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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철학자와 식물성의 철학자의 만남, 두 저자는 32편의 편지를 주고받으며,식물 세계를 통한 사유를 주고받는다. 2020년 출간 도서

[본문 속으로]

우리가 이 책을 함께 쓰게 된 이유는 현재 자연과 생명이 처한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애초에 우리는 이 책이 각 장의 주제에 해당하는 대화로부터 발전하리라고 상상했지만, 우리는 이 계획이 너무 야심 차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은 적절치 않다는 점을 곧바로 알아차렸습니다. 해당 문제에 접근하는 우리 두 사람의 입장은 상당히 달랐고, 우리가 공통의 목표를 다루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론적, 윤리적, 정치적 차원에서 구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거의 알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 산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히 그랬습니다. 우리가 당면한 딜레마는 이 프로젝트를 포기하거나, 이 책이 미래의 대화로 발전해 나가도록 제안하는 다른 구성 방식을 창안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제안한 것은 루스가 쓴 텍스트와 마이클이 쓴 텍스트가 아래위가 뒤집힌 포맷으로 구성된 책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구성을 취하면 책의 중간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요. 불행히도 이 도발적인 해결책은 우리 두 사람 모두 각자의 관점에 충실하면서 대화가 가능한 방식을 찾는 데 영감을 주긴 했지만, 특히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출판사와 합의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기여를 이끌어내는 가장 풍요로운 방식을 찾는 작업은 독자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식물 존재에 관한 주요 메시지와 우리 두 사람이 식물 존재를 다루는 상이한 방식을 함께 파악하는 일은 독자들의 몫입니다. (4-5쪽)

친애하는 마더에게

당신에게 이 책을 공동 저술하자고 제안했을 때 나는 이 작업이 어떻게 전개될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이 책을 소개하는 편지에서 언급했듯이, 두 가지 사안 때문에 나는 이 제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 지구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 존재가 위험에 처해 있으며, 식물 세계를 보존하는 것은 지구 행성을 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의 에너지를 살아 있게 해주는 다른 실존 방식과 공동-실존 방식을 확립하기 위해, 우리의 자연적 속성으로 돌아와 그것을 적절하게 키우는 것을 통하여 우리는 인간으로서 오늘날 세계를 통치하는 과학과 기술의 지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성적 정체성이 이런 과제를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골격(framework)―하이데거가 말한 ‘뼈대(Gestell)’를 약간 다른 의미로 쓸 수도 있습니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성적 정체성은 우리 신체의 물질성이 생명의 성장과 공유에 기초한 보다 구체적인 문화적 개별화와 관계적 질서로 변형되는 쪽으로 나아가도록 우리가 이 신체적 물질성을 초월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식물 생명 및 식물 생명이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과 관련하여 생명을 키우는 일로 돌아가도록 초대하는 이 책의 공동 저자로 남성이 더 좋겠다고 상상했던 것은 이런 생각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159-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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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철학자와 식물성의 철학자의 만남, 두 저자는 32편의 편지를 주고받으며,식물 세계를 통한 사유를 주고받는다. 2020년 출간 도서]


식물의 사유

식물 존재에 관한 두 철학자의 대화

루스 이리가레·마이클 마더 지음|이명호·김지은 옮김

360쪽|국판 변형(144*210)|반양장|18,000원

2020년 8월 25일|인문/철학 > 교양 인문학/ 철학 일반

isbn 979-11-89333-27-0 03100




식물성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 사유를 시도함으로써

인간과 식물의 창조적 만남을 확장하다

페미니즘 철학을 대표하는 루스 이리가레와 식물성의 철학을 선보이는 마이클 마더가 16개 주제를 담은 32편의 서신 교환을 통해 나눈 철학적 사유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각기 ‘페미니즘(성차) 철학’과 ‘식물의 철학’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독창적 사유를 전개해 온 두 철학자가 ‘식물 존재’를 통해 자연과 문화, 물질과 정신, 감각성과 초월성, 주체와 타자, 여성과 남성, 비인간과 인간 등 서구 형이상학을 지배해 온 이분법과 동일성의 사유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2013년 11월부터 2014년 말까지 일 년 남짓 열여섯 개의 주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편지로 교환한 것이 책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일 년은 사 계절의 순환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SNS와 이메일의 시대에 우편을 통한 편지로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 자체가 식물의 발아와 성장과 개화와 결실의 시간을 닮으려는 저자들의 생각을 반영한다.

