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변화를 상상하는 9가지 이야기
손희정 · 김만권 · 박정원 · 김지은 · 김선철 · 양혜우 · 이기범 · 류진희 · 정지석 · 박신의 지음,
총 336쪽|18,000원
판형 : 국판 변형 (144*210)
2021년 06월 28일|ISBN 979-11-89333-48-5 03300
책 소개
우리 시대의 “대안적 비전”과
“유토피아적 공동체”를 찾아 나서다!
유토피아에 대한 상상은 우리에게 현실에 주저앉지 않고 계속 나아갈 힘을 준다. 우리가 이 상상력을 포기하지 않을 때, 유토피아는 박제된 꿈이 아닌 도래할 미래로 찾아온다.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재난의 상황에서, 우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문법으로 세상과 타자, 공동체를 바라보고 새롭게 형성해야 할 것을 요청받는다.
『도래할 유토피아들』 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안으로 떠오른 다양한 비전과 세계 각지에서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 · 저항하며 살아가고 있는 대안 공동체의 모습을 담은 책이다.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에서 대안공동체 인문학총서로 기획 · 출판되었으며 『공동체 없는 공동체』(2020), 『식물의 사유』(2020), 『유토피아 문학 이야기』(2021)에 이어 네 번째로 출간되었다.
현대 사회의 대안이나 공동체를 소개하는 책들은 많다. 그러나 ‘코로나19’ 라는 전 세계적 재난 이후의 시점에서, 기존 대안을 재고하고, 신선한 관점을 제시하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도래할 유토피아들』 은 익숙한 개념, 익숙한 관점 속에서 낯선 시선을 경유한 다채로운 9가지의 이야기들을 통해, ‘대안의 대안’을 고민하고 다시 한번, 세상의 변화를 상상한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도래할 유토피아들』 은 ‘유토피아’가 ‘도래 할 수 있다’는 어떤 믿음과 확신에서 시작한다. 머리말에서 김만권은 에른스트 에블로흐의 말을 인용하여 유토피아란 우리가 도달해야 할 궁극적 목표가 아닌,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믿는 세계와 현실 세계의 불일치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우리의 신념”이라고 말한다. 코로나로 인해 황폐해진 일상을 잠시 회피하는 도구로서의 ‘유토피아관’이 아닌 지금 우리가 딛고 서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를 묻는 것. 그 현실이 비록 이전의 대안이 실패한 자리라 하더라도, 제대로 ‘지금 여기’의 삶을 진단하고 필요하다면 방향을 바꾸거나 경로를 이탈하여, 다시 대안을 고민하는 것. 이것이 다른 책과는 다른 이 책의 전제이다.
1부 “어떤 공동체인가?”에서 손희정, 박정원, 김지은, 김선철 등은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뉴노멀 젠더링’,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선 아메리카 선주민의 ‘관점주의’, 생태 민주적 세계에서 다시 만나는 ‘에코페미니즘’, 기후위기 시대에 대안인 ‘탈성장’ 등의 개념을 제안하며 재난과 위기로 경직되고 굳어진 우리의 사고를 유연하게 자극하고, 우리 시대의 문제를 멀리 또 깊이 바라볼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2부 “세계의 대안 공동체”에서 양혜우, 이기범, 류진희, 정지석, 박신의 등은 네팔, 인도, 캄보디아, 미국, 유럽 등지에서 현실의 문제를 극복해 가고 있는 다양한 공동체 사례를 소개한다. 1부가 우리 시대의 ‘유토피아’에 대한 이론과 지식 추구를 도왔다면, 2부의 대안 공동체의 생생한 사례는 독자로 하여금 ‘유토피아’가 ‘도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선뜻 안겨주어 지금, 여기의 ‘실재’로 다가오도록 한다.
이론가이면서 활동가인 『도래할 유토피아들』의 10명의 필자들은,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데서 멈추지 않고, 변화를 짓기 위해 한 걸음 내딛는 삶으로 우리 모두를 초청한다. 좋은 이론과 실천 모두를 담고 있는 이 책의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통해 ‘이미 시작된’ 변화의 현장은, ‘도래할 유토피아’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되어준다.
책의 내용
뉴노멀 시대의 젠더, 아메리카 선주민의 관점주의, 에코페미니즘,
탈성장에 대한 제안과 세계의 다양한 대안 공동체까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토피아적 상상력을 북돋우다!
1부 1장 「젠더링 뉴노멀-‘닭고기의 평등’을 넘어서 퀴어한 평등으로」에서 손희정은 뉴노멀 담론에 ‘젠더’ 관점이 배제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젠더’란 일반적 의미의 성별이 아닌 사회 내에서 정상의 범주를 논할 때, “인종, 계급, 신체적 조건, 성적 정체성 등 구체적인 신체를 바탕으로 사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닭고기의 평등’으로 은유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조직하는 상상력을 발견하고 개발할 것을 제안한다.
2장 「아메리칸 선주민의 관점주의는 인류세의 해독제가 될 수 있을까?」에서 박정원은 인류가 직면한 기후 변화와 생태계의 위기를 드러내는 ‘인류세’가 서구 중심으로 논의되었다는 사실을 비판한다. 환경 파괴,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이 야기한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이로 인한 빈곤, 불평등, 폭력과 혐오의 문제 등 서구 사회가 이끌어 온 근대의 지식과 가치체계가 더 이상 ‘지금 여기’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모든 존재가 영혼을 지닌 것으로 가정하는” 아메리카 선주민의 관점주의와 ‘다자연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3장 「다시 에코페미니즘-‘생태계의 천사’를 넘어 지구 공동체로의 여정」에서는 김지은은 생태적 관점과 인간적 관점을 공유하는 ‘에코페미니즘’을 소환한다. 여성을 ‘가정 또는 생태계의 천사’로 한계짓지 않고, 생태적 감수성과 젠더 감수성의 통합을 이루어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는 여정 그 자체”를 옹호한다. 여성 생태학자이자 철학자인 발 플럼우드(Val Plumwood)의 이론을 소개하며,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지구 공동체를 상상하게 한다.
