투자서나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투자자의 실전에 임하는 태도나 다양한 에피소드 등은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경매라는 소재를 이렇게 재미있고, 현장감 있게 써 놓은 책도 흔치 않을 것이다. 법원 경매는 특수한 직종에 근무하는 전문가들만의 영역이라는 선입견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날려버리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고독한 투자 - 경매의 성공 비밀은 분명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2008 년 최고의 투자서로서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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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일 2 - 불멸의 사랑
앤드루 데이비드슨 지음, 이옥진 옮김 / 민음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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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 이어 계속...

드디어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몇 가지 궁금증은 여전히 남는다. 자살을 결심한 포르노 스타는 자신의 망가진 육체를 하나 둘 재활하게 된다. 그의 삶에 대한 의지도 어느덧 강렬해 지려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옆에는 마리안네 엥겔이 있었다. 그녀는 아직도 하다 만 과거 700 년 전의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준다.

그녀가 들려주는 과거의 이야기는 현재 자신의 상황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700 년 전에 살았던 그녀의 삶은 오늘에 와서야 환생한 것일까? 아니면 정신질환자의 단순한 상상일까? 죽어가는 자신에게 자비의 화살을 쏘아 죽이게 하고 자신은 살얼음 속으로 빠져들어 가까스 목숨을 살린 그 기적같은 이야기는 또 다른 신의 장난이었을까?

어느덧 그는 삶의 의욕을 되찾고, 과거의 서른 몇 해를 반성하기에 이른다. 자신의 아름다운 육체는 한낱 여자를 유혹하는 데 쓰이는 갑옷에 불과했다는 것을, 자신의 영혼이 사랑을 알도록 허락하지 않았다는 것을, 괴물이 지니지 못한 장점을 모조리 갖고 태어났지만 그것을 무시하기로 선택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에게는 닥친 모든 변화는 과거의 것보다 훨씬 나은 것이었다. 특히 주위의 사람들이 말이다.

이 얼마나 예지치 못한 운명의 반전인가. 내 피부가 타 버리고 나서야 나는 마침내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육체적 혐오의 대상으로 탄생하고 나서야 나는 심장의 가능성을 일별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이 흉악한 얼굴과 꺼림직한 몸이 나라는 존재의 한계를 극복하게 하였기 때문에 그것을 받아들였다. 예전의 몸은 그런 한계를 숨길 뿐이었다.

나는 영혼의 영웅도 아니고 그리되지도 않겠지만, 예전의 나보다는 더 나은 인간이다. 나 스스로 그렇게 말한다. 그리고 지금은 이것으로 족하다. p-210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로맨스 이전에 그가 경험한 뼈를 애는 육체적 고통, 피부로 실감한 지옥의 풍경, 삶을 향한 또다른 애정을 느끼면서 이 책은 결말로 치닫는다. 그는 병원에서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돌봤던 마리안네 엥겔은 어떻게 결말이 날 것인가? 그녀가 들려주는 700 년 전의 이야기는 오늘의 현실에서 무엇을 말하는가? 복잡한 퍼즐 같은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가다보면 모든 것은 자명해짐과 동시에 다소 혼란스러워진다. 어쩌면 작가의 최종적인 바람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결말을 예상하게 하려는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가고일] 그것은 전직 용병인 석공과 전직 수녀인 필경사의 이야기가 사고로 화상을 입은 잘나가던 포르노 배우와 정신 분열증 환자의 이야기로 환생한 것이다. 거기에는 가고일 조각가의 이야기를 비롯해 몇 편의 사랑 이야기가 첨가된다. 아마도 그에게는 지난 살아온 30 여년의 시간보다 사고 직후부터 재활을 하는 지금까지의 시간이 훨씬 더 값진 경험을 얻는 시간이었으리라... 그는 마지막으로 조각 배우기를 떠 맡았다. 그것은 과거 마리안네의 일이었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왜 그는 그토록 벼르던 자살을 미루고 있는 것일까? 마지막까지 애뜻한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는 가고일에서 그 비밀을 찾아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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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심리학 - 마음을 읽어내는 관계의 기술
이철우 지음 / 경향미디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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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울고 계신 것은 아닙니까?

