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 - 시간 관리 전문가는 다이어리를 어떻게 활용할까
윤슬 지음 / 담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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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담다>의 블로그에서 진행된 서평이벤트에 참여하여 책을 읽어볼 수 있게 됐다.

다이어리 쓰기와 멀어진 이유를 생각해보면, 직업적인 부분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는 주변에서 다이어리를 쓰거나 꾸미는 것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어 그 분위기를 거부하지 않고 순순히 따라가, 누군가가 했던 것들을 따라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는, 강의시간표나 과제 제출 등의 일정이 정해져 있어 그 일들을 잊지 않으려 기록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했다.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는 나름 정규직이라고, 회사에서 매년 제공되는 다이어리를 사용하면서 앞으로 1년 동안의 계획보다는 당장 닥친 일들의 2,3달 간의 개략적인 일정을 기록하고, 회의했던 흔적들을 남기기도 했었다.

프리랜서로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더욱 다이어리와 멀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점점 많아지는 짐들 속에서 덜어내게 되고,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이 다이어리가 된 것이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어디에서 일하게 될지에 대한 부분이 명확하지 않게 됐다. 지금하던 일이 끝나면 다음엔 또 다른 일을 시작하면서 당장 닥치는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해내는 데에 급급하기만 하게 됐다. 계획을 세우는 것도 처음엔 계획된 일정이 있었지만 그것이 유동적이고 가변적으로 변경되는 부분이 많아져 기록했다가 더 지저분하게 만들어지는 경우가 태반이었어서 이럴 바엔 안 쓰는 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이어리와 멀어졌다.

책을 읽어보면서 든 생각은, 다이어리는 단순한 스케줄러가 아닌 당시의 솔직한 기록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함의 정도를 생각해보면 이것저것 불평불만을 쏟아내기만 할수는 없다. 일에 관련된 부분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평을 쏟아내는 것은 감정 쓰레기 통의 기능밖에 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솔직함이라는 주관이 섞인 객관적인 기록으로 남아야할 것 같다.

불평이라면 일기를 따로 쓰면 되지 않을까.

기록을 다시 살펴보며 지나간 시간을 되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 때는 어땠었지? 어떤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었는지, 나는 어떤 상태였는지 - 같은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내가 앞으로 해야할 일과 방향을 정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야지.



최근 1,2년 동안 일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이 길이 내 길인가? 하는 생각이다.

당최 정리가 되질 않아 뒤죽박죽인 상태이다. 일단 제일 하고 싶은 것보다 그나마 잘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 숨쉬는 비용을 벌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2023년은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들을 미뤘다가 하지 않도록 계획을 기록해 보자.

근데, 내 비서는 다이어리가 될 수 있을까?



보통 1월이 시작하는 의미를 지니지만, 이상하게 애매한 느낌이 강했다.

시작되었는데, 아직 시작된 것 같지 않은 분위기 같은 게 있었다.

새로운 일 년, 새로운 1월이 시작되었는데도

마치 12월의 연장처럼 느껴지곤 했다.

뭔가 양쪽에 다리를 걸친 느낌이라고나 할까.

거기에 구정을 염두에 두고 생활하면 거의 두 달을 도둑맞는 기분이었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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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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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이전에 북로드를 통해서 나왔던 책들보다 조금 사이즈가 크고 얇은 느낌이 있었다. 책의 겉모습부터 다른 느낌을 받아 어떤 책일까? 하고, 책 뒤에 쓰여진 줄거리와 옮긴이의 글, 작가 소개글을 통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데뷔작이 이렇게까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였다. 


조금 낯선 느낌도 있지만 책 속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간접적으로, 혹은 직접적으로 느꼈던 부분들도 있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일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람이 사는 곳을 별반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다.


이야기는, 빈민가- 이지만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거지의 이야기와 빈민가의 이야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부분은 아이들이 타의에 의한 자력으로 집이나 학교를 벗어나게 되면서 시작되는 부분이기도 해서 씁쓸함을 더하는 것 같다. 


