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지혜롭게 도와줄게

초등공부 불변의 법칙 - 아이 공부를 지배하는 21가지 숨은 원리
송재환 지음 / 아마존 / 2009년 1월

한동안 자녀교육서를 읽지 않다가 오랜만에 잡게 된 책이다. 
아이가 3학년이 되면서 조금 긴장이 된 탓이겠다.
새로 받아온 교과서에는 못 보던 과목들이 눈에 띄었고,
지인들 중에는 아이의 수학학원을 알아본다는 사람들이 생겼다.
실제로 첫째 아이를 3학년에 올려보내면서 잘 대처하지 못했다며
내게 조언을 해주는 엄마들도 있었다.    

내 딴에는 소신 있게 아이를 키운다고 자부하지만
그건 허울좋은 다짐일 때가 많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아이가 터무니없는 실수로 기대하지 못한 점수를 받아올 때면
나도 발끈하기 일쑤다.
어떻게 아이의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름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내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주위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아이의 공부를 현명하게
도와줄 수 있는 조언들을 읽으며 나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사실 초등공부 불변의 법칙 21가지는 그리 생소하지 않았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쉬운 내용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쉽게 잊고 마는 점들을 꼼꼼히 점검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아이 공부를 지배하는 21가지 숨은 원리'라고
작은 타이틀을 걸어놓았다.
다소 거창한 말이지만 다 읽고 나니 일리는 있었다.
그건 아이가 큰 세상에 나갈 수 있는 저력을 만드는 데
중요한 법칙임에 틀림없었으니까. 

세세한 조언들도 꽤 좋았다.
아이가 새롭게 접하는 과목들을 어떻게 공부하면 되는지,
교과서의 어떤 내용들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
친절하게 일러주는 부분들은 밑줄까지 쳐가며 읽었다. 
암기의 방법이라든가 시험공부의 요령까지 하나하나 짚어주는 부분도 유익했다.
또 하나, 주위에서 워낙 선행공부가 일반화되어 있는 터라 잠시 흔들리기도 했는데
이 책의 조언으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아이의 공부방법을 일러주는 자녀교육서이면서도 
엄마로서의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엄마는 아이에게 어떤 존재여야 할까, 찬찬히 생각하게 되었다.
공부는, 엄마가 아이에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하는 것이다.
엄마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 그리고 좋은 조력자가 되어야 할 거라고
나름대로 생각의 가닥을 잡았다.
아이가 새 학년이 되기 전에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다행이었다.
아이를 새 학년에 적응할 수 있게 준비시키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나부터 엄마로서의 모습을 되짚어봐야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