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판 하나, 간판 하나에도
삶의 언어가 흐른다!”
국어학자 한성우 교수의 30년 언어 기행,
제주에서 백령도까지, 옌볜에서 뉴욕까지
말과 글의 ‘진짜 현장’을 누비며 그려낸
한국인의 언어 경관 풍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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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판을 아시나요? 봉제 골목과 인쇄 골목에서 일하는 이들의 전문적인 능력을 인정하시나요? 수술실의 의사만큼이나 이들도 중요한 일을 하는 전문가임을 인정한다면 이들이 쓰는 말을 이들의 손에 맡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들은 ‘일제의 잔재’라고 일컬어지는 정체불명의 외래어에 대한 ‘공구리 지지층’이 아닙니다. 때가 되면 일본어를 쓰던 세대, 일본어를 알던 세대가 가고 새로운 세대가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데파’와 ‘아루’의 역사가 100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테이퍼’와 ‘래디우스’의 시대가 열립니다. 혹은 ‘빗각’과 ‘반지름’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습니다. 결정은 그들이 합니다.”
- 《말과 글의 풍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