티비로 탐정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열심히 일하는 엄마와 아빠, 자신을 늘 챙겨주는 루누 누나와 함께 사는 자이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어느 날 벼락같은 비명소리와 함께 시작된 동네의 소란은, 평소엔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았던 말을 더듬어 놀림을 받는 아이 바하두르의 실종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바하두르와 가까이 지내지는 않았지만 그 아이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자이는 뭔가 정의롭지 못한 경찰들의 행태를 본 뒤 이대로는 안되겠다며 자신이 티비로 습득한 탐정력(?)을 뽐내려 한다. 

나서는 자이를 귀찮게 여기는 파이즈와 파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조사하는 일에 협력하게 만들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려 한다. 


사라진 아이들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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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시간 스토리콜렉터 9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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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누스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또 다른 시리즈- 

셰리든 그랜트의 이야기가 세번째, 마지막 이야기로 돌아왔다.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인 '여름을 삼킨 소녀'와 두번째 이야기인 '끝나지 않는 여름'에 이어 책 바깥이 시간은 텀이 조금 길었지만 드디어 이야기의 마지막이다. 

오랜만에 책을 읽어가며 이전 이야기에서 셰리든이 모르고 떠나버렸던 일들과 혼자서 끌어안고 괴로워했을 시간들이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를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서배너에서 키이라의 도움을 받아 이던 뒤부아의 손아귀에서 도망친지 채 반년이 지나지 않았다. 셰리든은 이제 캐롤린 쿠퍼라는 이름 대신 원래의 이름인 셰리든 그랜트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흘러흘러 도착한 낯선 도시 록브릿지에서 약혼자 폴과 결혼을 올릴 예정이다. 하지만 항상 그랬던 것처럼 만난지 반년도 되지 않아 내린 섣부른 결정이 불안함을 더 해주고 있다. 다시 자신이 아닌 자신이 안주하고 싶어지는 곳에 끼워 맞춰지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짜 옳은 일일까? 생각하며 진짜 자신을 감추고 싶지 않은 마음에 스트레스가 쌓인 것 같다. 

쉽지 만은 않은 순간을 겪은 후 자신을 데리러 온 니컬러스와 함께 5년만에 고향인 페어필드로 돌아간다. 돌아간 곳에서 그랜트 가족은 자신을 스스럼없이 대해주어 끝내지 못한 것들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피어오른다.


한편, 마커스 골드스타인은 캘리포니아 엔터테인먼트&뮤직 코퍼레이션(CEMC) 감독위원회의 의 회생 의뢰를 받는다. 평소의 일이었으면 분석결과 회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분석된 일을 맡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CEMC 감독위원회의 의뢰를 받아들이고 조직, 인사에 대한 조정 권한을 위임받아 조직 전체에 칼바람을 일으키며 경영구조와 인력 재정비에 나섰다. 

획기적인 회생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오래된 친구인 리즈 하트그레이브를 찾는다. 그곳에서 그는 리즈의 남편 해리 하트그레이브가 찾은 보석같은 존재를 다시 찾게 된다. 그건 바로 셰리든이었다.


셰리든은 자신이 끝내지 못한 것들을 해낼 수 있을까?




86페이지
애정과 이해를 찾는 동안 잘못된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아.

123페이지
내 심장은 나에게 실수를 반복하게 했다. 필사적으로 사랑과 인정을 찾으려고 한 남자에게서 다른 남자에게로 비틀거리며 옮겨갔고, 상처를 받을수록 절망감은 더욱 커졌다.



놓쳐버렸던 기회도 다시 셰리든이 잡을 수 있을지, 그 기회를 살려 어디까지 뻗어나아갈지- 
두근거리는 기대감을 안고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었다.
조바심에 쉽게 기대고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느꼈지만 그게 세상의 전부가 아니고, 진짜 자신의 모습도, 자신이 원하는 상황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뒤늦게 후회만 하는 것이 아니라 - 
이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 상황을 떨쳐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무더운 여름같은 뜨거운 나날을 지나 폭풍이 몰아치듯 휘몰아치는 것 같아 아슬아슬해보이기도 했다. 