4장 「탈성장,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유일한 대안」에서 김선철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기후 위기의 상태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아간다.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선언 등 정부와 지자체, 국회, 산업계 등이 최근 입을 모아 녹생 성장 정책을 도모하고 있지만, 이는 실제적이지 않으며 ‘캠페인’과 ‘구호’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과 이윤이 중심이 된 기후 위기 대응의 한계를 본 것이다.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모두가 공존 · 공생할 수 있는 ‘탈성장’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탈자본주의”, “탈성장”을 시도하고 있는 남미, 유럽 등지의 사례를 소개한다.
2부의 첫 글인 5장에서 양혜우는 「이주노동 없는 공동체를 향한 귀환 이주노동자의 꿈」에서 한국에서의 노동조합운동을 경험하고 귀국한 이주노동자 샤말 타파가 네팔에서 설립한 ‘에커타’ 협동조합을 소개한다. 에커타는 해외 이주를 희망하는 네팔의 노동자들에게 다양한 교육과 실제적인 도움을 주었고, 해외 이주노동을 가서도 그 나라의 시민사회와 노동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에커타는 노동조합 운동, 신용협동조합, 다목적 생산협동조합을 통해 계속해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궁국적으로 “이주노동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근본적 해결로 삼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6장 「인류화합을 위한 실헙도시」에서 이기범은 인도 남부에 있는 오로빌 공동체를 소개한다. “인종과 종교, 국적, 피부색을 초월하여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사는 삶을 꿈”꾸는 오로빌은 설립자 ‘스리 오로빈도’와 동역자 ‘미라 알파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실험정신으로 여러 활동을 시도하며, “자신을 발견하는 배움”의 터를 이룬다. 특히 ‘돈 없는 사회’, ‘위계나 지배, 체계 없이 자유로운 공동체’를 지향하는 오로빌의 실험정신은 다양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제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7장 「사람이 위로가 되는 공동체의 힘」에서 류진희는 캄보디아에 있던 장애인기술학교 반티에이 쁘리업에서의 경험을 기록했다. 패션 디자이너인 필자가 장애를 가진 학생들과 봉제 프로덕션에서 일하며, 효율적인 방식을 내려놓고 함께 일하는 것의 의미를 배웠을 때, 뜻하지 않은 ‘행복’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필자는 그곳에서 먹고 자고 일하며, ‘인정’이 아닌 ‘신뢰’로 세워지는 공동체에 대해 깊이 깨닫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며, 여러 차원에서 성장했다고 말한다.
8장 「쉼과 성찰의 퀘이커 공동체 학교」에서 정지석은 미국의 ‘펜들힐’ 공동체에서의 경험을 나누어준다. 펜들힐은 1930년부터 지금까지, 퀘이커리즘(Quakerism)의 평화 정신을 바탕으로 “영성과 교육, 평화와 쉼, 공동체적 생활 등을 체험”하는 공동체로 자리매김했다. 두 번의 방문을 통해 펜들힐 공동체를 깊이 체험한 정지석은, 평화를 잃어버린 우리 시대에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쉴 수 있”으며 “용서가 계속 일어나는 곳”으로서 펜들힐 공동체의 존재의미를 찾는다. 펜들힐처럼 철원에서 ‘국경선평화학교’를 통해 평화운동을 시작한 필자는, 남북한 평화를 위해 일하는 “피스메이커”를 양성하고, 한국 사회의 분단 현실에 맞는 평화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9장 「폐산업 시설 위에 세워진 해방된 삶-유럽의 예술/노동공동체」에서 박신의는 폐산업 시설을 방치하지 않고, 시민과 운동가들에 의해 문화 ·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유럽의 사례를 소개한다. 폐산업 시설을 “지역성, 장소성, 역사성에 대한 예술적 성찰과 실천”으로 승화시킨 유럽의 역사는 50여 년이 다 되어간다. 프랑스 파리의 태양극단과 카르투슈리 극장촌, 덴마크 코펜하겐의 크리스티아니아,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노바리스 시민문화센터, 독일 베를린의 우파 파브릭,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WUK 등 “정부 주도의 대형 공간에 한정”된 한국의 사례와 달리 “68혁명의 정신과 공동체 운동으로 축적된” 유럽의 사례를 비교하며, 한국 사회에도 이와 같은 실험과 시도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
저자 소개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Center for Cross-Cultural Studies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는 1993년 설립 이후, 국내 학계에 비교문화의 개념 정착과 문화연구의 전문화 및 다양화를 위해 국내 · 외 학술행사를 개최하고 등재지 《비교문화연구》와 총서를 발행해 왔다.
2018년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 분야 대학중점연구소 사업에 “대안공동체 인문학: 공유와 연결, 지속가능한 유토피아 연구” 아젠다로 선정되어 대안공동체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비교문화연구소는 세계문화를 가로지르며, 대안적 삶의 가치를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행복의 공동체를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기획 · 진행한다.
손희정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김만권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박정원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 교수
김지은 경희대학교 영미어문화학과 박사과정 수료
김선철 기후정의활동가 겸 독립연구자
양혜우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연구원 겸 활동가
이기범 오로빌리언
류진희 패션 디자이너
정지석 국경선평화학교 대표
박신의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