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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동 아이들 - 시공주니어문고 3단계 13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3
노경실 글, 심은숙 그림 / 시공주니어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얼마전에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었다. 상계동 아이들도 역시 그 작품처럼 실제로 있는 현실을 문학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상계동 아이들'에서는 아동의 문제부터 어른의 문제, 사회의 문제까지 폭넓고 자세한 현실을 다루고 있다. 부모님의 직업으로 인해 놀림당하는 아이, 정박아, 장님의 딸, 방탕한 생활을 하는 문제아, 가장 노릇을 하는 소녀, 그나마 넉넉하게 자란 아이 등 가난이라는 비슷한 상황이지만 그보다 더 깊이 들어가 가난을 초래한 여러 가지 현실을 아동의 삶을 통해 직접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어른들의 삶 역시 다르지 않다. 하루벌어 하루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학비걱정에 생계비 걱정, 온통 돈과 무능력으로 인한 걱정거리 투성이다. 하지만 가난이라는 현실속에서도 그들은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그들이 보여주는 웃음은 너무게 쓰게 다가온다. 지금 대학에 다니고 있는 나도 힘들게 자랐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에 나온 아이들에 비하면 호강하면서 지낸 셈이다.
더욱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이러한 현실이 우리가 숨을 쉬고 있는 지금 어딘가에서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익부 빈익빈' 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이다.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지 더 가지게 되고 없는 사람은 더욱 없어지는 냉정하면서 비정한 현실, 우리는 언제나 이러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돌봐줘야 할 것이다.
앞으로 2년 정도 있으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될 나로서는 더욱 실감나게 읽은 작품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읽는다면 우리와 같은 감동은 아닐 것이다. 일단 자신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문제인양 생각하기 쉽고 가난이라는 현실을 접한 아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언제나 희망과 꿈을 실어주는 텍스트만 전달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 작품처럼 소외된 이웃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하면서 식어갈지 모르는 이웃에 대한 사랑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