이 책은 철학자 두 사람이 나눈 편지를 엮은 것이다. 따라서 철학적 개념과 사유이 동원되지만, 전문적인 철학 서적에서는 만날 수 없는 생생한 개인적 체험을 들려준다. 루스 이리가레는 박사학위 논문을 책(『검경』, 1974)으로 출판한 뒤 라캉 정신분석학교에서 추방당하고 파리 뱅센 대학의 교수직에서 쫓겨났다. 그녀가 어떻게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었을까? 교통사고를 당한 후 요가 수업에서 배운 호흡법이 어떻게 그를 인도 철학으로 이끌었을까? 감각과 영혼을 결합하려는 그의 노력이 어떻게 매일의 시 쓰기로 나타났을까? 우리는 이 책에서 그녀의 철학적 사유와 결합한 내밀한 독백을 들을 수 있다.

마이클 마더는 뿌리 뽑힌 이민자로 세계를 떠돌아다니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집 마당에서 식물이 뿌리 뽑히는 것을 보고 내면의 무언가가 복구될 가망 없이 영원히 상실되었음을 느낀 것이나, 빙설폭풍이 오타와 시에 불어 닥쳤을 때 도시적 삶의 취약성을 몸소 체험한 것이 어떻게 식물성에 대한 철학적 사유로 이어졌는지를, 우리는 알 수 있다. 철학을 삶의 맥락과 감각적 경험으로 다시 데려오는 이런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사유의 장소성과 신체성을 느낄 수 있다.

기존 철학 서사를 뒤흔들고 확장된 감수성을 깨우다

이 책은 인간중심적 형이상학에서 경시되어 온 자연과 식물, 그리고 이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생성적 에너지를 다룬다. 우리에게는 식물성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낯설다. 하지만, 두 사람의 철학적 지평에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 새로운 철학적 사유는 인간과 식물의 창조적 만남을 그린다.

서문에서 이리가레는 “우리가 이 책을 함께 쓰게 된 것은 현재 자연과 생명이 처한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사상적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식물 존재를 통해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열려는 문제의식이 이 지적 대화의 밑바탕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식물이 현재 자연과 생명이 처한 위기에 대한 진단과 대안 모색의 핵심으로 간주되었을까? 인간중심주의가 지구 환경 파괴와 생태계 위기를 낳은 원인이라는 반성이 일면서 동물과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현대 담론의 뜨거운 주제로 떠올랐지만, 식물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식물은 가장 미발달된 생명 존재이고, 생산의 원자재이자 바이오 연료로 치부되어 왔을 뿐, 인간이 그 일부를 이루는 생명의 토대로 이해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식물적 존재로 돌아가는 것은 생명의 근원으로 돌아가 생명과 연대하는 사유의 가능성을 길어 올리는 것이다. 생명의 에너지를 키우고 나누는 새로운 사유와 삶의 방식은 생태 지향성을 당연히 함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생태 지향성은 그것을 가로막는 사유 체계와 사회경제 체제의 해체와 극복을 전제하지 않을 수 없다. 철학자로서 이리가레와 마더에게 이 작업은 서구 형이상학을 극복하는 일과 깊이 연동된다.

식물은 자라고 변하고 생성하는 존재이다!