"사회심리학이란 관계에 관한 학문이라고 할 만큼 관계에 관심이 많다. 그 동안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사회심리학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연구들을 주의 깊게 읽다 보면 관계에 대한 이해가 저절로 높아질 수 있다. 관계에 대한 이해를 높여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아예 없어졌으면 한다." - 표지에서. 저자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고민을 많이 하고 골치를 썩히는 분야는 분명 인간관계라는 데 이의를 달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하고 비중있는 인간관계는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어떻게 전개되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정형적인 해답을 찾기 위한 작업은 그다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지극히 복잡하고 예외적인 상황이 너무나 많은 인간관계는 말 그대로 혼돈 그 자체며, 변덕이 죽 끓듯한 인간의 마음을 알기란 여간한 노력으로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 이철우 박사는 사회심리학의 관점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다양한 요인을 이해하고, 관계의 여러 가지 모습을 짚어 가면서 왜 우리가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살필 목적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p-6. 프롤로그) 물론 관계라고는 하지만, 그 중심에는 엄연히 내가 있으며, 관계의 출발점 역시 나를 시작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물론 최종적인 결론으로 나의 행복을 위해 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음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300 페이지에 육박하는 그의 연구는 인상에서 가치관까지 우리의 관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2가지의 다양한 소재를 정밀하게 분석한다. 첫인상이 왜 그토록 중요한가. 부부간의 운전 교섭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못하는 이유, 성인 비디오를 빌릴 때 가계 주인을 교란시키는 그럴싸한 속임수(요건 좀 완벽하게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밤이 긴 열정적인 청춘 남녀의 경우엔 더더욱...) 등을 시작으로 심리학에 관한 다양한 소재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그 범위를 넓혀 나간다. 특히 각 장의 끝 부분에 자가 심리 테스트를 첨가해 스스로를 분석하도록 했으며, 후반부 에필로그에서는 명품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8계명을 통해 좋은 관계를 형성, 유지하기 위한 실천적 덕목들을 요약 정리하면서 마무리 한다.

세상의 구성 물질이 원자로 되어 있듯이, 삶도 또한 궁극적으로 혼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즉 나로 인해 너라는 개념이 생기고, 이것이 확장되어 우리가 되듯이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복잡한 상호작용인 인간 관계는 분명 나라는 존재의 행복이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상당히 설득력을 얻는다.

그는 우리가 처한 상황과 타인의 시선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관계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중심추가 필요하며, 최종적으로  그 중심추 역할을 우리 마음 속에서 할 수 있는 가치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주어진 상황이나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대단히 민감하다. 이런 까닭에 우리들의 관계는 늘 다른 사람의 반응에 따라 이루어지곤 한다. 하지만 남의 반응에만 의지 하다 보면 그 관계는 피곤해진다. 나를 위한 관계가 아니라 상대를 위한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는 나의 행복과는 무관하다. 이런 관계에만 매달리다 보면 나는 남을 위한 삶을 살 뿐 나의 삶과는 무관한 생을 보내기 쉽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나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나의 삶을 살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가치관이다.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된 사람이라면 남의 시선과 반응을 의식하면서도 얼마든지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p-265

그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는 바는 대단히 의미하는 바가 크다. 복잡하고 골치 아픈 인간 관계에 치여 진정으로 중요하게 여겨야 할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직장에서, 또 가장 소중한 보금자리인 가정에서 조차도 나의 존재는 어떤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평생을 자식만을 보고 희생하다가 자식들이 성장해 자기 품을 떠나고 나서 우울증을 겪는 주부, 직장에 모든 것을 걸고 일하다 퇴직한 후 삶의 의미를 상실한 사람들, 이 사람들 모두가 가치가 페르소나(연극배우가 쓰는 탈 - 융의 분석심리학에서는 사회적 역할과 비슷한 개념. p-275)의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에 이런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사람들의 관계 역시 페르소나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제대로 된 관계였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이중의 상실감을 맛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증상은 가치관 형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고 여겨지는 사람보다는 모범적인 사원, 헌신적인 부모, 효성 깊은 자식 등과 같이 가치관이 잘 정립되었다고 보이는 사람들에게서 잘 나타난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자기가 바라는 대로가 아니라 남이 원하는 대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p-277

[관계의 심리학] 이 책은 지극히 평범한 문체를 구사하면서 일상을 설명하는 부분과 심도 있는 언어를 통해 학문적인 분석을 이뤄내는 부분이 조화를 이루면서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 내는 매력을 지닌 책이다. 심리학 이론과 널리 알려진 실험, 또 실생활에서의 적용과 대안으로 제시한 해결책 등이 읽는 이로 하여금 순식간에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그의 솔직한 표현도 도처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오늘날 인간관계에 실마리를 풀지 못해 허덕이는 고독한 남녀, 조직 생활에서 나를 잃어버리고 구성원 중의 하나로 전락한 직장인, 가정에서 위기에 처한 (과거에 금실 좋은)부부들에게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최종적으로 바라는 인간관계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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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일 1 - 불멸의 사랑
앤드루 데이비드슨 지음, 이옥진 옮김 / 민음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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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 당장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지극히 평범한 것들의 소중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숨쉬고 살아 있으면서 두발로 걸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함 말이다. 적어도 그에게 모든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는 잘생기고 남부럽지 않은 육체와 언제나 가까이 할 수 있는 여자들이 있었다. 그는 포르노 배우였고, 자신이 몸 담은 분야에서 사업 수완을 발휘해서 제 괜찮은 수입을 올리는 감독이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은 매우 불행스럽게 찾아왔다. 마약에 취해 산 절벽의 경사면을 운전하다가 그만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그는 정신이 되돌아 왔을 때 사고의 심각성을 알아 차렸다. 질긴 목숨을 갖갓으로 부지하기는 했지만, 엄청난 사고의 충격으로 육체는 만신창이가 되었고,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온 몸에 화상까지 입게 되었다. 그의 고통은 정말 뼈속까지 예리하게 찾아왔다. 그에게 남은 것은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절망 뿐이었다...

