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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2023우수출판콘텐츠선정작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사람 도리 못하고 살면 집은 집이 아니야. 짐승이 사는 우리지.” 갑자기 아빠 말이 떠올랐다. (……)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홀가분했다. 집만 아니면 희연이처럼 세계 일주는 아니라도 동남아 여행쯤은 갈 수 있을지 몰랐다. 점심시간 사람들과 함께 맛집을 돌며 식도락을 즐길 수 있을지도. 가끔은 작지만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며 효도를 할 수 있을지도 말이다. 전에는 집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제 집만 아니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제야 알았다. 어느 순간 내 집은 집이 아닌 짐이 되어 있었다는 걸. 집은 힘을 주는 절대반지가 아닌 인간답게 살기 위한 곳이라는 걸. 짐이 돼버린 집을 내려놓으면 아빠 말대로 인간 도리 하며 정말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

⏤ 6장, 251쪽

- 《하우스푸어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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