―하이데거를 경유하여 그리스 철학으로 돌아가다

이리가레와 마더 두 사람 모두에게 서구 형이상학을 넘어서는 길은 하이데거를 경유하여 소크라테스 이전 그리스 철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리가레는 인도 철학과 불교 철학에서 그리스 철학과 접속하고 그것을 보완할 사유의 가능성을 찾기도 한다. 하이데거는 만물을 조율하는 하나의 통일된 원리를 설정하는 로고스 중심주의가 출현하기 전, 스스로 생성하는 존재들로 자연을 바라보았던 초기 그리스 철학에서 존재 망각을 넘어설 수 있는 사유의 단초를 발견했다. 하이데거가 초기 그리스 철학에서 읽어낸 ‘퓌시스(phusis, 자연)’는 죽어 있는 고정된 물체가 아니라 ‘스스로 자라고 변화하는 물질’이다. 하이데거의 용어로 퓌시스는 시간과 공간 속에 자신을 ‘나타내는(appearing)’ 존재사건이다. 자기 안에 성장의 잠재력을 지닌 살아 있는 존재가 ‘퓌시스’라면, 이 퓌시스의 속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존재가 다름 아닌 ‘퓌톤(phuton, 식물)’이다. 퓌톤은 퓌시스의 축소판이다. 다른 무엇보다 식물은 ‘자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 곳에 뿌리박힌 채 이동과 변화가 불가능한 존재로 간주되었던 식물에게서 ‘자라고 변화하고 생성하는 존재’로서 자연의 원형적 모습을 발견한 것이 자연과 인간의 관계, 인간 안의 자연과 인간 밖의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읽어낼 길을 열어주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우주를 구성하는 4원소로 알려진 물, 불, 흙, 공기는 생성적 잠재력을 지닌 살아 있는 물질로서 지구 생명체의 필수적인 요소이자 만물의 뿌리로 간주된다. 인도 자이나교는 여기에 식물을 제5원소로 추가한다. 식물은 생명을 선사하는 4원소들을 모으는 존재이자, 이 원소들에게 적당한 양의 햇빛과 습기와 미네랄과 공기를 제공함으로써 원소들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활력을 불어넣는다. 생명이 싹트고 자라고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활력과 잠재력을 유지하려면, 4원소 사이에 적절한 비율이 유지되어야 한다. 서구 문명은 4원소 중에서 불에 특권적 위상을 부여하여 다른 원소들을 불에 복속시켜 왔다. 불은 물질을 연소시켜 에너지를 추출하는 문명의 원천으로서, 생명 자체가 안에서 타오르는 거대한 불길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인들은 불의 창조적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는 겸손을 잊지 않았던 반면, 현대인들은 절제 감각을 잃고 문명 자체를 통제 불능의 대화재로 만들어 왔다.

이리가레와 마더는 4원소 중에서 물과 공기, 그중에서도 특히 공기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공기는 생명체가 숨 쉬게 해주고, 물질들 사이에 이동을 보장해 주는 보편적 공유물이다. 또한 공기는 신체의 물질성이 영혼의 섬세함으로 옮겨갈 수 있게 해줌으로써 대지와 하늘을 이어준다. 그러나 공기는 그 자체로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유동적 물질로서 여성적-모성적이다. 하이데거에게서도 공기는 사유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는 여성적-모성적 차이에 대한 망각과 억압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리가레의 생각이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수행하는 자율적 신체 활동이 숨 쉬기이다. 인간에게 숨 쉬기는 식물의 뿌리 내리기와 같다. 그러나 “서구적 정신을 추동한 것은 밖으로 내쉬는 순간을 지연함으로써 공기를 지배하고, 주체성이라는 신체 없는 숭고한 폐 속으로 가급적 많이 들이 마시고 외부 세계와 호흡을 공유하는 것을 막으려는 욕망”이었다(마더). 그 결과 근대 서구인은 자신의 숨을 없애 버렸다. 그는 “자신이 이룩한 기술적 성취를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느라 숨을 헐떡였고, 그 성취가 뿜어내는 매연으로 질식 상태에 빠졌다”(마더). 그러나 안과 밖 사이에 참된 공유가 일어나지 않으면 숨을 쉴 수가 없다. 들숨과 날숨은 생명의 기본 리듬이다. 이 잃어버린 생명의 리듬을 되찾기 위해 이리가레와 마더 두 사람 모두 호흡에 주목한다. 인도의 요가 호흡법은 수행을 통해 우리의 몸이 “공기가 흐르는 관”이 되게 하려고 한다. 그것은 줄기와 잎사귀로, 아니 온몸으로 숨 쉬는 식물의 호흡을 닮았다.

식물은 더불어 자라는 공동체이다!

