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과 갈레아노에 관한 리뷰/코멘트
『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은 꼼꼼한 세부 정보, 정치적 신념, 시적인 감수성과 훌륭한 이야기 방식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책은 라틴아메리카의 ‘혈맥’을 열었을 뿐 아니라 수 세기 동안 이어진 불의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과 눈, 생각을 열어 주었다. 우리 남미 대륙이 겪은 고통과 지니고 있는 힘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이사벨 아옌데(칠레의 소설가·언론인)
나는 이 책을 아무리 추천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갈레아노의 시선은 흔들림 없고, 날카롭지만, 동시에 매우 너그럽고 인간적이다. 갈레아노는 부서진 이야기들을 엮어 내는 거장이다. 그가 쓴 『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은 정말 아름다운 책이다. 30년 전에 쓰인 이 책은 오늘날 인도에도 깊은 교훈을 전한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이 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져야 할 이름이다.
―아룬다티 로이(인도의 소설가·사회운동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를 출판하는 것은 적을 출판하는 것이다. 거짓, 무관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망각의 적 말이다. 갈레아노 덕분에 우리의 범죄는 기억될 것이다. 갈레아노의 다정함은 파괴적이며, 갈레아노의 진실성은 격렬하다.”
―존 버거(영국의 소설가·비평가)
『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은 우리 라틴아메리카 역사에서 하나의 기념비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역사를 배우고, 그 위에 우리 미래를 세워야 한다.
―우고 차베스(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BBC 보도
열정적이고 명석한 갈레아노는 치욕적인 해외 식민지 착취의 역사를 박식하게 안내한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난 10년간의 ‘핑크 타이드’를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오바마가 남아메리카 이웃 국가들에 대한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면, 차베스의 현재 상황을 연구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가디언》
훌륭하게 쓰였고, 탁월하게 번역되었으며, 매우 설득력 있는 고발장이다. 라틴아메리카와 미국 역사를 공부하는 모든 학생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CHOICE, 미국 도서관협회
눈부신 언어와 사상의 폭풍이다.
―《히스토리》
자본주의·식민주의·인종차별의 구조적 연결고리를 탐구한 비전 높은 저작이다.
―《먼슬리 리뷰》
갈레아노는 전기, 역사, 보도, 이야기하기(re-telling)를 혼합하는 탁월한 솜씨를 보였다.
―《더 가젤》
본문 중에서
혈맥이 열려 있는 지역이 바로 라틴아메리카다. 라틴아메리카는 발견된 뒤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항상 유럽의 자본으로, 혹은 나중에는 미국의 자본으로 변해 왔고, 그런 식으로, 멀리 떨어진 권력의 중심부들에 그런 자본이 축적되어 왔으며 축적되고 있다. 모든 것이, 즉 토지·산물·광물이 풍부한 땅속, 사람들과 그들의 노동력 및 소비력, 자연 자원과 인적 자원이 그렇다.