반드시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는 기대는 없지만 정말 원하는 것을 잘 선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온전히 자신이 원한 자신의 것이라는 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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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계단 스토리콜렉터 93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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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의 표지를 보고 든 생각은 뭔가의 눈인가? 슬쩍 무서운 기운이 드는 표지라는 것이었다. 인상이 그렇게 남아버려서인지 다시 자세히 들여다 보며 표지의 그림은 책의 제목처럼 구부러진 계단-나선형 계단임을 알게된 뒤에도 무서운 느낌이 계속해서 든다. 뭔가를 지켜보는 눈 같은 느낌으로 그 깊이와 끝을 알 수 없는 심연 같은 느낌으로 각인이 되어버렸다.


제인 호프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로, 전작인 사일런트 코너, 위스퍼링 룸이라는 제목은 알고 있었지만 시리즈로 이어져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첫번째 이야기로부터 작품 속에서도, 실제 출간된 기간도 2년이 지난 현재, 주인공 제인 호프는 여전히 남편이 죽어야만 했던 이유를 만들어낸 이들의 실체를 세상에 밝히기 위해 움직인다. 긴 시간 쫓기며 권력과 자원 모든 것에서 앞서있어 무력함을 느끼게 하는 이들의 뒤를 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닌, 아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도 하니까.

주변에 알던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을 법한 일을 하나씩 해가고 있다. 그러나 정확히 뭘 어떻게 하여 세상을 정의롭게 만들고 싶다는 것보다는 자신의 가족이 안전해지는 것을 위해 움직이는 것 같다.


테크노 아르카디언이라는 이름을 활동하며 국가 기관 전반에 걸쳐 조직원을 보유하고 있고, 자신들의 권력을 한껏 이용하여 불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일들을 벌이면서도 국가의 법망에서는 눈을 피하고 있는 이들은 노오란 호박색 현탁액을 컴퓨터가 골라낸 타겟이 된 인물들에게 주사하여 정신적인 지배와 복종을 이끌어내고 있다. 무조건 적인 복종을 만들어내기에 어떠한 행동을 하면서도 정확하게 뭘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명령대로 몸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100페이지

카터 저건은 부채에 시달리는 국가가 한심할 정도로 우선순위를 잘못 매기는 현실에 탄식했다. 5,000에이커 넓이의 풍력발전소를 유지하고 시끄러운 댄스 음악이 10대 초반 소녀의 성적 조기 성숙에 미치는 결정적인 영향에 대한 심층 연구를 하느라 허리가 휘면서, 불안정한 대규머 인구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데 필수적인 고해상도 비디오카메라 수백만 대를 설치하지 못하다니.


카터 저건이라는 인물의 생각을 보면 얼마나 자신이 정의라고 믿고 있는 이념에 사로잡혀 있으며 주변 세상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보인다.  당장 자신부터 국토부 소속이면서 그 지위를 이용해 자신이 믿는 신념의 편의를 위해 이용당하고,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을 못하는 것인가. 

거리낌없이 목적에 방해되는 인물을 죽이고, 공공연히 국토부 소속으로 작전 중이라고 하며 자신의 존재를 굳이 숨기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그냥 죽여버리면 조직에서 뒷처리를 해주기에 거리낄 것이 없는 것으로도 보인다. 어떤 조건이 바뀌는 상황이 왔을 때, 컴퓨터가 자신도 타겟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쌍둥이 남매를 쫓는 과정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그런 거리낄 것 없는 모습이어서 실제로 저런 인력들이 국가 기관에 소속되어 있고, 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면 역시 모르는 것이 제일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그게 또 평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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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하우스 - 드론 택배 제국의 비밀 스토리콜렉터 92
롭 하트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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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북로드 스토리 콜렉터스 혜택으로 따끈따끈한 신간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 멀지 않은 시점의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팩스턴과 지니아가 클라우드에 입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절박하고 다양하다는 표현이 가장 잘 들어맞을 것 같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클라우드에 입사하고 싶어한다. 클라우드는 꿈의 직장으로 불리며 일과 주거를 해결할 수 있어 삭막한 시대를 보내는 이들에게는 갈 수만 있다면 가고 싶은 곳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현실은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고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의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모든 것이 제공되지만 그에 맞는 노동을 제공해야 하고, 끊임없이 현상태를 유지하거나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아니- 애를 써야만 한다.