―문화는 자연의 경작이어야 하지 분리나 지배가 아니다

호흡뿐만이 아니라 인간은 식물로부터 자연과 더불어 성장하는 존재 양식과 자세를 배울 수 있다. 마더가 뉴욕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시절 비좁고 누추한 아파트 뒷마당에서 만난 한 그루 나무는 ‘더불어 자라는 공동체’의 표상으로 남아 있다.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생명의 왕국을 이루는 한 그루 나무와 그런 나무들과 풀들과 꽃들이 다른 생명체들과 함께 어우러져 자라는 숲에서, 혹은 숲 옆에서, 인간은 내부의 자연과 외부의 자연을 분리시키지 않고, 생명의 원소적 토대를 이루는 햇빛과 공기와 물과 땅과 신체적·감각적 교감을 나누며, 인간으로서 자신의 고유한 성장의 과제를 이루어낸다. 식물 존재 주위에서 인간 사회와 정치 공동체가 무르익을 수 있다. 자연과의 분리에서 인간적 탄생을 찾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자연적 속성(natural belonging)을 문화적으로 키워내는 것이 ‘인간 되기’의 과제가 된다. 문화(culture)는 자연의 경작(cultivation)이어야 하지 자연으로부터의 분리나 단절, 혹은 자연의 지배와 정복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 인간이 되는 것은 특별히 인간적이라고 여겨지는 생명의 내적 표현이 점차 드러나고, 그 과정에서 개별적 존재로서 우리 각자에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인간에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마더). 이 문장은 마더의 것이지만 이리가레도 공유하는 ‘인간 생성’의 원리이다.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그리스 비극의 여주인공 안티고네에서 발견한 것이 국가의 법에 맞서 생명을 지키고 돌보는 윤리이다. 안티고네가 죽은 오빠의 장례를 치러주려는 것은 국가에 맞서 가족의 가치를 옹호하는 것(헤겔)이 아니라 오빠의 시신을 땅에 돌려주려는 것이다. 그녀의 애도 작업은 땅에서 분리되지 않은 사람만이 취할 수 있는 윤리적 자세이다. 그것은 ‘여성적’이다.

성차의 철학과 식물 철학은 어떻게 만나는가?

―성차화는 섹스와 젠더라는 페미니즘의 낯익은 구분을 가로지른다

이리가레에게 자연적 존재로서 인간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퓌시스 자체가 최소한 ‘둘’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둘’은 하나로 환원되지 않고 ‘다수’로 열릴 수 있다. 성차(sexuate difference)는 동일한 성적 정체성을 취하지 않는 두 주체 사이의 환원할 수 없는 비대칭적 차이이다. 차이는 간극을 전제한다. 하이데거와 달리 존재는 “하나가 아닌 성”이다. 다른 성과의 사이에 간극을 지닌 성적 존재는 다른 성으로 흡수되지 않고 자신의 고유한 성적 특성을 신체적 욕구와 관계적 욕망에서, 감각적 경험과 영적 표현에서, 사적 관계와 정치 영역에서 키워야 한다. 이 작업이 ‘성차화’ 혹은 ‘성적 되기(sexuation)’이다. 남성과 여성은 각기 다른 자연을 타고난 성적 존재로서 자기 안의 자연의 리듬에 가장 잘 어울리고 그것을 키워줄 수 있는 문화 질서를 만들고 향유할 성적 권리를 지닌다. 성차화는 자연적 소여로서의 ‘섹스’와 문화적 구성물로서의 ‘젠더’라는 페미니즘의 낯익은 구분을 가로지르고 뛰어넘는다. 참된 의미에서 인간이 되는 것은 성차화된 존재가 되는 것이다. 페미니스트 철학자로서 이리가레는 동일자 남성으로 환원되지 않고 자신의 성적 특수성을 키우고 표현하는 여성적 문화를 꿈꾼다. 기묘하게도 그것은 식물성과 공명한다. 이리가레가 식물의 철학자 마더에게 대화를 제안한 이유일 것이다.

리뷰/추천사

아름답게 쓰인 이 매혹적인 책은 이리가레와 마더 두 사람이 식물 생명의 철학, 존재론, 윤리 그리고 살아 있는 존재인 식물에 대한 우리의 본질적 의존을 사유한다.

