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오규원


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일도 제대로

없어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1시와 2시의 사이로

1시와 2시의 공상의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느낌이

머리에 찬물을 바가지 퍼붓는다.

없어 돌아누워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전전반측(輾轉反側)하는 날이 많은 요즘.

마음이 동하는 시를 읽다.


무릎을 탁 친다.

옳타구나 !

달고 달아 사악하기까지 하네.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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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1-05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규원의 저 시는 예전에 하이드님 서재에서 보고 좋다고 생각했던 시인데 지금 다시 읽어도 좋으네요. 오랜만에 오규원 시집을 다시 들춰봐야겠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시집은 저 시가 수록된 시집은 아니지만요.
달고 달아 사악한 시는 위의 오규원 시와 아래 프로스트의 눈 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 중 어떤 시를 말씀하시는걸까요?

알케 2018-01-05 18:21   좋아요 0 | URL
둘 다 사악하지요.
하나는 입에 달아 사악하고 다른 하나는 써서 사악하고.
눈 오는 숲길을 꼭 가야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8-01-05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 시인 중에서 오규원 뛰어넘는 시인은 없을 거 같습니다..

알케 2018-01-05 18:22   좋아요 0 | URL
블로그 이름을 바꾸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