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스무 살에 만난 철학 멘토

위대한 철학자 8명과 함께하는 유쾌한 생각의 축제

 

김성우 지음|일러스트 손문상|276쪽|12,000원

2012년 1월 2일|ISBN 978-89-965171-6-0 03100

 

 

 

“우리는 강한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철학 멘토 8명의 삶의 멘토링, 철학 고전 8권과의 대결

 

 

콧소리 나는 작은 목소리에 키 작은 아이 사르트르는, 어떻게 철학으로 상처를 극복하였을까? 꼬마 목사 니체는 어떻게 낭만주의에 빠져들고 신은 죽었다고 외친 것일까? 가난한 성당 종지기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 갈 돈이 없었던 하이데거는 어떻게 ‘존재라는 하나의 별’에 사로잡혀 위대한 철학자가 되었을까?

그들의 스무 살 무렵도 우리 청춘과 다르지 않다. 술 마시고 싸우며 낭비벽이 심한 대학생 마르크스는, 연애에 빠져 시를 쓰며 시간을 보냈다. 청년 헤겔은, 천재 친구들 사이에서 둔하고 서투른 행동으로 늙은이라 놀림을 받았다. 아이비리그 명문대생인 존 롤스는 먹자클럽에서 뒹굴다가 전쟁의 비극을 알게 되었고, 아버지를 싫어한 대학 입학생 막스 베버는 아버지와 닮은꼴의 대학 생활을 보내게 된다.

 

 

삶을 철학의 중심에 두고, 기존의 가치를 전복시켜 왔던 철학자 8명과 유쾌한 생각의 축제를 펼치는 철학 교양서이다. 망치 든 철학자 니체, 자유로운 철학자 푸코, 철학의 프로메테우스인 마르크스 등 위대한 철학자 8명과 그들의 저서 8권을 엄선하여, 삶의 길을 찾는 청춘들에게 철학 멘토링을 건넨다.

독특한 점은, 저자가 이 책에 등장하는 철학 멘토 8명의 삶을 그들의 스무 살 무렵부터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학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이론의 문제였던 적이 결코 없다는 점, 즉 삶의 문제였다는 점에서, 그들의 청춘 시절 철학적 에토스(태도)를 들려주기 위해서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항상 실험하는 것이며, 다른 삶의 방식, 새로운 문제를 찾는 태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고전이 된 그들의 저서들을 이해하여 섭렵하고 현대적으로 해석하려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그 고전들과 대결하자고 제안한다. “생각의 실험이란, 현재적인 것, 태어나는 것, 새로운 것, 한창 이루어지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질 들뢰즈의 말)

 

저자는 이 책에서, 위대한 사상가 8명과 그들의 저서 8권과의 정면 대결을 위한 예비 장소를 마련한다. 그들은 스무 살에 무엇을 만났고 어떻게 살았고 무슨 이정표를 가졌을까? 저자는 삶의 길을 찾는 청춘들을 위해 위대한 철학자들의 육성을 들려준다. 그들이 남긴 고전은 위대한 이정표이다.

 

저자 김성우는 과학고를 졸업하고 전자공학을 전공하다(바꾸어) 스무 살 무렵 철학의 길에 발을 들여놓았었다. 철학을 전공하면서 인도 철학과 불교를 공부하다(바꾸어), 헤겔과 하이데거, 푸코 등 포스트모던 철학자를 공부하였고, 로크와 롤스 등 자유주의 철학과 윤리 등을 폭넓게 공부하였다. 또한 IT벤처회사 설립과 경영에도 참여했던 적이 있는 이채로운 경력을 갖고 있으며, 한국철학사상연구회의 대외협력위원을 맡아 청소년 및 일반인을 위한 강좌를 기획하는 등, 철학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무 살 무렵에 삶의 길, 삶의 이정표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한다. “삶의 길을 잃어버린 청춘들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카이스트 학생 네 명이 자살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젊은 예술학도 다섯 명이 연달아 자살한 것, 고려대생 김예슬 씨와 서울대생 유윤종 씨가 대학을 자퇴한 것 등을 지켜보면서이다. 그래서 저자는 니체의 말을 빌려, 덕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강한 자가 되고 싶은지 묻는다. “유능한 소년이라면 ‘덕 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냐?’라는 물음을 받게 되면 빈정거리는 표정을 지을 것입니다. 그러나 ‘네 친구보다 강한 사람이 되고 싶으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에는 (그렇게 되기를 열망하는 표정으로) 두 눈을 크게 뜹니다.”(니체, 힘에의 의지)

 

그런데 우리가 강한 자가 되고자 하는 열망은 우리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게 아니라, 선택하도록 강요받은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강요받은 선택 하에서 강해진다는 것은 실은 무언가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성공, 돈, 권력, 명품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강요받지 않을 때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해지고 진정으로 생명력이 넘치게 된다. 이 생명력이 넘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강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가짜로 강해지기’ 위해 우리 청춘은 너무도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나조차도 나에게는 낯선 존재이며, 나를 찾기 위해서는 나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의 모토를 니체의 말을 빌려 ‘나인 내가 되는 것’ 혹은 ‘나인 나가 되는 것’으로 정한다. 이 모토는 삶의 방향을 찾자는 뜻이다.

이 책은 김성우가 만난 철학 멘토 8명의 삶과 사상, 스무 살 청춘 무렵 그 철학자들이 만난 멘토(책, 스승)와의 계기, 그리고 스무 살의 청춘인 독자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삶의 태도들을 담은 것이다.