우리의 패배는 항상 다른 자들의 승리에 내포되어 있었다. 우리의 부는 다른 자들, 즉 제국들과 그들 제국의 토착 감독자들의 번영을 부양하기 위해 항상 우리의 빈곤을 창출해 왔다. 식민지와 신식민지의 연금술 속에서 금은 고철로 변하고, 식량은 독으로 변했다.―「서문: 태풍의 중심에 있는 1억 2천만 명의 아이들」, 12-13쪽
라틴아메리카에서 빈곤빈곤에 의한 대학살은 비밀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를 악물고 참는 데 익숙해져 있는 이 사람들 위로 매년 히로시마의 원자폭탄 3개가 살그머니, 별다른 소리도 없이 투하되는 꼴이다.―「서문: 태풍의 중심에 있는 1억 2천만 명의 아이들」, 18쪽
아메리카는 구원받기 어렵거나 불확실한, 광대한 악마의 제국이었다. 하지만 원주민의 이단에 맞선 광신적인 선교 활동은, 신세계의 빛나는 보물이 정복자 무리에게 불러일으킨 탐욕과 뒤섞여 있었다. 에르난 코르테스가 멕시코를 정복할 때 휘하 군인이었던 베르날 디아스 델 카스티요(Bernal Díaz del Castillo)는 “하느님과 폐하께 봉사하기 위해, 그리고 또한 부를 획득하기 위해” 자신들이 아메리카에 도착했다고 썼다.―「1부: 풍요로운 대지가 낳은 인간의 빈곤」, 37쪽
포토시는 “세계에 가장 많은 것을 주었으면서 가장 적게 가진 도시”였다. 향수에 젖고, 빈곤과 추위에 고통받는 이 도시는 여전히 아메리카에서 식민지 제도가 남긴 열린 상처, 즉 하나의 고발이다. 세계는 포토시에 사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1부: 풍요로운 대지가 낳은 인간의 빈곤」, 74쪽
외국의 정복자들이 수평선 위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아메리카 인디오의 수는 7,000만 명 정도였거나, 아마도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1세기 반 뒤에는 모두 합해 겨우 350만 명으로 감소해 버렸다.―「1부: 풍요로운 대지가 낳은 인간의 빈곤」, 85쪽
영국에서 나온 정보에 따르면, 특정 시기에 런던으로 유입된 브라질의 금은 주당 5만 파운드에 달했다. 이같이 엄청난 금을 축적하지 않았더라면 영국이 나중에 나폴레옹에 대항할 수 없었을 것이다.―「1부: 풍요로운 대지가 낳은 인간의 빈곤」, 120쪽
어떤 생산품에 대한 세계 시장의 탐욕이 커질수록, 그것을 생산하려고 희생을 감수하는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재난과 불행은 더 커진다.―「1부: 풍요로운 대지가 낳은 인간의 빈곤」, 128쪽
북의 식민지 13개는 불운이라는 행운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역사적 경험은 중요하지 않게 태어나는 것의 엄청난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왜냐하면 아메리카의 북쪽에는 금도, 은도 없었고, 노동을 위해 조직된 인구가 밀집된 원주민 문명도 없었으며, 영국의 순례자가 식민화한 해안 지역에는 엄청나게 비옥한 열대성 토지도 없었기 때문이다.―「1부: 풍요로운 대지가 낳은 인간의 빈곤」, 264쪽
또한 그것은, 비록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해도, 20세기의 광산 또는 우아누니에서 규폐증(硅肺症)의 상징이기도 하다. 양철은 주석을 포함하고, 볼리비아 광부는 세상 사람들이 저렴한 주석을 소비할 수 있도록 자신의 폐가 썩은 상태로 죽어간다. 반 다스의 남자가 세계의 주석 가격을 정한다.―「1부: 풍요로운 대지가 낳은 인간의 빈곤」, 294쪽
철은 세계의 부유한 중심지에서 생산되고, 철광석은 가난한 주변부에서 생산된다. 철은 ‘노동 귀족’의 임금을 지급하고, 철광석은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일당을 지급한다.―「1부: 풍요로운 대지가 낳은 인간의 빈곤」, 302쪽
자유무역은 수출로 먹고사는 항구를 부유하게 만들고, 세상이 제공하는 모든 호사를 누리고 싶어 안달하는 과두 지배 계층의 낭비 수준을 하늘로 끌어올렸지만, 초기 단계의 지역 제조업을 파괴하고 내수 시장의 확장을 좌절시켰다.―「2부: 개발은 항해자보다 조난자가 많은 항해다」, 342쪽