—엘리자베스 그로츠, 『카오스, 영토, 예술』의 저자

이리가레와 마더는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들이 공유하는 맥박과 침묵의 언어에 다가감으로써 기존의 철학 서사를 뒤흔들고 섬세하면서 확장된 감수성을 일깨운다.

—클라우디아 바라치, 『제1철학으로서의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의 저자

『식물의 사유』는 식물이 서구 형이상학 전통과 철학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 탐구한다.

—윌리엄 에긴턴, 『종교적 중용을 옹호하며』의 저자

저자 및 옮긴이 소개

루스 이리가레(Luce Irigary)

벨기에 출신 페미니스트 철학자이다.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학 세미나에 참여하여 정신분석 수련의 과정을 밟았지만, 『검경(Speculum of the Other Woman)』(1974) 출간 이후, 파리 프로이트학회로부터 파문당하고 재직 중이던 파리 제8대학에서도 쫓겨났다. 남근 로고스 중심주의를 벗어나 성차를 사유한 『성차의 윤리(An Ethics of Sexual Difference)』(1984), 『하나이지 않은 성(ThisSex Which Is not One)』(1985) 등을 집필하여 ‘성차 페미니즘’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다. 주요 저서로는 성차의 문제를 민주주의와 연결시킨 『민주주의는 둘 사이에서 시작한다(Democracy Begins Between Two)』(1994)를 비롯하여 『동양과 서양 사이(Between East and West)』(1999), 『둘로 존재하기(To Be Two)』(2001), 『세계를 공유하기(Sharing the World)』(2008) 등 다수가 있다.

마이클 마더(Michael Marder)

스페인 바스크 대학 철학과 이케르바스크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이데거 현상학에 사상적 토대를 두고 현대 서구 철학과 식물성의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주요 저서로는 『식물 생각하기(Plant-Thinking)』(2013), 『철학자의 식물(The Philosophers Plant)』(2014), 『불의 정치학(Pyropolitics)』(2014), 『체르노빌 식물표본(The Chernobyl Herbarium)』(2016) 등이 있다.

옮긴이 이명호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뉴욕주립대학교(버펄로)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영미문화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글로벌인문학술원 원장, 감정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누가 안티고네를 두려워하는가: 성차의 문화정치』가 있으며, 공저로 『감정의 지도그리기』, 『유토피아의 귀환』 등이 있다.

옮긴이 김지은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영미문화전공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아일랜드 현대문학으로 석사학위 취득 후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연구 분야는 젠더/페미니즘, 현대문학, 문화비평이다.

목차

서문 5

1부 루스 이리가레

프롤로그

1 식물 세계에서 피난처 찾기

2 생명을 망각한 문화

3 보편적 호흡을 공유하기

4 원소의 생성적 잠재력

5 계절의 리듬에 맞춰 살기

6 자연 존재의 놀라운 다양성의 복원

7 우리의 감각지각을 키우기

8 인간 동반자에게 향수를 느끼기

9 인간들 사이로 돌아가는 위험을 무릅쓰기

10 자신을 잃고 자연에게 다시 도움을 요청하기

11 숲에서 다른 인간을 만나기

12 어떻게 우리의 살아 있는 에너지를 키울지 생각하기

13 몸짓과 말은 원소를 대체할 수 있을까?

14 자연 속에 혼자 있는 것에서 사랑 안에서 둘로 존재하는 것으로

15 인간 되기

16 만물 사이에서 생명을 키우고 공유하기

에필로그

주석

2부 마이클 마더

프롤로그

1 식물 세계에서 피난처 찾기

2 생명을 망각한 문화

3 보편적 호흡을 공유하기

4 원소의 생성적 잠재력

5 계절의 리듬에 맞춰 살기

6 자연 존재의 놀라운 다양성의 복원

7 우리의 감각지각을 키우기

8 인간 동반자에게 향수를 느끼기

9 인간들 사이로 돌아가는 위험을 무릅쓰기

10 자신을 잃고 자연에게 다시 도움을 요청하기

11 숲에서 다른 인간을 만나기

12 어떻게 우리의 살아 있는 에너지를 키울지 생각하기

13 몸짓과 말은 원소를 대체할 수 있을까?