 

 

고전과의 대결은 삶의 숙제이자 놀이이다.

길이 아니라 앞서 길을 찾으려던 사람들의 길 표시가 중요하다.

 

 

이 책은 세계 사상의 흐름을 전복하고 세계사에 영향을 미친 위대한 고전 8권을 소개하고, 그 고전을 쓴 철학 멘토들의 스무 살 무렵의 삶과 사상을 들려준다. 김성우가 엄선한 철학 멘토들은 존재와 실존이라는 문제와, 현대 사회와 세계의 이해 및 비판과 관련이 있다.

저자는 먼저, 삶의 길을 고민하던 스무 살 무렵의 철학자의 삶에서 그들의 철학적 주제와 철학적 태도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저서를 통해 그들의 사상과 직접 대결해 보는 장을 마련한다. 또한 그들의 다른 저서들을 소개하는 기사 자료를 덧붙임으로써 철학의 이정표 세우기를 완성한다.

저자의 고민은, 삶의 길을 찾으려는 지금 우리 청춘들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스무 살 무렵에는, “누구나 자유로운 나를 꿈꾼다.” 누구에게나, 본래의 나로 실존하는 법(사르트르), 진정 자유로운 나는 누구인지 아는 것(푸코)이 중요하다. 따라서 김성우는 먼저, 본래의 나로 실존하기 위해, 진정 자유로운 나를 찾기 위해 사르트르 및 푸코와 대결해 보기를 권한다. 사르트르는,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라고 부르짖었고, 실존이 본질에 앞서며, 모든 사람이 진정하게 자유로운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보았다. 푸코는 진정한 철학이란 나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둘의 철학은 ‘나’라는 존재와 실존에 대해 ‘사유하는 방식’을 길러줄 것이다.

한편,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는 나를 찢는 아픔도 같이 겪어야만 한다. 김성우는, ‘나인 나’가 되기 위해 자신을 버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니체와 하이데거의 생각의 길을 따라 나선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며, “더 이상 삶을 경멸하며 죽어 가지 말고, 선과 악을 넘어서 이 대지에 충실하라”고


말하였던 철학자이다. 존재의 철학자인 하이데거는 실존하는 인간을 통해 존재에로 나아가자고 하였고, 존재를 망각하는 전통의 형이상학을 해체하였다. 특히 하이데거는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생각의 방향 전환(케레, die Kehre)을 시도하였다. 김성우는, 니체와 하이데거는 기존 가치의 전복, 즉 기존 세계관의 전복과 해체를 시도한 사상의 모험가들이라고 본다.

 



니체와 하이데거, 사르트르와 푸코가 존재와 실존 문제를 다루는 철학자들이라면, 책 후반부의 막스 베버와 헤겔, 마르크스와 존 롤스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의 이해와 비판과 관련 있다.

 



합리적인 현대 사회에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본주의 정신은 무엇인가? 어떤 의미에서 볼 때 순수한 철학자라고 할 수 있는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를 묻기 위해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이해하는 사회과학적 방법을 제시한다. 즉 그는, 학자는 선동가가 아니며, 서구 근대정신이 마법에서 벗어나야 하며, 학문은 은총의 선물도 아니고 철학적 반성도 아니라고 말한다. 김성우는 이러한 막스 베버의 학문 방법을 가장 잘 제시한 책으로 직업으로서의 학문을 꼽는다.

헤겔은 현실이 이성이고 이성이 현실이라는 명제로 유명하다. 그의 철학은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그의 철학은 여러 갈래로 체계지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성우는 헤겔의 법철학을 통해 그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구분들(즉자-대자-즉자대자)과 방법들(변증법), 중요 체계들(절대정신, 객관정신 등)을 설명한다.

 


 

철학의 프로메테우스라 불리는 카를 마르크스와, 최소 수혜자까지도 행복한 공정한 정의 사회를 꿈꾸었던 존 롤스의 삶과 사상에서는 ‘내가 살아가는 세계를 바꾸는 진정한 힘’이 무엇인가를 탐구하고자 했다. 술 마시고 싸우며 낭비벽이 심한 대학생이었던 마르크스, 대학의 먹자클럽에서 뒹굴던 아이비리그의 명문대생 존 롤스, 그들이 어떤 삶의 굴곡을 통해 어떤 계기를 거쳐 철학의 길로 들어서고, 사회 변혁 의지를 갖게 되었는지를 차근차근 살펴본다.

 

김성우는 각 장에서 철학 멘토들의 삶을 먼저 소개하고, 사상을 그 다음, 그리고 고전과의 대결을 제시한 후, 철학의 이정표 세우기로 끝맺고 있다. 물론 저자는 독자에게 고전과 직접 대결해 보기를 권하지만, 안내나 이정표 없이 어려운 고전에 다가서기란 어렵다. 그래서, 고전과의 직접 대결을 위해 삶과 사상을 흥미롭게 풀어낸 후, 다시 고전 대결이 끝난 후에 철학의 이정표 세우기를 빼놓지 않은 것이다.

김성우는 철학의 근본 물음을 제시한다. 그것은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다. 또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다. 전자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존재론과 형이상학이 생겨났고, 그것들은 삶의 이정표가 되어 왔다. 후자에 대한 답으로 윤리와 도덕이 생겨났으며 그것들은 삶의 나침반이 되어 왔다. 나와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 사회와 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방향은 괜찮은 것일까? 아니면 방향을 바꾸어야 하는가? 저자는, “인생이라는 길을 걸으면서 앞이 캄캄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를 때 고전이 이정표와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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