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옷은 무엇인가?
“알지? 흉터는 옷의 기원이라는 거.”
“흉터가 옷의 기원이라고요?”
“맞아.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인류 최초의 옷은 핏자국이야. 원시인들은 싸움에 이긴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고 핏자국은 승자임을 나타냈으니까. (……) 그런 그들에게 흉터는 어땠을까. 역시 존경의 대상이었지. 흉터 또한 승자이자 용기를 증명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문신이나 흉터를 갖기 위해선 고통이 뒤따랐어. 바디페인팅은 영구적이지 못했을 테고. 그래서 사람들은 영구적이면서도 고통 없이 용기를 증명할 방법을 찾았지.”(백지영 장편소설 <나의 황홀한 옷의 기원>(알렙), 본문, 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