침략은 처음부터 끝까지 런던 은행, 베어링 브라더스(Baring Brothers) 가문, 그리고 로스차일드(Rothschild) 은행에 의해 승전국들의 운명을 저당 잡힌 가혹한 이자율의 차관을 받아 이루어졌다.―「2부: 개발은 항해자보다 조난자가 많은 항해다」, 369쪽
1865년, 삼각동맹이 파라과이의 파멸이 다가오고 있다고 알리는 동안에 율리시스 그랜트 장군은 애포매톡스에서 로버트 리 장군의 항복을 축하하고 있었다. 남북전쟁은 북부의 산업 중심지들, 즉 철저한 보호주의자들이 남부의 면화와 담배를 재배하는 자유무역주의자들에게 승리하면서 끝났다. 라틴아메리카 식민지의 운명을 결정지은 전쟁은 미국을 세계 강대국으로 자리 잡게 만든 전쟁의 종결과 동시에 시작되었다.―「2부: 개발은 항해자보다 조난자가 많은 항해다」, 391쪽
라틴아메리카의 공장들을 거대 기업의 세계적인 기계 장치의 단순한 부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투자는 국제적인 노동 분업 구조를 전혀 바꾸지 못한다. 빈곤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 사이에서 자본과 상품이 순환하는 상호 의존적인 시스템은 전혀 바뀌지 않는다. 라틴아메리카는 자신의 실업과 가난, 세계 시장이 필요로 하고 또 그 지역 경제가 그 판매에 의존하는 원자재, 다국적 기업의 자회사가 값싼 노동력으로 제조한 일부 공산품을 여전히 수출한다. 불평등한 교환은 늘 똑같이 작동한다. 라틴아메리카의 최저 생계비도 안 되는 임금은 미국과 유럽의 높은 임금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데 기여한다.―「2부: 개발은 항해자보다 조난자가 많은 항해다」, 403쪽
라틴아메리카는 음식뿐만 아니라 침까지 제공하고, 미국은 입만 댈 뿐이다. 산업의 비국유화는 결국 선물이 되었다.―「2부: 개발은 항해자보다 조난자가 많은 항해다」, 432쪽
브라질과 함께 성장하라(Grow with Brazil). 뉴욕의 신문들에 크게 실린 광고는 미국의 기업가들더러 그 열대 거인의 급속한 성장에 동참할 것을 이렇게 촉구한다. 상 파울루 시는 눈을 뜬 채 자고 있다. 개발의 소음에 귀가 먹먹해지고, 뜨거운 땅에서 특정 야생식물이 갑자기 싹트는 것처럼 공장과 마천루, 다리와 도로가 나타난다. 하지만 그 광고 슬로건의 올바른 번역은, 잘 알려져 있듯이, “브라질을 희생시켜 성장하라”다.―「2부: 개발은 항해자보다 조난자가 많은 항해다」, 473쪽
『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이 처음으로 출간된 지 7년이 지났다.
이 책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려고 쓰였다. 비전문가인 저자가 역시 비전문가인 대중을 대상으로, 승자들이 쓴 공식 역사가 숨기거나 왜곡한 어떤 사실들을 알리려고 쓴 것이다.
책에 대한 가장 고무적인 반응은 신문의 문학면이 아니라, 거리에서 실제로 일어난 몇 가지 일화로부터 나왔다. 예를 들어, 옆자리에 앉은 친구에게 이 책을 읽어주다가 버스가 보고타 거리를 지나가는 동안에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모든 승객에게 큰 소리로 읽어준 소녀 이야기, 또는 학살이 자행되던 때 아기의 기저귀에 이 책을 싸 들고 칠레의 산티아고를 탈출한 여자 이야기, 또는 책을 살 돈이 없어서 일주일 동안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코리엔테스 거리 서점들을 돌아다니며 조금씩 읽은 어느 학생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이 책이 받은 가장 호의적인 평가는 어느 유명한 평론가가 아니라 이 책을 금지하면서 칭찬한 군사 독재 정권들로부터 나왔다. 예를 들어, 『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은 내 조국 우루과이에서도 칠레에서도 유통될 수 없었고, 아르헨티나에서는 당국이 텔레비전과 신문을 통해 이 책이 젊은이를 타락시키는 도구라고 비난했다. 블라스 데 오테로는 말했다. “나는 내가 본 것을 글로 쓰기 때문에 그들은 내가 쓴 글을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한다.”―「7년 후」, 502쪽






차례
서문: 태풍의 중심에 있는 1억 2천만의 아이들
제1부 풍요로운 대지가 낳은 인간의 빈곤
금 열풍, 은 열풍