14 자연 속에 혼자 있는 것에서 사랑 안에서 둘로 존재하는 것으로

15 인간 되기

16 만물 사이에서 생명을 키우고 공유하기

에필로그

주석

옮긴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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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혁명, 개인의 자유를 외치다!
막스 슈티르너의 통찰이 담긴
급진적 반박의 목소리를 만나다.

 막스 슈티르너의 슈티르너 비평가들(Recensenten Stirner’s)이 국내 최초로 독일어 원전에서 번역되었다이는 슈티르너의 대표작인 유일자와 그의 소유에 대한 비판을 직접 반박하는 그의 사상적 핵심을 담고 있다이 책은 19세기 철학사에서 가장 도발적이고 혁신적인 에세이로 손꼽히며 슈티르너 철학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인 유일자와 그의 소유의 논쟁의 지평을 확장하는 혁신적인 에세이이다.
 슈티르너의 철학은 20세기에 개인주의적 아나키즘실존주의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적 뿌리가 되었다그는 19세기 당시에는 헤겔 사상에 대한 우파와 좌파 모두의 해석을 무너뜨렸고자유주의의 철학적 기반도 지적으로 무너뜨렸다또한그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급진적 대안을 제시했다.
19세기 초반아직 사회주의도 자유주의도 이론적 지반이 형성되기 전에 출현했던 문제작 유일자와 그의 소유에 당시 독일 사상가들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독일 이데올로기』 1부의 2/3가량을 슈티르너를 비판하는 데에 할애했고스첼리가포이어바흐헤스와 같은 저명한 사상가들은 그의 책에 신랄한 논평을 가했다주로 슈티르너의 유일자’ 개념, ‘자기중심적 사람’, ‘자기중심적 사람들의 연합이라는 문구들에 대해서였다슈티르너는 이미 유일자와 그의 소유라는 방대한 저서를 통해 이를 주장했음에도그의 책에 가한 논평과 논적들에 대적하여그의 유일자’ 개념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자 했다.
따라서 슈티르너 비평가들은 당대 주요 사상가들과의 논쟁을 담아냄으로써그의 철학적 입장을 더욱 깊이 탐구하고자 한 시도이다슈티르너는 무엇보다도 보편적 인간의 개념을 부정하고, ‘개인의 독창성과 자기 주체성을 강조했다슈티르너의 비판은 개인주의적 아나키즘에서부터 실존주의에 이르는 다양한 사조를 예고했으며, 21세기에도 주목받고 있는 철학적 원천이다.
 
 

막스 슈티르너, 철학의 해체와 창조를 외친 사상가

 막스 슈티르너(1806-1856)는 바이에른의 바이로이트에서 태어나 헤겔의 강의를 듣고 영향을 받으며 철학적 기초를 다졌다그는 유일자와 그의 소유를 통해 개인의 자유와 자기 소유를 주장하며 기존 철학과 사상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다그의 철학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자유주의의 철학적 기반을 비판하며개인주의적 아나키즘과 실존주의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적 토대를 마련했다.
슈티르너 비평가들은 철학적 논쟁의 기록이다슈티르너는 이 책에서 포이어바흐헤스스첼리가의 비판에 응답하며, ‘유일자라는 개념의 진의를 밝히고자 했다그가 말하는 유일자는 그저 공허한 단어가 아니라각 개인의 독립적 존재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유일자는 단지 이름일 뿐이다그것은 그대가 그대 자신이라는 사실 외에는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다.”
슈티르너는 이러한 개념을 통해인간이 스스로를 추상적 개념이나 이상적 범주로 환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인간은 자신만의 고유한 존재로 살아야 하며보편적 가치나 도덕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당시 철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슈티르너 비평가들은 슈티르너를 비판했던 포이어바흐스첼리가헤스의 사상을 비판하기 위해 철학적 개념들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며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춘다.
 

