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김훈의 "현의 노래"는 2001년에 출판된 "칼의 노래"보다 세심한 문장력과 풍부한 표현력이 한층 더 고조되 읽는 이로 하여금 생생한 역사적인 사실을 목격할 수 있도록 우리의 귓가에 들려오는 듯 하다. 또한 2007년에 출간된 "남한산성"에 비해 허구이지만, 생생한 현장감과 사실적인 표현으로 삼국사기의 역사적인 현장 속에 있는 듯 글의 흐름이 깊다.

이 소설에서 작자는 가야 왕조의 멸망에 치다른 역사적 배경과 그 속에서 주인공 우륵의 삶과 비애, 소리를 통해서 소리를 소리로서 그 가치를 승화시키고 있다. 12줄의 가야금은 가야의 12고을의 각각의 소리를 고스란히 축적된 가야 나라의 애환이 담겨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작자가 곳곳에서 "소리는 살아 있을 동안의 소리이다"라고 밝힘으로써 소리는 죽은 후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고, 살아있을 때에만 그 가치를 인정받음을 가르치고 있는 듯하다.

이 속에서 소리와 생명은 같은 뜻일 것이다. 죽은 자의 소리는 허무요, 허공을 치는 몸놀림이지만, 산자의 소리는 살아있음을 알리는 변주곡이요,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소리는 하나의 울림이지만, 산 자의 귓 속에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현의 노래"는 사색적이면서도 역사적 소설이지만, 그 내용에 속에 삶의 애환과 인생의 순환을 그려 소리는 살아있을 동안의 소리이듯이 생명 또한 살아있을 때에 생명임을 넌지시 보여주는 아름다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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