칼자루에 새겨진 십자가 표시
신들이 비밀 병기를 들고 돌아왔다
“그들은 굶주린 돼지처럼 금을 갈망했다”
포토시의 영화: 은의 시대
암소는 에스파냐 소유였지만 우유는 다른 나라들이 마셨다
말과 기수의 역할 분담
포토시의 몰락: 은의 시대
흐르는 피와 눈물: 그러나 교황은 인디오가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결정했다
투팍 아마루의 투쟁성에 대한 향수
인디오의 성주간은 부활 없이 끝난다
비야 리카 지 오루 프레투는 금의 포토시다
영국의 발전에 공헌한 브라질의 금
설탕왕과 다른 농업 군주들
플랜테이션, 라티푼디움 그리고 운명
브라질 북동부의 땅 살해
불타버린 쿠바 땅 위의 설탕 성들
무기력한 구조에 맞선 혁명
설탕은 칼이었고 제국은 살인자였다
카리브 노예의 희생 덕분에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과 워싱턴의 대포가 탄생했다
무지개는 기니로 돌아가는 길이다
판매되는 농부들
고무의 시대: 카루소가 밀림 한가운데에 웅장한 극장을 개관한다
카카오 농장주들은 50만 헤알짜리 지폐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면화를 생산하는 저렴한 노동력
커피를 생산하는 저렴한 노동력
커피 시세가 수확물에 불을 지르고 결혼의 시기를 결정한다
콜롬비아의 피를 뽑은 10년
세계 시장의 마술봉이 중앙아메리카를 깨운다
배를 습격하는 해적들
1930년대의 위기: “개미를 죽이는 것이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더 큰 범죄다”
과테말라에서 폭력을 유발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농지개혁: 호세 아르티가스에게는 패배의 한 세기 반
아르테미오 크루스, 그리고 에밀리아노 사파타의 두 번째 죽음
라티푼디움이 입은 늘리지만, 빵은 늘리지 않는다
북의 식민지 13개와 중요하게 태어나지 않는 것의 중요성
권력의 숨겨진 근원들
폐에 공기가 필요하듯이 미국 경제는 라틴아메리카의 광물이 필요하다
하층토가 쿠데타, 혁명, 스파이 이야기와 아마존 밀림의 모험을 만들어낸다
독일의 화학자가 태평양 전쟁의 승자들을 이겼다
칠레를 물어뜯는 구리 이빨
지하와 지상에 있는 주석 광부들
브라질을 물어뜯는 강철 이빨
석유, 그 저주와 위업
거대한 금속 부이트레의 모이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마라카이보 호수
제2부 개발은 항해자보다 조난자가 많은 항해다
조기 사망의 역사
영국 군함들이 강에서 독립을 환영했다
산업적 유아 살해의 규모
라틴아메리카의 보호주의와 자유무역: 루카스 알라만의 짧은 비행
후안 마누엘 데 로사스를 향한 몬토네라의 창(槍)과 살아남은 증오
삼국동맹이 파라과이와 벌인 전쟁이 자주적인 발전의 유일한 성공 사례를 폐기했다
라틴아메리카 경제를 왜곡한 차관과 철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자유무역: 성공은 보이지 않는 손의 작품이 아니었다
약탈의 현대적 구조
효력 없는 빈 부적
보초들이 문을 연다: 국가 부르주아지의 비난받을 무기력
어떤 깃발이 기계 위에서 펄럭이는가?
국제통화기금의 폭격은 정복자의 상륙을 쉽게 만든다
미국은 자국의 저축을 보호하지만 타국에 은행을 침투시켜 타국의 저축을 이용한다
자본을 수입하는 제국
기술 관료들은 ‘해병대’보다 더 효율적으로 돈이나 목숨을 요구한다
산업화는 세계 시장에서 불평등의 구조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기술의 여신은 에스파냐어를 말하지 않는다
사람과 지역의 소외
성조기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라틴아메리카 통합
“우리는 결코 행복하지 않을 거요, 결코!”라고 시몬 볼리바르가 예언했다
7년 후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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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닫히지 않는 상처, 해방을 향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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