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꿈 루카스 이야기 믿음의 글들 204
정진호 지음 / 홍성사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있다. 인간관계 속에서 받은 상처, 사랑으로부터 받은 상처, 직장과 가정 등 여러 분야에서 부터 받은 상처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처들은 눈에 들어난 상처가 있는 방면 눈에 숨겨진 상처들을 모두다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상처를 가슴 속에만 묻혀만 둔다면 결국 상처로 인해 더 큰 상처를 초래할 따름이다.

이 책은 이 시대 속에 살아가고 있는 크리스천뿐만 아니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회복과 치유를 향한 희망의 노래를 담고 있다. 이 책을 접하게 된 동기는 다른 책을 읽는 중에 이 책을 인용하는 한 부분이 나의 가슴에 박혀 이 책을 구입하고 읽게 되었다. 그때 받았던 감동이 이 책을 읽어내려감으로 인해 그 농도가 더 짙게 나의 가슴을 물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삭막한 나의 감정이 다시 회복되는 계기가 되었고, 나의 메마른 눈물샘도 다시 촉촉히 적셔지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회복과 치유의 노래가 내 자신에게부터 전해지는 듯하다. 이 책은 총 12개의 화두를 따라 열 두 화폭을 펼쳐놓은 치유를 위한 시화전이다. 각각의 화두마다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사랑과 치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같았다.

특히 이 책의 교두보가 되는 이야기는 첫 장에 나오는 루카스 이야기이다. 루카스 이야기는 바로 상처 받은 영혼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위대하고 영원한 사랑의 이야기이다. 이 루카스 이야기가 나에게 깊은 감동과 사랑을 전해주어서 그 이야기를 잠간 하고자 한다.

장애인 부부가 있었다. 서로 사랑하는 그 부부는 간절히 아이 갖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들의 바람은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다. 두 번에 걸치 유산은 그들의 마음을 몹시도 아프게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어렵게 들어선 세 번째 아이들 위해 기도하던 중 또 다시 통증이 찾아왔다. 황급히 병원으로 찾아간 그들에게 의사는 아직 아이가 살아 있다고 안심시켜 주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던 그들에게 정밀 검사 결과를 가지고 돌아온 의사는 침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당신들의 뱃속 아이에게서 심각한 장애가 발견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인공유산을 시켜야 합니다."

아이의 뇌가 골 밖으로 나와 있는 치명적인 장애였다. 이런 경우는, 아이가 죽지 않고 세상에 나오더라도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할 뿐 아니라 호흡장애를 일으킬 것이기에 아마도 15분을 살기가 힘들 거라고 했다.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들은 부부는 순간 아연실색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얼마나 기다리던 아이인가? 그리고 지난 몇 주 동안 얼마나 애틋하게 사랑하며 어루만지던 생명인데, 내 손으로 죽여야 하다니! 도무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들은 의사에게 아이를 뱃속에서 계속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사는 냉정하게 잘랐다. 그럴 수 없다. 당신들이 아이를 낳은 후 받아야 할 상처는 지금 아이를 유산시킬 때 받게 되는 상처보다 훨씬 더 클 것이기에 의사인 자신의 충고를 받아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부부는 생명을 죽일 수가 없었다. 의사는 버럭 화를 내었지만 결국 그들은 아이를 키우기로 결단했다. (본서 p.21)

집으로 돌아온 부부는 뱃속 아이의 이름을 루카스라고 지었다. 마침내 출산의 날이 다가 왔다. 긴장과 두려움 속에서, 그러나 감격 가운데 아이를 받았을 때,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기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의 머리 뒤에는 뇌가 삐져 나온 주머니가 달려 있었다. 의사의 충고에 따라 부부는 루카스를 최대한 밀착하여 안아 주었다. 주어진 15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도록 루카스는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살아 있었다. 두 시간, 세 시간이 지나자, 부부는 루카스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들은 루카스에게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 주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부모가 평생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모아 놓은 것 같은 나날이었다. 그렇게 아름다운 나날들이 지나간 후 마침내 루카스는 17일 후에 죽게 되었다. 부부는 사랑하는 아들 루카스의 임종을 아프게, 그러나 담담하게 지켜 보았다.

루카스를 보내는 날 앞으로 걸어나와 관 앞에 선 부부는 잠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루카스와 함께 했던 지난 9개월은 참으로 소중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우리는 루카스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나누고 대화를 나누었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우리는 루카스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루카스의 아버지가 말했다. "저는 루카스로 인해 비로소 아버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나를 아버지로 만들어 준 내 아들 루카스에게 감사합니다. 루카스는, 사랑하는 아들의 고통과 죽음을 지켜보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본서 p.23-24)

이렇게 루카스의 이야기를 끝을 맺고 있다. 이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내 마음에 고스란히 숨을 쉬고 있는 듯한 감동과 진한 사랑을 새겨 놓았다. 사랑은 상처를 남겨 놓지만, 그 상처를 치유되게 한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상처는 치유되기 위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상처로 인해 아파하며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통해 진한 감동과 사랑을 통해 회복과 치유의 노래가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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