‘유일자’의 개념

슈티르너는 유일자를 모든 개인을 지칭하는 단순한 이름으로 정의하며이는 개인의 고유성과 자유를 강조한다그는 포이어바흐헤스스첼리가 등 동시대 비평가들이 유일자를 내용 없는 공허한 단어라 비판한 것에 대해유일자는 특정 개념이 아닌 개별적 존재를 지칭하는 비()개념적 이름이라고 응수했다유일자는 고정된 속성을 지니지 않으며오직 개인의 행위와 자각을 통해 규정된다그는 이러한 설명을 통해 종교적 관념이나 보편적 인간 개념이 개인의 독창성을 억압한다고 주장했다.
 

’그대‘가 유일자의 내용이다

슈티르너는 유일자가 그대는 그대라는 사실을 나타낸다고 주장한다이는 개인이 그 자체로 가치 있고 고유하며특정 속성이나 보편적 개념에 의해 정의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포이어바흐가 주장한 보편적 인간 본질에 반대하며그는 인간의 개별성이야말로 인간다움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그는 모든 사람의 고유한 본질은 개념화될 수 없으며개인은 자기 자신을 통해서만 실재적 존재로 이해될 수 있다고 본다.
 

‘자기중심적 사람’은 세계의 중심이자 자기소유자이면서 신성모독자이다

슈티르너는 자기중심적 사람을 자기 세계의 중심으로 정의하며그들이 외부의 신성한 가치나 이상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이익과 관심을 추구한다고 주장한다그는 기존 사회와 철학이 개인의 자기중심적 성향을 억압하며이를 죄악이나 혐오스러운 것으로 간주해 왔다고 비판했다신성한 양심과 같은 외부의 강제적 가치에 맞서 개인은 자기 자신의 관심과 욕망을 지키며이를 통해 자기소유자로서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기중심적 사람들의 연합’은 자기관심, 자기향유, 자기성취, 상호의존, 호혜주의이다

슈티르너는 개인들이 상호의존과 호혜주의를 바탕으로 자발적 연합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이 연합은 사회나 국가처럼 강제적 의무가 아닌각 개인의 자기 이익과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관계로 구성된다그는 연합이 고정된 체제가 되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연합은 자유롭게 형성되고 해체될 수 있는 관계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와 ‘창조가 깃든 무’

슈티르너는 개인을 창조가 깃든 무로 정의하며인간은 자신을 끊임없이 창조하는 존재라고 보았다그는 인간을 개념적으로 정의하려는 모든 시도를 비판하며, “나는 나이다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선언을 통해 개인이 자신의 존재를 주체적으로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는 외부의 관념이나 개념이 아닌오직 개인의 경험과 자기 자각에서 비롯된다.
 
슈티르너는 개인의 독창성과 자유를 최우선으로 강조하며보편적 개념종교적 관념사회적 이상이 개인의 자율성을 억압한다고 비판했다그는 유일자와 자기중심적 사람’ 개념을 통해각 개인이 스스로의 존재를 정의하고 창조하며자발적 연합 속에서 타인과 관계 맺기를 통해 자기 이익을 추구할 것을 주장한다이러한 철학은 개인주의적 아나키즘과 실존주의포스트모더니즘에 영향을 미친 선구적 사유로 평가받는다.
슈티르너 비평가들은 단순히 철학적 논쟁의 기록이 아니다이 책은 기존의 관념을 해체하고각 개인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슈티르너의 도전적이고 독창적인 사유는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주며철학적 자유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막스 슈티르너가 남긴 두 저작