블랙프라이데이 대학살.
   말만 들어도 어떤 그림이 그려진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대폭 할인된 물건들을 사기 위해 몰려들었을 사람들에게 가혹한 일이 벌어졌을 거라는 것쯤은.
이후 사람들은 집 밖에서 쇼핑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시작하며 누구나 돈만 있으면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쿠팡, 아마존, 알리바바가 생각나는- 업체인 클라우드의 존재는 점점 더 커지기 시작한다.

미국 전역, 곳곳에 마더클라우드를 세워 기점으로 삼으며 오프라인 소매점과는 되지 않을 만큼 가성비가 갖춰진 제품들을 제공하며 점점 더 몸집을 키웠다. 이제는 정말 클라우드가 없으면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커졌다.

그런 곳에 각자의 사정으로 팩스턴과 지니아가 입사해 업무 분야를 배정받고 마더클라우드의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처음에 가졌던 생각과 다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런 모습은 익숙해지면서 타성에 젖어버린 모습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뭔가를 진취적으로 해내며 나아가기 보다는 제자리에 머물러 버리는 편리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했다.


394페이지
  전에는 미국의 평균 주간 근무 시간이 몇 시간이었는지 알아? 40시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쉬었지. 그리고 연장 근무 수당도 받았어. 건강보험은 금여에 포함됐었고. 그거 알아? 보수는 기이한 신용 시스템이 아닌 돈으로 받았어. 집도 소유했었지. 일과 별개의 삶도 유지했어. 그런데 지금은 어때? 당신들은 일회용품을 포장하는 일회용품이나 다름없어.
씁쓸한 부분이다. 난 지금 어떤 환경에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한다.

554페이지
   침대와 지붕과 평생 직업.
   거의 앞에는 넓고 평평한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는 뭔가로 향하는 긴 여정에서 갈증으로 죽어가는 것 외엔 아무런 희망도, 약속도 없는 죽은 마을들이 늘어선 세상.
   이렇게 간단히 그냥 걸어 나가면 그만이었는데. 어쩌면 이게 첫걸음이었는지도 모른다. 불을 붙일 성냥과 충분한 시간과 산소만 있다면, 이곳의 모든 것을 바닥까지 죄다 태워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토록 거대한 것이 그렇게 약할 수 있을까?


+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시점은 깁슨, 팩스턴, 지니아가 나온다.
+ 깁슨이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뭔가 찝찝하고 씁쓸한 느낌이 드는 부분들이 많았다. 사업가, 기업가로서는 그런 의견이 일견 맞는 것도 같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뭔가 비틀려 있는 것 같다.
미국 전역, 곳곳에 마더클라우드를 세워 기점으로 삼으며 오프라인 소매상으로는 더 이상은 소비가 어려워진 시대에 사람들은 바깥 출입을 하지 않으며 집에서 주문하고 배송되기를 기다리면 되는 것이 편리한지 불편한지 구별하기 어렵다. 나는 둘 다 둘러보고 더 나은 선택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 창고에서 물건을 찾아 배송될 수 있도록 나르는 이들의 업무강도는 심심찮게 들리는 요즘의 회사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오히려 몸집이 거대해지면서 인간적인 면이 사라지는 느낌이 더 크게 들었다. 일하는 사람도 길들여지는 느낌이라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 클라우드는 아직은 무게에 대한 제한이나 나라마다 다른 규제로 아직은 만나볼 수 없는 드론 택배로 물품을 배송한다고 한다. 최근 드론택시를 시운전했다는 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전혀 상관이 없거나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 전통적인 학대자의 전술. 사탕과 당근을 번갈아가며 반발을 죽이고 순순히 따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유도한다.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하게 만드는데, 차악은 어느 순간 차선이 되어있다.
411페이지. 오블리비언 반입방법을 나도 알 수 있게 단서를 뿌려줬다.
   배송 후 복귀하는 드론에 실어서. 
   근데 또 근절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적당히 다스리기 위한 방편으로 추적을 했다는 것도. 씹씰. 

+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언젠가 어떤 만화에서 이 이야기가 소재로 나왔던 기억이 난다. 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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