의사들은 자신의 몸에서 숯이 된 살점을 긁어내는 괴사 조직 제거술이란 수술을 통해 검은 고기 덩어리로 변해버린 자신의 피부에 시체의 피부를 입혔고, 간호사들은 분노에 찬 욕설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 이미 자신은 무기력한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이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서 탈피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는 분명 자살을 마음 먹고 구체적인 행동을 계획하기에 이른다. 그의 의지는 단호한 것이었다. 숨겨놓은 비상금도, 파산 직전의 회사도, 과거의 화려한 생활도 그의 결심을 돌려 놓기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던 어느날, 병상의 잊혀진 괴물로만 남을 법한 그에게 마리안네 엥겔이라는 여자가 찾아와 자신이 700년 전 서로 열렬히 사랑했던 전직 용병인 석공과 전직 수녀인 필경사였음을 이야기하면서 그의 간호를 자처한다. "잊지 마, 네가 나하고 살러 온다는 걸" 그녀의 모든 설명은 명쾌하지 않았다. 700 년의 시간을 초월해서 오고 간 사랑 이야기, 거기에는 분명 진실이 묻어 있었다. 자살을 단단히 벼르고 있던 그에게 의심반 흥미반으로 들었던 그녀의 이야기는 자신이 앞으로 겪어야 될 일에 대해 어렴풋이 상상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면서 서서히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힘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앤드루 데이비슨의 처녀작이라 할 수 있다. 책 전체를 통해 주인공이 느껴야 했던 고통과 절망, 그리고 처절함과 뒤에 오는 애절한 사랑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700 년의 시공간을 훌쩍 뛰어 넘는 그들의 러브 스토리는 자기 연민과 혼란에서 모든 것이 시작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기 위해 책장을 서둘러 넘겨야 하는 부산을 떨기도 했다. 그 둘은 과거 700 년 전에 무슨 일을 겪었던 것일까? 고난 앞에서 느껴야 했던 허무와 좌절을 어떻게 극복 했을까? 과연 그들의 선택은 서로에게 최선이었을까? 이 책을 접하는 독자라면 주인공의 고통과 내면의 갈등을 되씹어 보면서 그의 삶에 깊숙이 동화되는 몰입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결심을 하고 나서 내내 억눌러 온 눈물이 그때서야 터져 나왔어. 의심이 밀려든 나머지, 준더 신부님에게 내가 옳은 선택을 하고 있다고 정말 믿느냐 여쭸어.  "사랑하는 마리안네, 이 문제에 대해서 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영원히 후회할 거라고 나는 믿는다." p-318

리뷰 - 2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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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fun)지수를 높여라 - 테이프 1개 - VITAMIN LIVE 비타민 북 Vitamin Book
최윤희 지음 / 석세스티브이(북리슨)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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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펀(fun) 生 펀(fun) 死

1. 웃음은 마법이다.  - 성공을 불러라.
2. 웃음은 산삼이다.  - 신마니가 되어라.
3. 웃음은 열쇠다.     - 사람의 가슴을 열어라.
4. 웃음은 기회다.     - 위기를 돌파하라.
5. 웃음은 면세다.     - 마음껏 웃어라.

걸어다니는 희망 탱크 최윤희 선생이 이번엔 웃음을 소재로 한 강의를 펼친다. 우리 모두는 웃음이 삶의 활력을 주고 인간관계를 원함하게 유지해주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왜 웃지 않느냐? ... 척박한 세상을 살다보면 웃을 일이 없는데 어떻게 웃냔 말이야? 

이에 최윤희 선생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웃음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러면 유명 배우가 부럽지 않다고 말한다. 몸에는 S 라인이 있듯이 마음에는 스마일 라인이 있다면서 웃음으로서 그 라인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다. 그의 강의는 늘 웃음이 넘치며, 재미가 있다. 생기가 도는 강의 이면에는 정교한 상황 분석까지 곁들여 있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내용을 기억하기 편하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실패를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의에서 종종 보곤한다. 그들은 목표가 없거나 포기를 잘하는 등 악습적인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웃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주목된다. 그가 들려주는 웃음에 대한 마력, 그 엄청난 효과를 실감하면서 5 가지 웃음이 가지는 커다란 장점을 음미하면서 인생에 있어서 웃음이 가져다 주는 위력을 느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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