 
슈티르너의 방대한 저작 유일자와 그의 소유가 철학적 주장과 체계를 제시한 텍스트라면슈티르너 비평가들은 이에 대한 구체적 반응을 분석하고 논박하는 실천적 논쟁 텍스트이다자신의 사상을 더욱 풍부하게 설명하는가 하면그에 대해 쏟아진 비판에 대한 견고한 방어 논리를 구축한다슈티르너 비평가들은 전작에서 생략된 설명이나 모호했던 부분을 구체화하기도 했다특히특정 비판자들의 논지를 직접 인용하고 반박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다.
유일자와 그의 소유와 슈티르너 비평가들은 슈티르너 철학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으로 연결되는 저작들이다유일자와 그의 소유가 철학적 출발점이라면슈티르너 비평가들은 그것을 둘러싼 논쟁을 통해 슈티르너 사상을 더 깊이 탐구할 수 있는 창을 제공한다두 저작은 서로를 보완하며슈티르너의 사상을 비판적 맥락에서 더욱 명료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슈티르너 비평가들』과 막스 슈티르너에 관한 코멘트
자기중심성이 우리의 인간다움에 대한 사랑의 출발점
“슈티르너가 포이어바흐의 ‘인간’, 또는 적어도 『기독교의 본질』에 나오는 ‘인간’을 거부한 것은 옳다. (……) 그러나 만약 개인이 우리의 ‘인간’을 위한 진정한 토대이자 출발점이라면, 자기중심성이 우리의 인간다움에 대한 사랑의 출발점이며, 그렇지 않으면 인간다움은 허공에 매달려 있는 것이 된다.”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카를 마르크스에게, 1844년 11월 19일

역사상 가장 전복적이고 급진적이며 극단적인 책들 중 하나
“막스 슈티르너의 1844년 걸작 『유일자와 그의 소유』는 역사상 가장 전복적이고 급진적이며, 따라서 극단적인 책들 중 하나이다. 그 저작은 또한 현대 서양 사상사에서 가장 잘못 읽히고, 잘못 해석되고, 오해된 책들 중 하나로 간주될 수 있다. 이 일은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다. 전복적이고 급진적이며 극단적인 저작은 항상 비판이 정확하고 정당한지 여부에 관계없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로부터 적대적 평판을 얻을 것이다.”
―제이슨 맥킨, 『좌파 이후의 아나키즘』의 저자

19세기에 등장한 중요한 철학적 경향
“슈티르너의 비범한 걸작은 개인주의적 아나키즘, 정신분석학, 실존주의,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 등 19세기에 등장한 중요한 철학적 경향을 예고하는 ‘지금까지 쓰인 가장 혁명적 책’으로 불려왔다. 여러 가지 중요한 방식으로, 슈티르너는 헤겔 사상에 대한 우파와 좌파 모두의 해석뿐만 아니라 자유주의의 철학적 기반도 지적으로 무너뜨렸다. 그는 또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급진적 대안을 제시했다.”
―존 F. 웰시, 전 루이빌 대학교 교수・독립 연구자

두 용어는 모두 공허하다!
“유일자, 또는 유일한 사람이 개념이 아니라 나를 위해, 당신을 위해, 그리고 즉각적인 순간의 각 특정 개인을 위해 사용되는 공허한 이름인 것처럼, 자기중심적 사람들의 연합도 개념이 아니라 각 개인이 각자 즐기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함께 행동하는 각 개인들의 특정한 사례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는 이름이다. (……) 두 용어는 모두 공허하다. (……) 두 용어는 결정된 속성이 없다. (……) 두 용어는 상상할 수도 없다. 그리고 이것이 슈티르너가 말하는 것처럼 유일자도 자기중심적 사람들의 연합도 우리 외부 및 우리 위에 있는 더 높은 힘으로 구체화되고, 신성화되며, 바뀔 수 없는 이유이다.”
―울피 랜드스트라이커, 『슈티르너 비평가들』 영어본 번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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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고흥까지 520킬로미터의 사색
김학배 지음
372신국판 변형(144*210)반양장18,000
2024년 11월 10ISBN 979-11-89333-86-7 03810
 

어느새 은퇴라는 시간이 내 앞에 툭 떨어졌다.” 이 낯선 시간은 작가를 황홀한 고행길로 유혹했고그 유혹을 은근히 즐기고 싶기에 서울에서 고흥까지 두 발로 느리게 가는 여행을 택했다. 자동차 길로 400킬로미터, 4시간 30분이면 가는 거리를 왜 걸었을까.
 
걸음마다 비우다는 서울에서 전남 고흥까지 열닷새 만에 520킬로미터를 걸어가며 기록한 여정을 담은 인문 에세이이다저자는 느린 걸음 속에서 만나는 자연역사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삶과 세상을 재발견하는 과정을 책 속에 오롯이 담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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